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히 스랖을 열심히 보는 와중에 정치학과 대학원생인 박천우씨가 썼다는 프레시안 기고문을 봤다.


서울대 총장님, 이게 정녕 대학 맞습니까?


내용의 핵심은 정치학과에서 정년 퇴임하신 김세균 교수에 대한 명예교수 임명이 일전의 '희망버스'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보류된 것에대한 비판이다. 글의 취지와 내용 모두 훌륭하고 알려야 할 것이며 이런 기고가 필요하다는데 동감한다. 


그런데, 이 글에는 흥미로운 추신이 달려있다.  "추신 : 총장님이 발행하는 <대학신문>에서 게재를 거부했습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발행인이 총장으로 되어있는 <대학신문>의 편집 방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누가 스랖에 이 글을 긁어 왔고, 많은 사람들이 <대학신문>에 비판을 가했다. 이에 <대학신문> 편집장 이문원씨가 간단한 해명을 했다.


http://www.snulife.com/?mid=snuplaza&document_srl=20762146&list_type=S - 33번 댓글


요약하면 형식과 내용이 기고하기로 한 '발언대'라는 지면에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편집 과정에서 빠졌다는 것이다. 또한 김세균 교수의 명예교수 임명 보류 사안에 대해서는 이미 4개의 꼭지에서 기사를 실었기 때문에 단순히 총장의 압박 때문이라는 것은 억측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박천우씨는 또 반박글을 썼다.


대학신문 이문원편집장님의 댓글에 대한 '진지한 비판'


역시 편집장 이문원씨도 40번 댓글에 이를 반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글 올립니다. 대학신문 이문원 편집장입니다.


오늘 (3/19) 추가로 올라온 글. 마무리가 깔끔하다고 보는데 아니라고 보는 사람도 많은가 보다.


**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대학신문>은 이 사안에 대한 총장의 압박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고 박천우씨의 글은 실을만 하기도 하지만 빠질만 하기도 했다는 인상이다. 프레시안에 기고한 것으로 사안을 공론화 하는 데 박천우씨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한 것 같은데 괜한 추신으로 정작 '진지한 비판'이 주목받지 못하고 진실게임이나 하게된 것이 아쉽다. 많은 경우 소위 '음모론'이 이런 삐딱한 결과를 낳는다.


++ 이문원 편집장의 마지막 글에 나타난 것 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동이 있었고, 그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해명이 있었던 사건이라고 보인다. 문제제기 방식이 프레시안 기고문의 추신에서 시작한게 좋은 방식은 아니었지만 서로 인정할 부분을 인정하고 해명할 부분을 해명하면서 잘 일단락 되고, 본래의 의도에 맞게 김세균 교수의 명예교수 임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공론화 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


**


덧붙여, 많은 이들이 이 과정에서 <대학신문>의 편집장의 글빨에 감탄하고 있다. 

누군가 그의 이전 칼럼을 링크했는데 부러울 정도로 글을 잘 썼다.


비동시성의 동시성


마무리는 글 잘쓰는 사람이 부럽다는 결론. 

예전에 한승이가 <대학신문> 편집장을 한 것 같은데 한번도 한승이 글을 제대로 본 적이 없네. 잘 지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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