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jection, 거절


저렇게 써놓고 보니 무언가 차갑고, 무겁고, 깜깜한 그런 단어의 느낌이 확 느껴진다. 최근 몇 년간 무수히도 많은 거절을 받으며 이제 좀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하나의 거절이 추가될 때 마다 여전히 같은 무게로 (아니 어쩌면 해가 갈수록 더 무겁게) 나를 짓누른다. 인생이 원래 그런건가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본다. 분명, 누군가는 무언가를 준비하고, 받아들여지길 바라고, 또 거절 당하고 그렇게 산다. 사람마다 그거 무엇인지는 다르겠지만 뭐 그런거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나의 쓰임이라는 걸 꾸준히 증명하며 살아야 하니 피할 수 없는 것은 맞다.


거절을 안당하는 방법은 그럴 만한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게 내가 사는 방식이었다. 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만한 일에는 지원하지 않는 그런 방식. 내가 노력하고 만들어낸 지금의 내 상태를 받아들여 줄 만한 곳에서 만족하고 살았다. 그 편이 감정의 소모도 적고 성취감도 크고 행복했다. 혹자는 내가 도전적이지 않았다고 손가락질을 하겠지만 난 그 편이 좋았던 것 같다. 지금처럼 안될 것 같은 일에 꾸준히 부딪히고 있는건 내가 살아온 방식과는 확실히 다른 것이고 그게 얼마나 힘든지 계속 배운다. 이런 삶은 나를 갉아먹는다. 


언젠가는 멈출 수 있겠지.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선생님  (1) 2019.04.16
결심  (0) 2018.05.22
일년  (0) 2018.01.11
talk  (0) 2017.02.24
혼술  (0) 2016.12.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