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지만 나에게도 이중성이 있다. 요즘은 내 미래의 삶에 대해 생각할 때 그 이중성이 도드라진다. 


현재의 여자친구와 결혼해서 살게되면 큰 변화없이 안정된 삶을 지향하고 살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 하던대로 연구자로 꾸준히 벌어먹으며 크게 도전적이지도 않은 그런 삶.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틈틈이 친구들과 만나 교류하고 가지고 있는 취미 활동도 꾸준히 하면서. 이런 삶의 동반자로 지금의 여자친구는 꽤나 잘 맞는다. 이런 삶은 실제로도 내가 가장 바라는 삶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삶은 너무 전.형.적. 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선 꾸준히 다른 모습의 삶을 지향한다. 과감하게 상아탑을 벗어나 사회와 맞서는 그런 모습이다. 안정적이기보다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하지만 신념으로 똘똘 뭉친 그런 삶. 왠지 20대 초반의 열혈 운동가가 할 법한 그런 생각인가 싶으면서도 꽤나 구체적으로 그려보게 된다.


현재 두 삶은 공존하기 힘들다. 그 이유는 지금 같이 있는 사람과는 첫번째 삶만이 가능하고 두번째 삶은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둘 다가 가능하거나 둘 중 무엇이어도 좋을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인가? 나는 왜 첫번째 삶에서 결핍을 느끼는가? 지금 생각으론 두번째 삶에 도전했다가 언제든 첫번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싶은 것 같다. (어려서부터 배수의 진만큼 바보같은건 없다고 생각 해 왔기에.)


또 사춘기가 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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