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www.snulife.com/?mid=graduate&page=2&document_srl=19918997&list_type=V


생각해 볼만한 글과 댓글들이다. 스랖을 안하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유럽의 소위 복지국가의 (아마 스웨덴 같은데) 대기업에서 일하는데 평생 야근 안해도 되고 일년에 40일씩 눈치 안보고 휴가 다녀도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회사에 다니는 분이 손학규씨의 캐치 프레이즈인 '저녁이 있는 삶'에 공감을 하면서도 우리니라에서 불가능 할꺼라는 나름의 결론은 내리게 되었다는 글이다. 그 이유로 세가지를 제시했다.



1.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정해진 일의 양에 대해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인력이 배치되어 있다.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않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 내가 열심히 했는데도 야근을 하지 않고는 맡은 일을 끝낼 수 없다면 그것은 회사의 잘못이다.


2. 평생직장의 개념. 일을 못하거나 게을러서 경쟁에서 누락되어도 회사를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년 과장이라 해도 안팎에서 눈치주고 눈치받는 사람이 없다. 일을 하고 싶은 사람, 능력있는 사람이 최적 선택해서 위로 올라가므로 오히려 회사에 보탬이 된다. 복지와 사회 안전망이 이를 가능케 한다.


3. 공급자가 왕. 유럽의 일처리가 늦다는 것에 많은 한국 사람들이 불만을 갖는다. 나도 캐나다만 해도 느리다고 불평하기 일쑤다. 하지만 결국 일하는 공급자가 여유롭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여유로워야 한다. 내가 기다려줘야 남도 기다린다. 유럽 휴가철에 논문 보냈다가 레프리 리포트 늦게 온다고 불평하지 말 지어다.



댓글에서 유럽 경제위기의 원인을 이런 시스템에서 찾는 사람들과 한국보다 많은 인력이 고용되면 당연히 월급이 적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데 나도 글을 읽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런 생각이 주로 무한경쟁에 길들여진 한국사람의 전형적인 시각이라는 것과 실제로 회사의 이윤을 경영자나 오너 일가에서 과도하게 가져가는데 문제가 있다는 걸 생각치 못한 것이라는 댓글을 보니 과거의 압축 성장이 가져온 문화적 DNA가 내 몸에도 남아 있는 것 같아 섬뜩하다. 


연구직이 가진 장점이자 단점은 정해진 일의 양이 모호하기 때문에 야근이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천문연의 '나태함'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꽤 많은걸 보면 정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직종이나 눈치는 봐야한다. 기초과학 연구직은 분명 공급자가 왕 인거 같긴 하다. 문제는 내 연구를 소비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일처리가 늦다고 불만을 갖기 때문에 항상 여유로울 수는 없다는 데 있다. 내가 이런 불평을 하기에는 평소에 너무 일을 안한다. 다만 회사의 가장 기본 구성원인 노동자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충분히 보장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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