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짐싼다고 설레발을 치다가
이제야 겨우 연구실에 있던 책을 박스 두개로 정리했다.

대학원 6년동안 쌓아 놓았던 논문을 버리다 보니
종이를 아끼기 위해서라도 아이패드를 사야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이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내가 버린 논문에 인쇄된 활자 중
내가 눈으로 본 것은 과연 몇 %이며,
실제로 읽은 것은 몇 %이고,
머리로 받아들인 것은 몇 %이며,
마음에 남은 것은 몇 %일까?  

내 논문은 과연 누가 인쇄를 하고,
누가 들여다 보지도 않고 버리고,
누가 제대로 읽어 보기라도 하며,
누구의 기억속에 남아 있을까?

내가 손때가 타도록 읽어서 너덜너덜하게 만든 논문처럼
내 논문도 누군가에게 그런 중요한 무언가가 될 수 있을까?

한동안 버려내고 비워내던 천문학자로써의 영욕이 다시 생겨난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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