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에 학회가 있어서 참석하게 되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발표는 커녕 포스터도 없이 참석만 하게 되었다. 차로 한시간반 거리이고 투어는 최근에 세번이나 가게된 나이아가라였기 때문에 교수님과 월요일갔다 화요일오고 목요일갔다 금요일 돌아오는 일정으로 가기로 했다. 교수님이 자기가 운전한대서 난 조수석에 편안히 앉아서 왔다갔다하고 목요일 오전에 가는건 힘들 것 같아서 오늘 (수요일) 밤에 와서 호텔에 묵기로 했다. 왔다갔다 차에서 단둘이 오래 있으니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하게 됐고 오늘 와서는 맥주한잔 사주셔서 이래저래 많은 얘기를 했다.


얘기하면 할 수록 바수 교수님이 참 좋은 것 같다. 일단 사람이 너무 좋다. 더 나아가 연구하는 방식이 맘에든다. 이건 일종의 학풍인데, 웅쌤이나 이브와도 비슷한 학풍을 갖고 있어서 참 좋다. 수치계산을 하는 일부 잘나가는 사람 중에는 실제로 되게 대충 하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이 많다. 우리네 학풍은 그렇지 않다는게 나에겐 안심이다. 수치계산 돌리고 결과나오면 논문하나 쓰고 뭐 그런식이 아니라서 논문을 쏟아내진 못해도 하나하나에 확실한 이해를 한다면 그것이 진짜 학자가 아니겠는가.


이제 여기 생활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외롭고 친구들이 필요하긴 하다. 좀 더 좋은 (이름있는) 자리에 포닥지원을 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교수님이 2년의 CITA National Fellow이후에 3년째도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여기 생활을 일년 더 한다는건 어떤면에서 끔찍하기도 한데 어떤면에서는 좋은 일이기도 하다. 벌써 1년이 다 지나가고 다음자리를 고민할 시기가 점점 다가오는데 어쨌든 나는 조금은 성장한 것 같고, 좋은 교수가 뒤를 받쳐준다는 생각이드니 인생이 그리 고달프지만은 않은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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