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중반 쯤 어느 술자리 였다

 

홍준이와 나와 승환이 형이 술을 마시다가

 

제씨햄이 말했다.

"우리 진짜 빡시게 관측해보자. 너희라면 잘할거야. 너희를 믿는다"

옆에 내가 말했다.

"우리 클럽을 만들죠 제팬어때요 '제'씨 '팬'클럽..."

제씨햄이 말했다

"어 그래 그거 좋네. 우리 같이 해보자."

홍준이가 말했다

"에~~이. 그거 별로네요 쪽바리 같자나요. 그러지 말고 젶~~~~앤~~~~ 으로 하는게 어때요??"

라면서 홍준이 특유의 목소리와 동작을 하였다.(지~~환~~계~~ 할때처럼.)

나는 말했다.

"아. 새끼. 추리하게 음이 그게 머고.-_-;; "

그래도 이래저래 우리 젶앤이 결성 되었다.

 

그러면서 제씨햄은 자기 카메라를 나에게 쓰라고 빌려 주었다.

그런데 난 그걸로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했다. 딱 한번 소관나가서 트레일 몇개를 찍었는데

필름을 제씨햄이 가지고 있다. 나쁘지 않게 나왔다며 여관이 끝나고 서울에서 보여준다고 했는데...

 

홍준이와는 늘 같이 관측을 했다.

날씨가 좋은날 돔에가면 어김없이 홍준이가 와있었고

현수, 성민이와 매번 망원경을 가지고 다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제씨햄은 돔에 와서는 우리가 많이 와서 보고있는걸 보면서 좋았했다.

그리고는 "나도 좀 보자. 궁수 지기전에 볼게 많단 말이야."라며 옆에서 말했지만

언제나 우리에게 망원경을 양보했다.

 

어느 모임이 있고난 뒤 술자리에 가면

어쩌다 보니까 일부러 그렇게 앉은것도 아닌데

젶앤이 항상 모여있었다.

그러면 우리는 서로를 보면서.말한다.

 

"아 식상한 놈들 제발 좀 저리가라."

 

옆 사람들도 말한다

 

"이런 추리한 놈들 제발 좀 떨어져라."

 

슬 자리를 떨어뜨리지만 술이 들어가서 취하면 늘 다시 모인다.

그러면서 비슷비슷한 얘기들을 늘어놓는다.

특히 제씨햄은 계속해서 학술모임에 대해서 말했다.

우리는 같이 하겠다면서 대답했다.

 

묻고 대답하고 술에 취한 우리는 계속 같은 얘기를 했던것 같다.

 

너무나도 많은 추억들이 있는 두사람이다.

젶앤은 소수 정예라면서 한꺼번에 두명이 더 들어와야 되니 어쩌니 이러면서

젶앤은 그냥 우리 세사람이 되었다.

이제 혼자남았다.

내가 그 두사람 처럼 그런 열정으로 잘 해 나갈수 있을까?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

별방에 나갔을때 그 두사람이 없다고는...

제씨햄이 기타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거라고는...

수업마치고 별방갈때 혼자 가야 될거라고는...


수강신청 할 때도 세명이서 시간표를 똑같이 짰는데.

혼자 수업 들어가고 혼자 숙제하고 혼자 별방으로 와야 된다는 것일까?

물리 미적 시험칠 때 셋이서 같이 공부했었는데

제씨햄 하고는 중도와 별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는데...

 

...

 

이제 남은 대학생활을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다.

 

 =====


어느새 12년이네.


동아리의 가장 좋았던 기억이자 가장 아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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