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투표하러 토론토에 다녀왔습니다. -- 이렇게 써놓고 글을 한참 썼다 지웠다 했는데, 부모님의 생각을 한번 건드려 볼려고 페북에 public으로 글을 썼다. 내가 박근혜 후보를 부정하는 것 외에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쓰는게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그로인한 부작용은 민주당이 시작한 "국정원 여론조작"이라는 뻘 짓거리를 보면서 내 표를 아까워 하게 되었다는 거다. 또, public으로 쓴 탓에 오피스 메이트들이 봐서 영국애한테 이 글에 대해서 영어로 30분 동안 설명해줘야 했다는거다. 다행히 타임지에 dictator's daughter라는 기사가 나온 덕에 내가 dictator라는 어휘를 사용할 수 있어 조금은 다행이었다. dictator's daughter가 과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애에게 나름의 설명하기 위해서 old people이 dictator의 시대에 있었던 rapid growth of Korea economy에 대한 nostalgia를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는건 참 어려웠다. 물론 이것 말고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안보 문제에 대한 불안감 같은) 이걸 다 설명하기에는 내 영어가 너무 짧아서 힘들었다.


결론적으로 부모님이 (특히 엄마가 박근혜를 지지하는 것 같은데...) 이 글을 보실지는 조금 의문이다. 그렇다고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고 얘기하기에는 나도 확신이 없다. 박근혜와 문재인을 놓고 보면 개인적인 정의로움에 대해서는 분명한 차이를 느끼고 있으나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정의로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그들이 만들어갈 사회적 정의가 과연 내가 지향하는 방향인지에 대한 확신. 지금보다야 낫겠지라는 생각이긴한데 이를 부모님께 강하게 주장할 자신이 없다. 나름 강하게 주장한 페북의 글을 보고 나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부모님께서 마음을 바꿔주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그리고 민주당의 뻘짓들을 보면서 한동안 생각한건데, 얘들인 진짜 정치적으로 무능한게 아니면 일부러 저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대선읽기: 민주당, 용을 쫓는 자 - 고은태


비판적 지지를 유지한 가장 큰 이유는 앞에도 썼듯이 박근혜에 대한 불안감과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크다.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이 나의 지향과 상당부분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심상정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고 지지를 선언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전 대통령 후보 문재인 후보 지지연설문


만약 이번 대선이 바라는 방향대로 끝이나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고 심상정씨가 충분한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래서 정권을 견제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기득권들도 충분히 쳐낼 수 있다면 내 표가 아깝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러한 모습이 연출되든 되지않든 더이상 흔들리지 않고 언젠가 내가 온전히 지지하는 정권이 창출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지를 보내는 방향을 선택할 것이다. 그 전에 더 공부하고 성찰하고 행동해야 한다.


넘어지지 않는 희망 - 김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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