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와의 인터뷰가 시선집중에 나와서 여기 요약해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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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론스타는 산업자본인가?

1월 27일 금융위의 론스타 산업자본 여부에대해 "론스타는 법적으로는 산업자본이지만 신뢰 문제나 입법취지등을 따질 때 행정 처분(주식매각명령)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산업자본은 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 = "음주운전한 사람은 운전대를 잡을 수 없게 면허정지를 시킨다."로 비유하자면 금융 당국의 말은

"술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술마시고 운전해서 음주운전 요건에는 해당하지만 내가 미안해서 면허정지는 시킬 수 없다."
"음주운전 처벌조항은 외국인에 적용할 수 없다."
"어제밤에 운전해서 사고날 때는 술을 마셨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술이 다 깼으니 처벌할 수 없다."

등으로 풀이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비 금융자본은 론스타의 일본내 골프장 운영회사인 PGR홀딩스인데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2010년 12월에 골프장을 팔았으니 문제가 안된다라고 한 것이 "술이 깼다"는 비유이고, 신뢰 보호를 이유로 처벌 못한다는 말은 과거에 처벌을 안했으니 '처벌하지 않는가 보다'라고 론스타가 생각할 수 있으니 그런 생각을 지금와서 깨는것이 "미안해서 처벌할 수 없다"라는 비유에 해당한다. 골프장 운영회사를 매각한 것이 대해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아직 일본에만 싯가 상당 약 4조 5천억원의 실물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술이 덜 깼다"고도 할 수 있다.


2. 2003년 인수당시 금융감독원의 승인이 없었다?

론스타는 2003년 9월에 23개의 관계사를 "동일인"으로 하여 승인 신청을 했다. 하지만 돈내고 외환은행을 살 때는 승인을 받은 23개의 관계사가 아니라 27개 관계사로 된 "동일인"으로 돈을 주고 받았다. 즉, "동일인"이 달라졌으므로 승인 신청을 새로하고 승인도 다시 받아야 하는데, 승인 신청비슷한 것을 돈을 주고받는 당일 새로 하기는 했으나 이 서류는 금융감독원에 도달하지 않았다. 접수도장이 찍혀 있지 않다는 것으로 확인 할 수 있다고 한다. 산업자본 여부를 떠나 계약 자체가 무효라 할 수 있다.

이것이 법을 몰라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고의성이 짙다는 것이 문제다. 당초 23개사로 승인을 받기 이전부터 27개사가 되면서 추가로 들어간 관계사에 관련된 법률적 서류가 모두 만들어져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고의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서류를 거래 당일에 제출 한 것은 금융감독원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나 이런사람이야. 알아서 기어."라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3. 미국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으로 하나은행의 인수가 지연되고 있다?

두가지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다.

첫번째로 자금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입했을 때의 자금이나 지금 하나은행이 인수에 사용하려는 자금이 깨끗한 돈이 아닐지도 모른다. 미국은 돈세탁 방지법에 의해 마약자금, 무기밀매대금, 북한관련자금등에 대한 규제가 강한데 만약에 이와 관련된 돈에 대한 자세한 조사를 받고 있을 수 있다.

두번째로 미국의 금산분리제도가 작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론스타는 산업자본이었기 때문에 금산분리 조항에 따르면 은행을 가질 수 없다. 2003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에 외환은행의 미국 현지법인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규제를 피하기 위해 현지법인을 폐쇄하고 우리나라에는 해외영업망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은행은 아니지만 은행 비슷한 여신전문회사를 만들어 운영을 해왔다. 헌데 금융자본인 하나금융지주는 은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만 가져야 하는데 이 회사들이 은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해버리면 산업자본인 론스타가 이를 소유하고 있는것이 문제가 되고 관련이 없다고 하면 금융자본인 하나금융지주가 이를 인수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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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를 듣고 있자니 참 어처구니 없는일이 아닐 수 없다. 이건 뭐 시작부터 끝까지 엉망진창으로 진행된 일인데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참으로 호구이거나 누군가 대차게 특혜를 주면서 중간에 사리사욕을 채웠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드라마 마이더스의 론아시아의 모델이 론스타 였나보다. 

자본주의니, 신 자유주의니 뭔가 명확히 알지 못하니 뭐라 하기 힘들지만 그 지향이 자본=능력인 세상이라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자연현상에 자기 제어는 결국 음의 되먹임(negative feedback)이 결정적인데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가 빈부격차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일방적인 과정 (runaway process) 이므로 파국을 막기위해 항상 음의 되먹임 기작을 제대로 마련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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