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여행은 못했지만 유익했던 학회였다.

스웨덴이 전체적으로 카드를 잘 받는다고 했었는데 이정도로 잘 받을 줄 몰랐다. 오히려 미국보다 더 잘 받는 듯. 얼마전에 국회의원이 공무용 카드로 작은 액수의 사적인 물품을 (식료품인듯) 샀던게 문제가 돼서 사퇴한 걸 봤는데 스웨덴의 높은 카드 사용률과 연관되어 있는 듯 하다. 아무튼, 공용 화장실에 10크로나 동전을 넣을 때 빼고는 실제로 현금이 필요 한 적이 없었다. 환전한거 고스란히 갖고가서 다음에 환율 좋을때 팔아야 겠다.

날씨가 보통 흐리다던데 지난 일주일은 이보다 다 좋을 수 없는 날씨였다. 하지만 이건 거의 천운에 가깝다고 다들 그런다. 다른 여러가지 면에서 참 살고 싶은 나라인데 날씨는 역시 문제다.

그런데 과학하기에는 어려움이 좀 있어 보인다. 그나마 스톡홀름은 괜찮다는데 다른 학교에서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45세가 넘으면 연구비를 받을 수 없다는 식의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뭔소린지.

포켓몬 열풍은 학회에서도 이어졌다. 중간에
한명은 톡에 사람들이 모여서 폰을 들여다 보며 포켓몬을 하는 사진을 넣었는데, 마지막에 롭이 서머리 하는데 비슷한 사진을 넣었다. 아마 캠프리지 IoA에 포켓스탑이 있던지 짐이 있나보다. 그러면서 하는 얘기는 꽤 교훈적이다. "다들 한곳에 모여서 같은 일을 같은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다들 핸드폰을 들여다 볼 뿐 서로 얘기하지 않는다. 우리쪽 연구도 꽤 최근까지 그러했다. 관측자들도 각각의 tribe내에서만 교류하고 이론가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도 미미했다. 이제는 점점 그런 교류가 더 직접적으로 오가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 또하나 중요한 포인트. "좋은 학회를 위해서는 젊음 연구자들을 초청연사로 해야한다."

돌아오는길에 다른 포닥들과 나눈 얘기에서도 어느 정도 이 분야가 그런 crosstalk이 가능할 정도로 성숙한 것 같다는 얘기가 오갔다. 여전히 관측하는 사람들이 인용하는 시뮬레이션이나 이론은 5년전의 "틀린"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내가 인용하는 관측도 5년 이상의 "오래된" 관측인 경우가 많으니 남 탓을 할 일은 아니다. 결국 더 적극적으로 얘기하고 더 많이 논문을 읽어야 한다.

50일 된 아기를 남겨두고 학회에 온게 후회가 되지는 않을만큼 얻은 것 같다. 이제 돌아가서 고생한 아내와 일주일 새 몰라보게 커버린 지인이를 잘 달래줄 일이 남았다. (써야할 논문"들"과 각종 지원서"들"과 정리할 아이디어도 물론 많다. 아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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