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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불평
antiares
2025. 7. 17. 11:15
이 공간이 살아있구나. 언젠가는 다시 볼지도 모를 혼잣말.
아주 사소한 요구였고 그냥 들어주고 넘어갈 일에 괜히 사소한 불평을 해서 싸움을 만들었다. 오늘의 상황과 결과만 보면 결국 그렇다.
사실 일이 이렇게 되는데는 역사가 있다. 비슷한 상황에서 언제는 크고, 언제는 작은 수준의 불만이 생기고, 쌓이고, 넘친다. 그런데 꼭 보면 아주 작은 일에서 역치가 넘어 안해도 될 반응을 하고, 그게 싸움을 만든다. 사람이 참 치졸해 보인다. 그래서 뭐가 큰 불만이 뭐가 작은 불만이었는지, 그게 언제부터 얼마나 쌓였는지 말해보라고 하면 것도 어렵다. 처음 쌓이는건 나도 모르게 쌓이고 막바지가 되면 슬슬 느껴지는 불만이되고, 그러다 보면 툭 튀어 나온다. 억울하다면 억울하고, 그냥 아직 인간 덜 되서 그런거다 싶기도 하다.
김수영이 고궁을 나서며 사소한일에 화를 내고, 정작 나라를 뺏긴 큰일엔 조용한게 부끄럽다고 했는데 사실은 억울한게 아닐까. 그런 큰일이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으니 사소한일에도 화가 잘 났던 걸테니.
내가 원해서 이러고 사는 것도 아닌데, 사소한 것 까지 건드리면 뾰족 뾰족 가시가 돋는다. 이미 많이 참고 살고 있는데 뭘 또 참으라고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