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아 (醜奴兒) - 신기질 (辛棄疾)

소년 시절 슬픈 맛이 어떤 건지 몰라
높다란 누대에 오르길 좋아했지요.
높다란 누대에 오르고 올라
새 노래 지으려고 억지로 슬픔을 짜냈지요.

지금은 이제 슬픈 맛 다 알기에
말하려다 그만둔다.
말하려다 그만두고
아! 서늘해서 좋은 가을이어라 했지요.

少年不識愁滋味
愛上層樓
愛上層樓
爲賦新詞強說愁

而今識盡愁滋味
欲說還休
欲說還休
却道天凉好個秋

--


김연수의 '지지 않는다는 말'을 읽다가 발견.

그 맛을 알기 전에는 억지로 누대에 오르고 슬픔을 짜내야 했지만 알고나면 그냥 좋은 가을이라 읊조리고 만다.


+ 그 맛을 안다면 '아! 서늘해서 좋은 가을이다'라는 말에서 그만둔 말들을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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