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은 참 불편한 드라마, 만화다. 보는내내 생선가시가 목에 걸린 것 처럼 불편하다. 노동운동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도 여과없이 그려내고, 그 안에 속한 사람들 사이의 치졸한 갈등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마치 영화 '밀양'에서처럼 가해자가 스스로 사과하고 용서받는 모습 또한 불편하다. 따뜻한 방에서 편하게 누워서 보고있는데도 등이 배겨서 왠지 뒤척이게 만든다.


마지막까지 그렇다. 나름 성공한 교섭으로 마무리 짓지만, 목에 걸린 생선가시는 아직 빠지지 않았다. 급진적인 강성 노무사의 말처럼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의식화를 이루지도 못했고, 본사의 제대로 된 사과도 없다. 꼬리자르기에 걸려든 정부장만 쓸쓸하게 뒷모습을 남기며 가해자에 대한 연민마저 만들어낸다. 결국 마지막에 다시금 되새겨지는 '시시한 약자와 시시한 강자' 사이의 싸움이었다는 것이 강조된다. 하지만 결국 악한 강자 여전히 떵떵거린다. 


조금은 강해진 듯한 시시한 약자들의 모습에서 위안을 삼아야 할까? 지나는 길가에 천막치고 농성하는 노동자들에게 고개를 한번 쯤 돌릴 정도의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까? 파업에의한 불편함을 토로하기 보다 그들의 절박함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늘어 날 수 있을까? 당장 나부터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내가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것이, 그 이유로 '외국에 있어서'라는 핑계가 따라 붙을 것이 영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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