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원래 생명의료윤리 레포트를 쓰고자 하였으나..

 

이래저래하여 인터넷의 바다에 헤엄치고 있군..

 

오랜만에 소모임 게시판에 들어가 보고

 

다시한번 나의 방만함을 절감했고

 

오랜만에 임원 게시판에 들어가 보고

 

회장 초창기에 했던 수많은 말들이 떠오르며 결국 변한것은 없었다는것을 절감하고

 

오랜만에 통게에 내가쓴 글을 읽어보면서

 

당시 사진전 공지를 띄우면서 나답지않은 느끼한(나는 분명히 그렇게 느낀다..-_-;;)말들을

 

보면서 스스로 닭살에 떨기도 하고

 

끄집어 냈던 회비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그리고 지금 내가 후배들에게 하는 말들을 생각하면서...

 

아직은 나는 변하지 않는 동아리, 발전하지 않는 동아리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동아리에 남겨진 나의 흔적들과 내가 보내온 시간들을 보면서 향수에 빠지는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참 즐거운 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동아리에서 정말 많은것을 얻었다는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빨리 코스모스를 내서 천기누설과 잡기장 등에 남겨진 사람들의 흔적을 전해주면서

 

동아리의 향수에 젖어들게 해주고 싶다.. 진심으로..

 

 

동아리의 발전은 어떤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인가...

 

동아리성원의 아마추어 천문적인 역량이 커진다는것이 동아리 발전을 의미하는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아리 사람들과 친해지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내게 되는것이 동아리 발전을 의미하는가?

 

동아리의 정회원(형식적이 아닌)이 많아 지는 것이 동아리 발전을 의미하는가?

 

아니... 동아리는 발전을 해야하는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바라는 것이 있다.

 

동아리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정말 동아리를 사랑하고 애착을 가진 정회원이 되기를 바라고

 

아마추어 천문이라는 매력적인 분야를 보다 많이 느끼기를 바라고

 

같은 동아리 성원들끼리 교감하면서 즐겁게 동아리 생활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디딤돌 첫시간에 신입생들에게 무슨말을 해줄까 고민을 하다가

 

별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 아마추어 천문인이고

 

우리 AAA사람들과 함께 별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 AAA인이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던것 같다.

 

추상적이고 그럴듯한 말인듯도 하지만 여기에 숨겨져 있는 나의 거친 생각이 있는듯 하다.

 

멍하니 하늘을 보면서 별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것을 즐길줄 안다면

 

별들에게 담겨진 이야기, 별자리 같은 것들도 알고싶어 질 것이고

 

그속에 보석처럼 숨겨져 있는 Deep-sky들을 찾아보고 싶어 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스케치나 사진같은것을통해 영원히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질 것이다... 라는식의...

 

내가 자연대생이고 언제나 그런 사고의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인 듯도 하지만

 

나에게는 이러한 과정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느껴졌다.

 

별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 아마추어 천문인 이라고 이야기 한것에는

 

이런 맥락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지...

 

 

동아리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동아리가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그런 역사동안 어떤 발자취를 지나 왔는지 궁금해 지고

 

별방에 오면 코스모스, 별지, 옛날 잡기장, 옛날 사진, 고문서등을 뒤적이게 되는것이 당연하다라는...

 

자기가 애착을 가지고 소중히 생각하는 것에대해서는 그런정도의 관심은 당연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농담처럼 이야기 하는 정회원의 권리중 과거의 자료들을 열람해 볼 수있는 권리라는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 깨닫는 사람은 몇이 있는가...

 

 

개인적인 차이, 바라는 것의 차이는 이해하지만(아니 이해하는척 하는건지도..)

 

동아리성원이라면 이정도의 관심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라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변하지 않는것 같다.

 

 

작년에 회장당선 초기에 회비문제를 들고 나올때 사실 생각이 많이 부족했던것 같다.

 

하지만 내가 바란건 단 한가지 였다. 좀더 동아리를 사랑하고 자신이 정회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회비의 납부와 같은 아주 기본적인 정회원의 의무는 스스로 이행할 줄 아는

 

동아리 성원들이 많아지기를 바란것 이었다. 방법, 절차의 문제는 언제나 있기 마련지만...

 

그 때 당시에는 이런 이야기가 공론화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좋은결과를 낳지 않을까...

 

라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바뀐건 없을 뿐더러 더욱 더 심해져 갈뿐...

 

 

여전히 생각이 어리다...

 

난 후배들을 자연스럽게 잘 이끌어 주지도 못하는 선배이고

 

아직 선배들에게 믿음직스럽지 못한 후배이고

 

동기들을 잘 챙겨주지 못하는 동기이다.

 

 

이야기가 참 길어졌다. 횡설수설에다가....

 

단한가지 동아리 정회원, 진정한 의미의 AAA인이 보다 늘어나기를 바랄뿐이다.

 

내일 뻘햄이 잘있나 함 보고와야 겠다. 훗


========



프리챌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문득 과거 동아리 프리챌 게시판에 들어가봤다.


2001년에 생겨서 2004년에 홈페이지로 옮겼으니 나의 동아리 활동기간 중 가장 열의가 넘치던 시기와 일치한다.


아마도 황이 잘 백업을 해 놨을 것으로 기대하긴 하지만 없어지고 나면 DB를 홈피에 연동시키기 전에는 다시 글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참 어렸던 학부 3학년에는 동아리 활동에 대한 나의 가치관과 방식만이 옳다고 너무 굳게 믿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재밌다. 과거의 나를 볼 수 있어서. 좀만 더 보고 논문 써야지. ㅋㅋ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1. 8. 22.] 젶앤  (0) 2013.01.26
[2003. 2. 14.] 244-23번지 자작 '탄'  (0) 2013.01.25
옛날 사진  (0) 2013.01.22
대선이 끝나고...  (2) 2012.12.21
저녁있는 삶이 가능할까?  (0) 2012.12.19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 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

볼수록 마음에 드는 시로다.

대학교 1학년 겨울에 눈오는날 요트부 창문을 넘어 공대식당 뒤에서
코펠에 정종을 끓여 마시며 눈을 모아서 AAA만세 따위를 쓰며 놀때도
세상의 고민은 다 가진것 같았고 지나온 고등학교 생활을 그리워하기도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그때 만큼 걱정없이, 생각없이 즐겁게 놀았던 때가 또 있었나 싶다.
그래도 그때는 참 나름 고민이 많았는데 말이지.

나중에 나이 마흔이 되서 과거를 돌이켜 보면 서른에 홀로 이러고 있는 것도 그리워 할까?
뭐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혼자 이러는건 좋아질 것 같지도 그리워 질 것 같지도 않다.

교수님들은 포닥때가 제일 좋았다고 하는데 난 안좋으니 교수가 못 될거야.
난 안될거야 아마.
결론이 그지같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