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동안 말 많던 건축학개론을 봤다. 최대한 정식버전이 나올 때까지 버티려고 했으나 주변에 하도 스포가 많아서 도저히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보게 되었다. 


누가 그러더라. 건축학개론은 남성 멜로라고.


남중, 남고를 나온 것도 아니고 나름 남녀공학인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사춘기가 늦었고,

누구를 좋아도 하고 유행처럼 연애도 하면서도

연애감정을 잘 모른 채 대학생이 되었다.


대학생이 된다고 바로 철이 드는 것도 아니고

앞서 쓴 적도 있듯이 개인적으로 금사빠이고 

적극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없기 때문에 

영화에서 승민의 숫기없는 어린시절과

나이들어 쿨한척 하는 모습은 그냥 나같다.

그나마도 돌이켜 보면 딱히 첫사랑이라고 꼽을 만한 사람도 없는 것 같다능...


또한, 금사빠이고 적극성 없는 성격 탓에

지레 거리를 두다가 다른 사람과 잘 되는 모습도 수 없이 보았다.


보는 내내 서연의 행동이

요즘말로 어장 관리 같아서 싫었는데

사실은 승민의 찌질함이 그냥 썅년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뭘 했다고 그냥 꺼져줄래라니...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니

PC통신이니

삐삐니

하는 90년대의 감성은 그냥 과거를 떠올리는 도구일 뿐이지만

영화에 빠져드는 이유는 그 시절 나의 찌질함 때문이다.


사람은 잘 안바뀌니 내가 이러다 언제 연애하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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