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두근 내 인생

저자
김애란 지음
출판사
창비 | 2011-06-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두근두근 이 여름, 가슴 벅찬 사랑이 시작된다!청춘의 가슴 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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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소설책이다. 한국에서 사들고온 책 목록 중에도 유일하게 있는 소설책. 딱히 소설을 싫어한다기 보다 책을 고를 때 당장 내가 부족하게 느낀 인문사회적 교양을 쌓는데 너무 목적을 둬서 그런지 소설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래도 소설책도 하나는 읽어야지 싶어서 선택한게 이 책이다.


사설이 길었는데 연구실에 갖다놓고 심심할 때 봐야지 하다가 하루동안 연구는 안하고 책만 읽었다. 오피스에서. -_-;; 처음엔 그냥 그랬는데 좀 지나니 너무 자연스럽게 읽혀서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다 읽고 막연히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소설책을 읽고나면 그런 생각이 가끔 드는데, 특히 주인공이 글을 쓰는 그런 내용이 있으면 더 그렇다. 왠지 내 자전적인 이야기를 써내려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 천문학과 대학원생이 주인공인 그런 소설을 쓰면 재밌겠다는 생각. 뭐 이런저런 책과는 관련없는 생각을 하다가 일단 감상부터 써야 겠다고 제목을 써놓고 저장해 놓은지 어느새 1주일이 지났다.


주인공이 조로증에 걸려서 곧 죽음을 앞둔 아이니 내용이 다분히 신파적일 수 있는데 그런 느낌이 들지않고 어찌보면 가볍게, 어찌보면 유쾌하게 써내려갔다. 전체 소설보다 뒤에 실린 주인공이 쓴 단편이 더 짧게, 강하게, 흡입력있게 다가오긴 했는데 그렇다고 전체 소설이 지루했던 건 아니다. 나름 아름이와 서하의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하다가 뒤통수 때리는 반전(?)에 좀 충격을 먹기도 했다. 주인공인 아름이가 '사랑의 리퀘스트'스러운 프로에 출연하면서 했던 다분히 삶에 대한 철학적인 얘기도 나름 공감가고 울림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낫지 않는 병에도 돈을 내려 할까요?"

라는 질문을 하는 부분에서 철저한 현실감을 느꼈다.


"사람들이 쓸데 없다고 생각하는 천문학에도 돈을 내려 할까?"하는 질문과 책에 나온 대답처럼 "... 그래도 중요한 건 사람들이 너를 (천문학을) 좋아하게 만드는 거야."가 정답일 것 같다는 다소 직업병적인 생각을 하면서... 뭐. 긴 시간규모에서 천문학은 뭔가를 변화시키기는 하지만 조금 다르다고 애써 생각도 하면서 결국 '좋아하게'만들어야 한다는 건 사람들이 혹 할 수 있는 제안서를 써야 한다는 거겠지 싶어서 우울했다. 


아. 소설을 참 못 읽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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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책을 보고 찾아보니 은근 비평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072119295&code=960205


링크된 기사에서 "... 통념에서 벗어날 때의 장편도 장편이라 할 수 있을까?"라는 비평을 보니 뭔가 꼰대스럽다. '꼰대스러움'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 불끈 하지만 '통념에 부합하는 장편'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딱히 뭐라할 순 없다. 무지한 이과생으로서는 인문학, 예술, 체육에서 '통념'이라는게 과연 꼭 지켜야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시작은 '통념을 따르는 틀 안에서의 우수함'을 보이고 그 뒤에 '파격'이 따라와야 한다는데 어느정도 동의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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