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시선집중을 안듣고 지냈는데 흥미있는 토론이 있길래 토론 전문을 봤다. 들으면 한시간은 걸릴테니 빠르게 읽었다. 전문만 읽어도 꽤나 상호 존중의 태도를 갖추면서 날카로운 지적이 오간 '정상적'인 토론이었던 것 같다.
윤여준씨의 경제 민주화에 관련된 새누리당의 진정성 여부와 20대의 지지성향에 대한 분석이 인상적이다.
◎윤여준>김 위원장 말씀하신 경제민주화 있잖아요.상징적 인물이시니까 모셔가지 않았습니까?그래서 경제민주화 때문에 애를 쓰셨는데 제가 보기엔 김 위원장님 말씀하신 경제민주화의 정신은 한국사회를 구조적으로 바꿔야될 시점이 왔잖아요.그런데 그 한국사회를 구조적으로 바꾸는데 딱 한복판에 경제민주화가 있다고요.제가 보기에는.그래서 그걸 주장하신 것인데 그동안 새누리당이 보여주는 과정을 보면 이건 마치 무슨 재벌을 어떻게 없애려고 그런다든지 이러한 차원으로 해석을 해 가지고 그냥 그 재벌을 옹호하느라고 바쁜 모습을 보여줬잖아요.그래서 그 과정 다 우리가 알잖아요.저는 그걸 보면서 김종인 위원장께서 주장하시는 경제민주화의 참뜻을 새누리당이 이해를 못한다,저는 그렇게 안타깝게 생각했죠.
◎손석희>짧게 반론 기회를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김종인>새누리당의 경우에는 제가 보기에 지금 새누리당의 의원들이 한150명 되는데 그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들에게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갖다 올바르게 가져라는 걸 기대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종전에 그와는 전혀 반대되는 논리를 가지고 생활하시던 분이기 때문에 과연 그 사람들이 그걸 갖다 수용할 수 있겠느냐 라는 것은 저도 처음서부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그러나 한 가지 지금 박근혜 후보의 경우에서는 그 점에 대해서 철저하게 인식을 갖다 하고 있다고 저는 봐요.왜냐하면 제가 지난번에 비대위에 참여해가지고 경제민주화를 정강정책에 삽입을 하고 총선 공천이 끝나는 과정 속에서 공천자들을 이렇게 보니까 경제민주화에 관심을 가질 인물이 하도 없기에 그래서 제가3월 말에 떠나버렸어요.떠나버렸는데 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서 박근혜 지금 후보가 한번 보자고 그래서 만나서 대선에도 좀 역할을 해달라고 이럴 적에 본인 스스로가 총선과정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갖다가 철저하게 한 것 같은 그런 자세를 보이더라고요.그래서 제가 박근혜 후보만큼은 이 문제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겁니다.
◎손석희>발언시간으로 볼 때 윤 장관께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윤여준>그렇다면요.김 위원장님 말씀 저는 믿습니다.평소에 거짓말하시는 분이 아니니까.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 의지가 확고한데 많은 국회의원들이 그걸 이해하지 못해서 이제 잘 안 됐다고 그럼 봐야 되는데 그렇다면 평소 우리가 알고 있기론 박근혜 후보의 결정,말 한마디에 대해서 아무도 이유를 달지 못하는 제왕적 후보라고 우리가 알고 있잖아요.말씀이시자 법률이시라고 생각하고 눈치도 먼발치 살핀다는 것 아닙니까?언론보도에 다 나온 얘깁니다.그리고 뭐 표정만 싸늘하게 지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는 의원까지 있더라고요.그렇게 아주 수직적이고 그런 리더십을 가진 제왕적 후보가 국회의원들의 그런 의견에 그럼 휘둘린다고 봐야 됩니까?
◎김종인>아니,그러니까 흔히 얘기해서 제왕적 후보라고 얘기하는데 제가 보기엔 그렇게 제왕적 후보 같진 않고 일반 언론에서,
◎윤여준>김 위원장님은 유일하게 언론자유를 누리시는 분이라서,
◎김종인>제가 보기에 선거를 앞두고 이쪽 저쪽을 다 생각해야 되니까 그쪽의 얘기도 많이 배려하지 않나 하는 이런 측면에서 좀 그런 혼돈된 자세를 보이지 않았나 생각을 해요.
여기서 윤여준씨가 새누리당에서 김종인씨를 상징적으로 모셔가긴 했으나 사실 새누리당이 경제 민주화를 이해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종인씨는 새누리당 의원 150명이 모두 이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졌다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했고 총선 당시 공천자들 중에 "경제민주화에 관심을 가질 인물이 하도 없기에" 3월에 떠났다고 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도 역할을 부탁했고 이 과정에서 철저한 인식을 한 것 같은 자세를 보여서 "후보만큼은" 믿는다는 얘기다. 윤여준씨는 박근혜 후보가 제대로 인식을 갖고 있다면 그녀의 제왕적, 수직적 리더쉽으로 미루어 볼 때 새누리당이 이런식으로 대응하는건 이해가 안된다고 반박했고, 김종인씨는 자신이 보기에는 제왕적 후보같지 않다고 반론하긴 하지만 결국 혼돈된 자세를 보인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 말은 박근혜 후보가 실제로 제왕적 리더쉽을 갖고 있다면 지금 보이는 경제 민주화에 대한 새누리당의 혼란스런 모습은 박근혜 후보 자체가 그런 혼란을 보인다는 얘기일 것이고, 만약 제왕적 리더쉽이 없다면 새누리당 대다수 의원이 철저한 인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경제 민주화란 사안이 잘 이루어 지기 어렵다는 얘기일 것이다. 박근혜 후보가 만약 당선이 되서 대화와 설득을 통해서 새누리당 대다수 의원의 관심을 경제 민주화를 실현시키는 방향으로 이끌려면 지금 보여지는 모습과는 다른 리더쉽을 보여야 한다는 얘긴데... 김종인씨가 열심히 변호했지만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할 수 있듯이) 새누리당은 경제 민주화에 큰 의지가 없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만약 당선이 된다면 김종인씨가 중간에 포기하지말고 꾸준히 역할을 해주길 소망할 따름이다.
◎손석희>알겠습니다.짧게 그냥 반론해주셨네요.다음 문제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사실이번 선거는 젊은층이 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느냐,또 젊은층이 요구하는 이른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지 않습니까?그런 문제들을 누가 또 충족시켜줄 것이냐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가고 있습니다.어느 후보가 과연 젊은 세대한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그 문제는 윤여준 위원장께 드리겠습니다.먼저.
◎윤여준>글쎄요.얼핏 생각하면 전통적으로 늘 젊은세대는 야당성향이 많다고 그랬죠.지금도 일반적으로 그런 속성이 있긴 하나 제가 보기에는20대와30대는 많이 다른 것 아닌가 싶어요. 20대는 과거처럼 이렇게 뭐 무조건이라면 좀 지나치지만 어쨌든 기본적으로 야당 성향이라고 하긴 좀 다른 것 같은
◎손석희>그렇게 느끼시는 모양이죠?
◎윤여준>조사를 정밀하게 해봐야 되는데 저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 수치나 통계적인 근거를 가지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제가 평소에20대를 자주 만나는 편입니다.집단으로 만나는 편인데 얘기를 들어보면 그걸 느낄 수 있어요. 20대가 무조건 야당 지지하는 건 아니구나,
◎손석희>실질적으로 무엇을 줄 수 있느냐를 생각한다는 말씀이죠.
◎윤여준>그렇죠.그런 게 있습니다.그리고 북한에 대한 태도 같은 것도20대는 상당히 북한에 대해서 동정적일 것 같고 어떻게 보면 북한을 이해하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죠.반드시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20대가 나름대로 우리가 말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걸 많이 인식하잖아요.그런 기준으로 볼 때 북한은 그 기준에 새카맣게 못 미친단 말이죠.그런데 그런 걸 보고 실망하고 어떻게 보면 수치감 같은 것도 느낀다는 것 아닙니까?그러다 보니까 북한에 대한 평가나 인식도 과거20대하고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돼요.그래서 야당이 선거 전략을 세울 때 특히20대가 전처럼 그냥 덮어놓고 야당을 지지하는 세대가 아니다 하는 걸 인식하고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손석희>김종인 위원장께서는요.
◎김종인> 20대30대 이렇게40대 논하는데30대만 되더라도 생활의 눈으로 변모되는 사람들,현실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20대는 이제30대 보다는 그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자기 나름대로의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세상을 갖다 판별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누가 앞으로 미래에 내가 좀 추구할 수 있느냐 라는 이런 점에 보다 더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아요.그래서 지금20대, 30대가 투표성향이 똑같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20대가 무조건 야당 지지가 높은건 아니라는 걸 제대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일반적으로 덮어놓고 20대를 믿는 것과는 다른 분석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와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 30, 40대는 민주화 세대라 그런지 대부분 야권 성향이지만 20대들은 (특히나 외국에 일찍부터 나와서 오래 산 애들은) 상당히 보수성향이 짙다. 지금 대학생들도 많이 그럴 것이라고 여겨진다.
윤여준씨가 찬조연설에서 자신이 민주화에 대해 부채의식을 느낀다고 하는데 건전한 보수 성향의 사람은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어설픈 영웅심리를 갖고 정치권에 들어가서 기득권을 차지고는 수구 꼴통들과 다를바 없는 행태를 보이는 정치인들 보다 훨씬 낫다는 걸 보여준다. 그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새누리당의 실체를 드러내고 민주당이 건전한 자유주의 보수정당으로 자리잡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진보정당이 자리잡는데 도움을 주고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우리나라 정치관의 중심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