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지지하던 사람이 당선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유권자의 76%가 투표하여 과반이 넘는 득표를 한 사람이 당선 된 것은 분명 민주적이다. 제시된 정책을 놓고 보면 최소한 지난 정권과 같은 무분별한 건설사업으로 경기부양을 이끌려는 모습이 아니다. '복지'와 '경제 민주화'를 통해 재벌 퍼주기나 사회적 안전망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정책을 실천할 주체의 실천의지와 진정성이 의심되기에 이들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민주적 절차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진보적 정책'이 대선에서 주요 의제가 된데는 민주당이 진보적 이어서가 아니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경쟁사회와 비정규직 문제등에 시달려온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현장의 활동가나 진보세력이 꾸준히 내온 목소리를 일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변화는 5년에 하루 투표하는데서 오는 것은 아니다. 곳곳에서 현실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과 그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이 꾸준히 존재하면 조금씩이나마 변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집권여당과 당선자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인상을 주기에 이런 목소리가 뭍히고 숨겨질 것을 우려하기는 하지만 현재는 엄연히 민주사회이며 권력이 모든 것을 가리기는 불가능하다. 단순히 좌절하고 허탈감과 무력감에 젖어 상대방을 비난하고만 있기에는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나는 더 공부하고 생각해서 내가 바라는 사회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지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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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 쓴글에서 뒤에 사족(?) 진심(?) 을 빼고 가져왔다. 지난 2월에 했던 생각들 덕분인지 결과를 접한 순간의 멘붕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2/02/01 - [Daily Log] - 중산층 엘리트


다만 그때도 생각만 있었으니 이제는 조금씩 뭐라도 해야겠다. 그래서 뭘 할거냐?


1. 고래 시작 (http://www.goraeya.co.kr/) -- 1구좌 신청 완료.

2. 진성 당원 되기 -- 진보정의당과 (구) 진보신당 사이에서 고민중. (구) 진보신당은 다시 살아날까?

3. 심상정의원 후원하기 -- 노회찬?

4. 책읽기 -- 김규항씨 책은 대부분 낙타형한테 빌릴 수 있을 듯. 일단 비그포르스를 빨리 읽자.

5. 기부 -- 아직 조사 중. 종교적 색채가 없는 곳으로 찾아보자.

6. 조카가 좀 더 크면 고래 정기구독 해주기.

7. 재능 기부 -- 야학? 공부방? 언제가 되든 한국가면 무조건 실행. 사전 조사부터.


일단 당장 생각나는건 이정도. 여전히 소극적이지만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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