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나라 땡스기빙이라고 앤아버까지 놀러 가서 가벼운 쇼핑 후 술로 달리고 음식으로 달리고 돌아왔더니 극심한 월요병이 걸렸다. 간만에 장거리 운전을 해서 그런지 허리도 아프고 오늘 아침에 샤워하면서는 코피도 쏟았다. 연구실에 와서는 한층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면 안 되는걸 알지만 무서운 관성의 법칙.


앤아버에서는 유부남이 된 재한이의 부러운 일상을 간접 경험하며 마침 맡아주고 있던 고양이와 놀았다. 고양이는 (고양이의 표본! 아메리칸 숏 헤어!) 귀엽다. 외로운 일상에 힘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느끼지만 이를 받아주지 못하는 저주받은 몸 때문에 있는 동안 내내 콧물을 폭포같이 흘렸다. 그래도 신경을 쓴 탓에 눈물이 폭포같이 흐르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첫날 과음한 탓도 있지만 둘째 날에 콧물을 너무 흘리느라 힘있게 놀지 못해서 아쉽다. 


콧물폭포의 주범 헉.




일요일에 컨디션이 좋을 때 도망치듯 나온 것까진 좋았는데 국경에서 다리 넘는 데만 한 시간 -_-;; 다른 데가 막히기라도 했으면 좀 덜 억울 했을까. 미국도 아니고 캐나다도 아닌 다리 위에서 소변을 겨우겨우 참으며 버텼다. 다행히 미리 준비해간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이 심심함을 달래줬다. 2010년 11월분을 듣고 있는데 이때 가을방학이 앨범을 냈나 보다. 가을방학이 나오는 '일요 야설 무대'를 들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속아도 꿈결'이 이상의 책에 나오는 내용에 곡을 붙인 건 줄 몰랐네. '가끔 미치도록...' 라이브는 역시 좋더라. 월요일 코너인 10cm와 옥상달빛의 선곡 대결과 화요일 코너인 헉소리 상담소도 오랜만에 라디오 듣는 재미를 한층 끌어올려 줬다.


장거리 운전이 힘들긴 하지만 오랫동안 라디오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라디오에 집중하면 일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게 힘들어서 같이 하지 못하는데 운전만은 할 만하다. 라디오 들으러 운전하러 가볼까? 이딴 생각이 드는 걸로 보니 월요병이 진하게 걸리긴 했다.


오늘의 선곡은 속아도 꿈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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