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나의 일상에 소통이 부재함을 느낀다. 


진득하게 얼굴을 맞대고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며 가벼운 가십부터 무거운 현실에 대한 이야기까지를 나누는 그런 자리를 갖지 못한지 오래다. 그럴만한 대상의 부재도 원인이지만 왠지 모르게 언제가부터 사라진 마음의 여유가 더 문제다. 예전에 바쁘고 안바쁘고는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그렇게 말해왔건만. 나를 누르고, 조금만 참고, 이것만 끝내고, ... 프린스턴에 오고나서는 그 공기에 압도된 탓인지, 전에 없던, 아니 전에는 하더라도 금방 잘 털어냈던, 나를 다그치는 생각들이 끊이지 않는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채찍질 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잘 달리지도 못하면서. 



나에게 시간있냐고 물어와주는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난 저런 대답을 할 준비가 언제든 되어있는데. "바쁘지만 바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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