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박사 졸업 선물로 만년필을 선물 했었다. 평생 만년필을 써본적이 없어서 '뭐하러 쓸데없이 이런걸 선물하나... 돈도 없으면서...'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겉으로는 고마워 했다. (철들었네.) 한번 써볼까 하고 잉크도 사고 초반에 몇 번 썼는데 갖고 다니기도 부담스럽고 쉽게 번지고 뒤에 비치고 그래서 안쓰고 있었다. 요즘들어 볼펜으로 글씨를 쓸 때 뭔가 술술 안써져서 (표현이 잘 안되는데 펜이 매끄럽게 나가지 않는 그런 느낌) 만년필을 한번 써보자고 다시 마음 먹고 구석에 처박혀 있던 만년필을 꺼냈다. 사실 잉크펜 (하이테크스러운) 같은걸 써도 되지만 안쓰면 뭐하나 써야 제값을 하지 싶어서 일단 쓰기로 했다.


발표 자료를 만들고 대본을 손으로 써야지 싶어서 쓰는데 만년필의 느낌이 참 좋다. 묵직해서 좀 부담스럽긴 해도 종이에 만년필이 흘러가며 내는 '사각사각' 소리도 좋고, 힘주지 않아도 흘러가는 대로 진하게 그려지는 잉크가 좋다. 괜히 글씨도 멋스러운 것 같아 점점 더 흘려쓰면서 괜히 혼자 감탄하고 있다. 



결론은 어머니 감사합니다. 망가질 걱정 않고 열심히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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