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향신문에 김규항씨가 칼럼을 기고하는 모양이다.


블로그의 포멧이 더 읽기 좋다.


첫번째 칼럼: 좋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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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독재는 ‘노동자’를 ‘근로자’로 대체함으로써 보편적 권리의식을 가진 시민으로서 노동자를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고 주는 대로 받는 노예로서 노동자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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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란 단어에 대한 불편함. '동무'이란 단어에 대한 불편함. '인민'이란 단어에 대한 불편함. 왜?



두번째 칼럼: 왜 아이들은 독재시절 아이들보다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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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현실을 요약하면 권위주의와 신자유주의라 할 수 있을 게다. 권위주의는 민주화 이전 반세기 동안의 극우독재가 남긴 것이다. 새누리당, 조·중·동을 비롯한 이른바 ‘수구 기득권 세력’이 그 주인공이며, 그들은 여전히 가능만 하다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같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되돌리거나 거스르고 싶어 한다. 신자유주의는 민주화 이후 특히 구제금융 사태 이후 한국 자본주의가 전 지구적 흐름에 편입하면서 본격화했다. 신자유주의를 통해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같은 몇몇 대기업은 국제적인 기업이 되었지만 대다수 시민의 삶은 불안정해졌다. 양극화, 정리해고, 비정규노동, 청년실업,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최저의 출산율이 그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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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으로 보자면 권위주의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권 모두가 해당한다. 시민은 그에 대응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지지한 보수적인 시민은 권위주의와 신자유주의를 모두 받아들인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지지한 진보적인 시민은 권위주의는 반대하되 신자유주의는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인다.


독재자의 딸을 반대하는 진보적인 시민의 아이들이 독재자 시절 아이들보다 행복하지 않아 보이는 건 결국 그래서다. 진보적인 시민들은 체벌이나 억압적 교육 같은 권위주의 교육엔 단호히 반대하지만, 아이가 학원을 돌며 시들어가는 신자유주의 교육 상황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인다. 그들의 모습은 체벌과 억압적 교육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말하던 독재자 시절 시민과 수십년의 시차를 두고 빼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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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인가? 어디까지 반대하고 어디까지 저항해야 하는가.


세번째 칼럼: 지식인의 죽음과 부유하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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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참으로 간단치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공황으로 30여년 동안 인류를 야만으로 몰아가던 신자유주의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러나 자본은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손실은 사회화 이윤은 사유화’하는 방식으로 더 심각한 파국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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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은 사회화 이윤은 사유화'. 현재의 자본가의 전략을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날카로운 통찰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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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현실적인것과 이상적인 것에 대한 선택은 어려운 일이다.

'현실적'이라는 것이 주는 달콤함과 '이상적'이라는 것이 주는 뜬구름 같은 모습은 

많은 경우에 '현실적'인 것을 선택하게되는 가장 큰 이유다.


재외선거라는 아리송한 제도의 첫 수혜자가 되어 외국에서 투표를 하게 되었고,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이상을 위한 한표를 던졌다.

그래도 혹시나 나의 한표가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건 아닐까하는

마음속에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김규항씨의 블로그에서 넘어지지 않는 희망 글을 보고 조금의 안도를 한다.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한표에 이상이 힘을 얻어 오뚝이를 더 안정감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괴물과 싸우기 위해 괴물처럼 되고 싶지는 않다.

그게 나의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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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나를 돌아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좀 정돈된 글을 쓸 필요를 느꼈다. 나꼼수, 시선집중, 저공비행등 팟캐스트를 많이 듣게 되고, 특히 김규항씨의 블로그를 보면서 좀 더 고민을 하고있다.

김규항씨 블로그에서 본 '중산층 엘리트'라는 표현은 참 나에게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http://gyuhang.net/2177) 내가 현재 나의 재산이나 부모님의 배경등을 통해 줄을 세워보면 실제로 '중산층'에 속할지는 잘 모르겠다. 허나 특목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남들이 보기에는) 배가 불러서 천문학을 공부하면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이 시점에 나는 이미 소위 '중산층 엘리트'라는 신분을 얻게된 것 같다. 아니, 당장은 아니어도 최소한 그정도 수준에 도달할 발판을 갖게 되었다. 나는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그 수준에 충분히 도달 할 수 있다.

김규항씨는 블로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중산층 엘리트에게 좋은 대통령 이었을 지언정 신자유주의를 (FTA로 대변되는) 끌어와서 결국 노동자들에게는 이명박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http://gyuhang.net/2278) 그가 말하는 반이명박 매트릭스 (http://gyuhang.net/2372) 하에서는 결국 '이명박만 아니면 돼' 라던가 '한나라당만 아니면 돼' 라는식으로 여론몰이가 일어나기 쉽고 '보수'와 '진보'의 모습은 흐릿해진다. 누가 보수이고 누가 진보인지? 나꼼수 열풍을 통해 자신이 진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특히 '빠'들이 양산되면서; http://gyuhang.net/2448) 실제로 진보진영 (민주통합당 말고) 에서 얘기하는 좀 더 큰 그림은 찾아보기 힘들게 된다. 그 귀결이 노무현 시대로의 회귀라면 (문재인이 당선된다던지 하여) 나에게는 크게 나쁠 건 없다. 그 결과가 진중권씨가 걱정하는 다시 이명박으로 돌아가는 것만 아니라면. 이명박식의 부패는 조금이나마 줄 것이고 나는 '중산층 엘리트' 니까. 

'중산층 엘리트'인 내가 인식하는 문제는 이미 무의식중에 자본주의를 최선의 체제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소위 말하는 '능력'이 있어서 최소한 중산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학자'가 될 수도 있고 마음먹고 좀 노력하면 자본주의의 중추인 금융산업에 뛰어들어 '학자'일 때 보다는 더 돈을 벌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지금 이 체제에서 충분히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하여 큰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내 수준에서 나의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합리적 보수 or 현실적 진보를 지지하는 것이 나에겐 최선일 수 있다. (http://gyuhang.net/2344http://gyuhang.net/2343http://gyuhang.net/2444) 그럼 난 괜찮을 테니까.

이제 물음은 "나만 괜찮으면 되는가?"에 도달했다. 재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중산층 엘리트가 합리적 보수 or 현실적 진보를 지지한다면 노동자들은 진짜 진보를 지지하면 될 일 아닌가? 노동자의 수가 많으니 그들이 제대로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 줄 사람을 찾는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간단한 얘기 같지만 여기엔 큰 맹점이 있다. 누군가 스누라이프에서 '서울대에 중산층이라...' 라는 글에서 서울대를 다니면서 자신을 중산층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누군가의 글을 반박하면서 마지막에 이런 말을 썼다.

우리가 노력할수 있었던것 그 자체가 '특혜'와 '특권'이었다는걸 인식하고, '모든 사람'이 노력할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위해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힘씁시다.

그렇다. 자기의 이익을 생각하고 그것을 대변해 줄 사람을 찾는일, 즉, 정치를 생각할 수 있는것 자체가 '특혜'와 '특권'이 아닌가? 김어준이 얘기하 듯 '자신의 스트레스의 근원이 정치임을 깨닫고 이를 해소하기위해 닥치고 정치!' 라는 식으로 쉽게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스누라이프에 같은 사람이 쓴 다음글에서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계기로 다큐멘터리를 소개했다.

제목은 까먹은 미국 흑인의 인권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였는데, 감옥안에 있는 흑인에게 기자가 왜 흑인들이 이렇게 범죄를 저질르고 감옥에 많이들어오냐 생각하는 질문에 그 흑인은 이렇게 대답한다.

"경찰을 봐야 경찰이되는 꿈을가지고, 소방관을 봐야 소방관이되는 꿈을가진다. 날때부터 갱과 마약거래상밖에 봐온적이 없는 우리들은, 갱과 마약거래상 이외엔 무엇인가가 될수있다는 생각 자체를 할수가 없다. 아빠가 그랬고, 삼촌이 그랬고, 친구가 그랬듯, 그냥 그렇게 당연하게 갱이되고 마약거래상이 되어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오는거다."

그리고 모든 흑인들이 입을모아 말한다. 흑인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흑인들을 할렘가에서 꺼내야된다고. 할렘가에서 살기때문에 이 세상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직업이 있는지를 모르고, 계속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는거라고 말한다.  

그럼 현재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다른 체제로 넘어가야 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중산층 엘리트'인 내가 진보진영을 지지해야 하는가? 아니면 단순히 "한국사회의 표면적 악취"를 우선 덜고 싶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개혁적인 보수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 (http://gyuhang.net/96)

'현실적 진보'가 가진 문제는 결국 자본주의를 인정하고 간다는 것인데 이 또한 나에게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평등과 분배를 중시하는 과거 사회주의 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능력이 있어도 보상이 없거나 자본주의에 비해 적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사회에서는 과연 능력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하는가? 단지 자본에 대한 과도한 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현재의 사회에서 사기를 치지않고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길은 금융소득이나 부동산소득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금융소득이나 부동산소득은 자본이 있어야 얻어질 수 있는 소위 '돈 놓고 돈 먹기'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들이 쉽게 돈을 번다면 일반 중산층이 (노동자까지 가지 않더라도)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과연 사회주의하에서의 상대적 박탈감보다 덜 한 것인가? 현재 부자세를 도입한다면서 근로소득에 대해 더 세금을 부가하는 모습은 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거에 봤던 마린블루스의 만화같은 일이 허다한 요즘이다. (http://www.marineblues.net)





아직은 진보진영에서 제시하는 답이 뭔지 잘 모르겠다. 자세히 알아보지 않은 탓도 있고 그들이 과연 답을 가지고 있을까하는 의문도 있다. 그리고 더 큰 의문은 과연 현재 정치판에서 진짜 진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아니다. 통합진보당도 아닌 것 같다. 남아있는 진보신당은? 잘 모르겠다. 아니면 더이상 이들은 정치세력화 하지 않는것인가? 좀 더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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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정치적 성향이 뭐냐? 이념적 성향이 뭐냐? 라고 묻었을때 대개 진보적 성향이라고 답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과연 진보라는 것에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글쎄... 아닌것 같다. 
최근에 상당히 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진보적 성향'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꼼수다를 상당히 재밌게 듣고 있다가 어느 순간 느껴지는 나는 꼼수다의 선동적 성향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면서
좀 더 진지한 고민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접근을 생각하니 그애가 얘기한 적 있는 '김규항'과 그가 쓴 '나는 왜 불온한가'라는 책이 떠올랐다.
사실 '김규항'이라는분에 대해 아는바가 별로 없었지만 거부감이 들었던것은 그가 기독교 신자라는 것이었다. 
내 마음속에 내재된 거부감은 여기서도 고개를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조금 알게 되었을 때 그의 얘기란 참 이상적이고 어찌보면 뻔한 것이여서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되고 지금의 현실정치에서 이루어지는 타협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듯 한 모습이
과연 진보 세력이 집권하고 진보적 이상을 실현하는데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인가 하는 물음이 들었다.
표현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소위 '입진보'라고 불리는 '진중권'씨와는 또 뭐가 다른가?
'나는 꼼수다'를 비판만 해서는 그것이 가지는 순기능은 어떻할 것인가?
 
아직은 잘 모르겠으나 '김규항'을 검색해서 딸려나온 블로그의 포스트를 보고있노라니
최소한 그가 쓴 책을 읽어보긴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블로그에서 사용된 기독교적인 비유는 여전히 나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그가 쓴 다른 책 제목이 '예수전'이라는 것이 꺼림찍 하지만,
일단은 두 책을 다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여기서 책을 구할 수 없으니... 이 기분을 까먹지 말도록 적어둔다.
아. 물론 김어준씨의 '닥치고 정치'도 읽어봐야지.


덧.  그의 블로그(http://gyuhang.net/)의 한달치 글을 읽어보니 확실한 것이 하나있다. 난 '중산층 엘리트'인 것이다. 좀 더 고민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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