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패


9 띠 열 피

2 띠

1 띠

11 피

7 열

 

2등 패

 

6 피 띠

2 피 피

12 열

5 열

10 띠

 

3등 패

 

4 띠

5 피 피

6 열

7 띠

10 피

12 띠

 

바닥패

 

11 피 쌍피 광

8 광

2 열

12 쌍피

 

남는패


8 열

5 띠

4 피

4 열

6 피

1 광

3 띠

7 피

7 피

3 광

10 열

9 피

4 피

8 피

1 피

1 피

3 피

8 피

3 피

10 피

12 광

사이사이에 두꺼비 끼워 넣으면

 

대략 30점에 64배 입니다.(5고 8배, 흔들고 광박 피박 8배 총 64배)

 

총 1920점 이상 납니다.

 

좀 허접하고 개인적으로 멍박을 못넣어서 아쉽습니다.

 

주의하실점은 두꺼비는 뒤집어서 먹는패에 앞쪽에 배치하시는것이 좋습니다.

 

첫판에 2띠로 2열을 먹고 뒤집어서 8광과 8열을 먹습니다.(고돌이비상)

 

그뒤에 적당히 치시다가 마지막에 9폭탄 치고 스톱하셔도 되고

 

폭탄치고 계속 치셔도 됩니다.

 

테스트에 도움을 주신 옥환과 노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p.s. 이세상 모든 타짜들에게 존경의 인사를..

 

====


이건 살려야지. 담에 한번 꼭 써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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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원래 생명의료윤리 레포트를 쓰고자 하였으나..

 

이래저래하여 인터넷의 바다에 헤엄치고 있군..

 

오랜만에 소모임 게시판에 들어가 보고

 

다시한번 나의 방만함을 절감했고

 

오랜만에 임원 게시판에 들어가 보고

 

회장 초창기에 했던 수많은 말들이 떠오르며 결국 변한것은 없었다는것을 절감하고

 

오랜만에 통게에 내가쓴 글을 읽어보면서

 

당시 사진전 공지를 띄우면서 나답지않은 느끼한(나는 분명히 그렇게 느낀다..-_-;;)말들을

 

보면서 스스로 닭살에 떨기도 하고

 

끄집어 냈던 회비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그리고 지금 내가 후배들에게 하는 말들을 생각하면서...

 

아직은 나는 변하지 않는 동아리, 발전하지 않는 동아리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동아리에 남겨진 나의 흔적들과 내가 보내온 시간들을 보면서 향수에 빠지는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참 즐거운 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동아리에서 정말 많은것을 얻었다는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빨리 코스모스를 내서 천기누설과 잡기장 등에 남겨진 사람들의 흔적을 전해주면서

 

동아리의 향수에 젖어들게 해주고 싶다.. 진심으로..

 

 

동아리의 발전은 어떤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인가...

 

동아리성원의 아마추어 천문적인 역량이 커진다는것이 동아리 발전을 의미하는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아리 사람들과 친해지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내게 되는것이 동아리 발전을 의미하는가?

 

동아리의 정회원(형식적이 아닌)이 많아 지는 것이 동아리 발전을 의미하는가?

 

아니... 동아리는 발전을 해야하는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바라는 것이 있다.

 

동아리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정말 동아리를 사랑하고 애착을 가진 정회원이 되기를 바라고

 

아마추어 천문이라는 매력적인 분야를 보다 많이 느끼기를 바라고

 

같은 동아리 성원들끼리 교감하면서 즐겁게 동아리 생활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디딤돌 첫시간에 신입생들에게 무슨말을 해줄까 고민을 하다가

 

별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 아마추어 천문인이고

 

우리 AAA사람들과 함께 별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 AAA인이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던것 같다.

 

추상적이고 그럴듯한 말인듯도 하지만 여기에 숨겨져 있는 나의 거친 생각이 있는듯 하다.

 

멍하니 하늘을 보면서 별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것을 즐길줄 안다면

 

별들에게 담겨진 이야기, 별자리 같은 것들도 알고싶어 질 것이고

 

그속에 보석처럼 숨겨져 있는 Deep-sky들을 찾아보고 싶어 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스케치나 사진같은것을통해 영원히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질 것이다... 라는식의...

 

내가 자연대생이고 언제나 그런 사고의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인 듯도 하지만

 

나에게는 이러한 과정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느껴졌다.

 

별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 아마추어 천문인 이라고 이야기 한것에는

 

이런 맥락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지...

 

 

동아리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동아리가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그런 역사동안 어떤 발자취를 지나 왔는지 궁금해 지고

 

별방에 오면 코스모스, 별지, 옛날 잡기장, 옛날 사진, 고문서등을 뒤적이게 되는것이 당연하다라는...

 

자기가 애착을 가지고 소중히 생각하는 것에대해서는 그런정도의 관심은 당연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농담처럼 이야기 하는 정회원의 권리중 과거의 자료들을 열람해 볼 수있는 권리라는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 깨닫는 사람은 몇이 있는가...

 

 

개인적인 차이, 바라는 것의 차이는 이해하지만(아니 이해하는척 하는건지도..)

 

동아리성원이라면 이정도의 관심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라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변하지 않는것 같다.

 

 

작년에 회장당선 초기에 회비문제를 들고 나올때 사실 생각이 많이 부족했던것 같다.

 

하지만 내가 바란건 단 한가지 였다. 좀더 동아리를 사랑하고 자신이 정회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회비의 납부와 같은 아주 기본적인 정회원의 의무는 스스로 이행할 줄 아는

 

동아리 성원들이 많아지기를 바란것 이었다. 방법, 절차의 문제는 언제나 있기 마련지만...

 

그 때 당시에는 이런 이야기가 공론화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좋은결과를 낳지 않을까...

 

라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바뀐건 없을 뿐더러 더욱 더 심해져 갈뿐...

 

 

여전히 생각이 어리다...

 

난 후배들을 자연스럽게 잘 이끌어 주지도 못하는 선배이고

 

아직 선배들에게 믿음직스럽지 못한 후배이고

 

동기들을 잘 챙겨주지 못하는 동기이다.

 

 

이야기가 참 길어졌다. 횡설수설에다가....

 

단한가지 동아리 정회원, 진정한 의미의 AAA인이 보다 늘어나기를 바랄뿐이다.

 

내일 뻘햄이 잘있나 함 보고와야 겠다. 훗


========



프리챌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문득 과거 동아리 프리챌 게시판에 들어가봤다.


2001년에 생겨서 2004년에 홈페이지로 옮겼으니 나의 동아리 활동기간 중 가장 열의가 넘치던 시기와 일치한다.


아마도 황이 잘 백업을 해 놨을 것으로 기대하긴 하지만 없어지고 나면 DB를 홈피에 연동시키기 전에는 다시 글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참 어렸던 학부 3학년에는 동아리 활동에 대한 나의 가치관과 방식만이 옳다고 너무 굳게 믿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재밌다. 과거의 나를 볼 수 있어서. 좀만 더 보고 논문 써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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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벌써 언제냐. 2007년이란다. ㅋㅋ


오랜만에 동문 야구팀 싸이클럽에 갔다가 다시 발견.


빨랑 가서 야구해야 되는데 한동안 요원하구만. ㅜㅜ


신승의 센스가 넘치는 주옥같은 멘트들. 연재만화 씨봉이를 꼭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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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지지하던 사람이 당선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유권자의 76%가 투표하여 과반이 넘는 득표를 한 사람이 당선 된 것은 분명 민주적이다. 제시된 정책을 놓고 보면 최소한 지난 정권과 같은 무분별한 건설사업으로 경기부양을 이끌려는 모습이 아니다. '복지'와 '경제 민주화'를 통해 재벌 퍼주기나 사회적 안전망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정책을 실천할 주체의 실천의지와 진정성이 의심되기에 이들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민주적 절차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진보적 정책'이 대선에서 주요 의제가 된데는 민주당이 진보적 이어서가 아니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경쟁사회와 비정규직 문제등에 시달려온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현장의 활동가나 진보세력이 꾸준히 내온 목소리를 일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변화는 5년에 하루 투표하는데서 오는 것은 아니다. 곳곳에서 현실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과 그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이 꾸준히 존재하면 조금씩이나마 변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집권여당과 당선자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인상을 주기에 이런 목소리가 뭍히고 숨겨질 것을 우려하기는 하지만 현재는 엄연히 민주사회이며 권력이 모든 것을 가리기는 불가능하다. 단순히 좌절하고 허탈감과 무력감에 젖어 상대방을 비난하고만 있기에는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나는 더 공부하고 생각해서 내가 바라는 사회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지지할 것이다.


---


페북에 쓴글에서 뒤에 사족(?) 진심(?) 을 빼고 가져왔다. 지난 2월에 했던 생각들 덕분인지 결과를 접한 순간의 멘붕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2/02/01 - [Daily Log] - 중산층 엘리트


다만 그때도 생각만 있었으니 이제는 조금씩 뭐라도 해야겠다. 그래서 뭘 할거냐?


1. 고래 시작 (http://www.goraeya.co.kr/) -- 1구좌 신청 완료.

2. 진성 당원 되기 -- 진보정의당과 (구) 진보신당 사이에서 고민중. (구) 진보신당은 다시 살아날까?

3. 심상정의원 후원하기 -- 노회찬?

4. 책읽기 -- 김규항씨 책은 대부분 낙타형한테 빌릴 수 있을 듯. 일단 비그포르스를 빨리 읽자.

5. 기부 -- 아직 조사 중. 종교적 색채가 없는 곳으로 찾아보자.

6. 조카가 좀 더 크면 고래 정기구독 해주기.

7. 재능 기부 -- 야학? 공부방? 언제가 되든 한국가면 무조건 실행. 사전 조사부터.


일단 당장 생각나는건 이정도. 여전히 소극적이지만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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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www.snulife.com/?mid=graduate&page=2&document_srl=19918997&list_type=V


생각해 볼만한 글과 댓글들이다. 스랖을 안하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유럽의 소위 복지국가의 (아마 스웨덴 같은데) 대기업에서 일하는데 평생 야근 안해도 되고 일년에 40일씩 눈치 안보고 휴가 다녀도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회사에 다니는 분이 손학규씨의 캐치 프레이즈인 '저녁이 있는 삶'에 공감을 하면서도 우리니라에서 불가능 할꺼라는 나름의 결론은 내리게 되었다는 글이다. 그 이유로 세가지를 제시했다.



1.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정해진 일의 양에 대해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인력이 배치되어 있다.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않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 내가 열심히 했는데도 야근을 하지 않고는 맡은 일을 끝낼 수 없다면 그것은 회사의 잘못이다.


2. 평생직장의 개념. 일을 못하거나 게을러서 경쟁에서 누락되어도 회사를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년 과장이라 해도 안팎에서 눈치주고 눈치받는 사람이 없다. 일을 하고 싶은 사람, 능력있는 사람이 최적 선택해서 위로 올라가므로 오히려 회사에 보탬이 된다. 복지와 사회 안전망이 이를 가능케 한다.


3. 공급자가 왕. 유럽의 일처리가 늦다는 것에 많은 한국 사람들이 불만을 갖는다. 나도 캐나다만 해도 느리다고 불평하기 일쑤다. 하지만 결국 일하는 공급자가 여유롭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여유로워야 한다. 내가 기다려줘야 남도 기다린다. 유럽 휴가철에 논문 보냈다가 레프리 리포트 늦게 온다고 불평하지 말 지어다.



댓글에서 유럽 경제위기의 원인을 이런 시스템에서 찾는 사람들과 한국보다 많은 인력이 고용되면 당연히 월급이 적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데 나도 글을 읽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런 생각이 주로 무한경쟁에 길들여진 한국사람의 전형적인 시각이라는 것과 실제로 회사의 이윤을 경영자나 오너 일가에서 과도하게 가져가는데 문제가 있다는 걸 생각치 못한 것이라는 댓글을 보니 과거의 압축 성장이 가져온 문화적 DNA가 내 몸에도 남아 있는 것 같아 섬뜩하다. 


연구직이 가진 장점이자 단점은 정해진 일의 양이 모호하기 때문에 야근이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천문연의 '나태함'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꽤 많은걸 보면 정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직종이나 눈치는 봐야한다. 기초과학 연구직은 분명 공급자가 왕 인거 같긴 하다. 문제는 내 연구를 소비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일처리가 늦다고 불만을 갖기 때문에 항상 여유로울 수는 없다는 데 있다. 내가 이런 불평을 하기에는 평소에 너무 일을 안한다. 다만 회사의 가장 기본 구성원인 노동자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충분히 보장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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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테니스를 치는 '낙타'형은 소위 486세대다. 경희대 한의대를 나왔고 80년대 운동권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면 꽤나 격렬하게 운동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한국의 경쟁위주의 교육체계와 MB시대에 대한 불만등을 핑계로 캐나다로 이민와서 한의원을 운영하며 좋아하는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느릿느릿하고 일면 어눌한 말투지만 얘기를 하다보면 내가 갖추고 싶어하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다.


토요일에 신나게 테니스를 치고 과음을 한 뒤 낙타형 집에서 자고 일어나 간단하게 라면으로 해장을 했다. 전날 과음하고 차를 두고 가신 분의 차가 주차장을 막고 있어서 오실 때 까지 집에 못가고 앉아서 간단한 얘기를 하며 책을 읽었다. 내가 한국에서 사와서 빌려드렸던 책 '비그포르스,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를 다 읽으셨다고 돌려주셨기에 아침에 기다리는동안 난 이 책을 읽고 있다가 형 책 중에 보고싶은거 좀 빌려 달라고했다. 책장을 죽 훑어 보는데 이것저것 보고싶은 책이 많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집어들고 옆을 보니 '김수영 평전'과 '김수영 전집 - 산문'이 있다. 시사 교양서 외에 문학책을 좀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김수영 전집 - 산문'을 들었다. 하드커버에 두꺼운 책인데 김수영이 도통 누군지 모르겠다. 무식함을 드러내는게 내심 부끄러웠으나 낙타형에게 물었다. 


나: 김수영이 누구에요?

형: 김수영을 몰라? 김수영이 살아서 한국 문학계의 대부가 이어령이 아니라 김수영이 되었어야 했는데...


그리곤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다. 김수영은 참여문학을 소리높여 주장하면서도 사회를 크게 바꾸지 못하고 현실에서 근근히 살아가는 소시민적인 모습에 항상 자학하고 괴로워 했다고 했다. 시를 주로 썼지만 본인에게 시보다는 산문이 읽기가 편해서 산문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함께. 


네이버 캐스트에서 여러 분야에서 깊이도 있고 흥미있는 내용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네이버에서 김수영을 검색해서 찾아보니 역시 네이버 캐스트가 읽을만 하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23&contents_id=6904) 읽다 보니 그의 무덤에 세워진 시비에 '풀'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앗! 내가 아는 시다. 이 시가 김수영의 시 였다니, 여태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고등학교때 수능 공부하면서 봤는지, 인터넷에서 떠돌다가 봤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시를 어디선가 봤을 때는 당연히 시인의 이름도 있었을테다. 그냥 흘려보내고 읽던 시가 김수영이라는 시인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나니 매우 다르게 읽혀진다. 고등학교때 그리 싫어했던 문학 수업의 수업 방식이 갑자기 이해된다. 치기어린 시절에 왜 시는, 또는 모든 예술은, 해석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지, 작가의 의도를 외워야 하는지,  창작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해야 하는지, 참 몰랐다. 받아 들이지 못했다. 보는대로 느끼는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되는게 아니냐고 항변했다. 수학, 과학처럼 누가 어디서 어떻게 봐도 똑같은 답을 내지 못하는 문학과 예술이 갑갑했다. 


지금도 안다고는 못하겠다. '김수영 전집 - 산문'을 읽고나면 이 시가 또 다르게 읽혀질까. '김수영 평전'을 읽고나면 또 다르게 읽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30년을 자연과학에만 집중해 온 덕분에 요즘 인문학을 접하는게 새롭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마치 어렸을 때 천문학을 접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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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www.imbc.com/broad/radio/fm/look/interview/





한동안 시선집중을 안듣고 지냈는데 흥미있는 토론이 있길래 토론 전문을 봤다. 들으면 한시간은 걸릴테니 빠르게 읽었다. 전문만 읽어도 꽤나 상호 존중의 태도를 갖추면서 날카로운 지적이 오간 '정상적'인 토론이었던 것 같다.


윤여준씨의 경제 민주화에 관련된 새누리당의 진정성 여부와 20대의 지지성향에 대한 분석이 인상적이다.



여기서 윤여준씨가 새누리당에서 김종인씨를 상징적으로 모셔가긴 했으나 사실 새누리당이 경제 민주화를 이해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종인씨는 새누리당 의원 150명이 모두 이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졌다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했고 총선 당시 공천자들 중에 "경제민주화에 관심을 가질 인물이 하도 없기에" 3월에 떠났다고 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도 역할을 부탁했고 이 과정에서 철저한 인식을 한 것 같은 자세를 보여서 "후보만큼은" 믿는다는 얘기다. 윤여준씨는 박근혜 후보가 제대로 인식을 갖고 있다면 그녀의 제왕적, 수직적 리더쉽으로 미루어 볼 때 새누리당이 이런식으로 대응하는건 이해가 안된다고 반박했고, 김종인씨는 자신이 보기에는 제왕적 후보같지 않다고 반론하긴 하지만 결국 혼돈된 자세를 보인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 말은 박근혜 후보가 실제로 제왕적 리더쉽을 갖고 있다면 지금 보이는 경제 민주화에 대한 새누리당의 혼란스런 모습은 박근혜 후보 자체가 그런 혼란을 보인다는 얘기일 것이고, 만약 제왕적 리더쉽이 없다면 새누리당 대다수 의원이 철저한 인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경제 민주화란 사안이 잘 이루어 지기 어렵다는 얘기일 것이다. 박근혜 후보가 만약 당선이 되서 대화와 설득을 통해서 새누리당 대다수 의원의 관심을 경제 민주화를 실현시키는 방향으로 이끌려면 지금 보여지는 모습과는 다른 리더쉽을 보여야 한다는 얘긴데... 김종인씨가 열심히 변호했지만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할 수 있듯이) 새누리당은 경제 민주화에 큰 의지가 없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만약 당선이 된다면 김종인씨가 중간에 포기하지말고 꾸준히 역할을 해주길 소망할 따름이다.



20대가 무조건 야당 지지가 높은건 아니라는 걸 제대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일반적으로 덮어놓고 20대를 믿는 것과는 다른 분석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와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 30, 40대는 민주화 세대라 그런지 대부분 야권 성향이지만 20대들은 (특히나 외국에 일찍부터 나와서 오래 산 애들은) 상당히 보수성향이 짙다. 지금 대학생들도 많이 그럴 것이라고 여겨진다. 





윤여준씨가 찬조연설에서 자신이 민주화에 대해 부채의식을 느낀다고 하는데 건전한 보수 성향의 사람은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어설픈 영웅심리를 갖고 정치권에 들어가서 기득권을 차지고는 수구 꼴통들과 다를바 없는 행태를 보이는 정치인들 보다 훨씬 낫다는 걸 보여준다. 그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새누리당의 실체를 드러내고 민주당이 건전한 자유주의 보수정당으로 자리잡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진보정당이 자리잡는데 도움을 주고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우리나라 정치관의 중심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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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투표하러 토론토에 다녀왔습니다. -- 이렇게 써놓고 글을 한참 썼다 지웠다 했는데, 부모님의 생각을 한번 건드려 볼려고 페북에 public으로 글을 썼다. 내가 박근혜 후보를 부정하는 것 외에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쓰는게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그로인한 부작용은 민주당이 시작한 "국정원 여론조작"이라는 뻘 짓거리를 보면서 내 표를 아까워 하게 되었다는 거다. 또, public으로 쓴 탓에 오피스 메이트들이 봐서 영국애한테 이 글에 대해서 영어로 30분 동안 설명해줘야 했다는거다. 다행히 타임지에 dictator's daughter라는 기사가 나온 덕에 내가 dictator라는 어휘를 사용할 수 있어 조금은 다행이었다. dictator's daughter가 과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애에게 나름의 설명하기 위해서 old people이 dictator의 시대에 있었던 rapid growth of Korea economy에 대한 nostalgia를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는건 참 어려웠다. 물론 이것 말고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안보 문제에 대한 불안감 같은) 이걸 다 설명하기에는 내 영어가 너무 짧아서 힘들었다.


결론적으로 부모님이 (특히 엄마가 박근혜를 지지하는 것 같은데...) 이 글을 보실지는 조금 의문이다. 그렇다고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고 얘기하기에는 나도 확신이 없다. 박근혜와 문재인을 놓고 보면 개인적인 정의로움에 대해서는 분명한 차이를 느끼고 있으나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정의로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그들이 만들어갈 사회적 정의가 과연 내가 지향하는 방향인지에 대한 확신. 지금보다야 낫겠지라는 생각이긴한데 이를 부모님께 강하게 주장할 자신이 없다. 나름 강하게 주장한 페북의 글을 보고 나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부모님께서 마음을 바꿔주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그리고 민주당의 뻘짓들을 보면서 한동안 생각한건데, 얘들인 진짜 정치적으로 무능한게 아니면 일부러 저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대선읽기: 민주당, 용을 쫓는 자 - 고은태


비판적 지지를 유지한 가장 큰 이유는 앞에도 썼듯이 박근혜에 대한 불안감과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크다.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이 나의 지향과 상당부분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심상정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고 지지를 선언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전 대통령 후보 문재인 후보 지지연설문


만약 이번 대선이 바라는 방향대로 끝이나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고 심상정씨가 충분한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래서 정권을 견제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기득권들도 충분히 쳐낼 수 있다면 내 표가 아깝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러한 모습이 연출되든 되지않든 더이상 흔들리지 않고 언젠가 내가 온전히 지지하는 정권이 창출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지를 보내는 방향을 선택할 것이다. 그 전에 더 공부하고 성찰하고 행동해야 한다.


넘어지지 않는 희망 - 김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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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삼재의 시작은 아무래도 작년 11월이다. 1년이 지나고 작은 악재와 큰 악재가 11월에 몰려왔다. 억지로 맞춘 듯 만 1년 동안 삼재를 겪었다치고 오늘을 아무렇지 않게 보내려다 실패하고 1년을 씹어 보고 3년을 다시 읽어 봤다. 캐나다 생활이 나에게 준 건 뭘까.


철모르던 고등학교 시절까지야 큰 일도 없었지만 대학에서 10년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그 때는 그런 사건들이 몸과 마음을 뒤흔들기전에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 덕분에 유야무야 뭉개고 넘어갈 수 있었다. 지금은 나쁜 일이 있으면 나홀로 온전히 받아들여서 내 몸과 마음으로 부딪혀 가루로 만들어 삼키고 소화해야 한다. 내 몸과 마음이 그 정도로 강하고 단단할 지는 잘 모르겠다.


난 이제 11월을 싫어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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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30일 17:00경에 늦은 점심을 챙겨먹고 기름을 넣은 뒤 토론토로 출발했다. 한시간 정도 신나게 달리다가 403에서 해밀턴에 거의 다 와갈 무렵 차가 엄청 막히기 시작했다. 아이폰을 이용해 각종 교통정보를 확인 한 뒤 우회로로 빠졌다. 403의 58번 출구로 나와 Wilson st.으로 가는데 여기도 막히는 거다. 아이폰을 확인하니 여기도 계속 막혀있다. 빡쳐서 차를 돌린 뒤 조금 거꾸로 가서 403의 55번 출구와 이어진 52번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조금 진행하다가 5번 하이웨이를 (Dundas st.) 타고 동쪽으로 향했다.


눈이 제법 오고 있었고 길은 눈이 약간 덮여 있었다. 403보다는 더 많이 덮여 있었다. 스노우 타이어를 믿고 갔다. 가다가 화장실이 급해서 (우회로를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 월마트에서 소변을 보고 가뿐한 마음으로 열심히 갔다. 목적지를 40km 정도 남겨둔 지점, Dundas St. W와 Postmaster Dr.이 만나는 지점 쯤에서 갑자기 차가 미끄러졌다. 처음에는 약간 비틀거리는 듯 하더니 점점 조종이 안되는 상황이 되었다. 당황해서 내가 엑셀을 밟았는지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혼란스러울 정도. 반대 차선은 교통체증 때문에 거의 멈추다시피 한 상태였지만 우리 차선의 다른 차들을 피하려고 핸들을 이리 저리 돌렸리면서 제동을 시도했는데 결국 미끄러지면서 반대 차선의 차를 내 차가 옆으로 박았다. 쿵 하는 순간 "아 씨발. 자차 안들었는데" 라는 생각과 함께 왼쪽 에어백이 터지고 약하게 유리창과 에어백에 머리를 부딪혔다. 잠깐동안 차 안에서 '에어백 열라 허접해 보이는데 나름 효과가 있군.', '아 뒤에 유리창 다 깨졌네.',  '이거 몰고 가려면 춥겠다.', '뭐 부터 해야되지?', '내 몸은 괜찮나?', '몇 대나 박은거지?', '막판에 내가 엑셀을 밟은 건가?', '일단 나가봐야 겠군.', '그전에 라디오 천국부터 끄자.'...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슬 밖으로 나왔다. 내가 박은 차에서 백인 애들 둘이 나왔고 괜찮냐고 서로 물어보고 서로 괜찮다고 했다. 조수석에 앉았던 애는 말 할때마다 퍽킹거려서 거슬리긴 했지만 내가 잘 못 한거니까 계속 쏘리쏘리 했다. 생각해보니 그건 그냥 이노마의 말투 같은 거였다. 어쨌든 다행히 그 많은 차 중에 한 대만 박았고 옆으로 박았서 그런지 마지막에 그나마 제동을 제대로 해서 그런지 둘 다 운전석 뒤로 부딪혀서 그런지 사람은 멀쩡하고 운적석 뒷 부분만 엄청 (지금 생각해 보니 그리 엄청은 아닌 듯.) 찌그러졌다. 일단 차를 옮기기로 하고 옆에 보이는 몰 (Tanglewood Plaza) 주차장으로 가자고 했다. 현장을 보존해야 할 것도 같았지만 뭐 내 잘못이 명백한 상황이니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다시 차 쪽으로 가 보니 가관이다. 운전석 쪽 뒷 바퀴는 펑크가 나있고 림이 완전 휘어져 있다. 미끄러진게 먼전지 터진게 먼전지 의심스러웠다. 뒤쪽 유리창 두개는 깨져있고 뒷 문은 찌그러져 열리지 않는 정도. 원래 조수석쪽 뒷 좌석에 큰 스크래치가 있어서 '차라리 거기를 박았으면 한번에 싹 갈면 될텐데...'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면서 차에 탔다. 다행히 차는 굴러갔고 조심스럽게 차를 옮겼다.



플라자에서 일단 서로 상태를 다시 확인한 뒤 퍽킹거리는 그노마가 내 전화로 911에 콜을 했다. 경찰만 부를려고 했는데, 이노마가 내가 약간 충격 먹은거 같다고 했더니 앰뷸런스까지 왔다. 어쨌든 앰뷸런스는 돌려 보내고 약간으 농담 따먹기도 하면서 담배를 피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경찰이 왔다. 리포트를 작성하는데 짧은 영어실력으로 쓰느라 완전 힘들었다. 내 차는 창문이 깨져서 추워서 손이 떨려서 더 쓰기 힘들었다. 어쨌든 이래저래 리포트쓰고 견인차를 부르려고 보험회사에 전화했다. roadside service도 가입 안했는데... ㅜㅜ 하면서. 어찌됐건 전화했더니 사고 리포트부터 하란다. 젠장. 한참을 영어로 떠들면서 얘기하는데 얘들이 갈라는 눈치라 살짝 나왔다. 전화가 길어져서 어버버 하고 있으니 퍽킹거리던 놈이 도와줬다. 위치 설명해주고, 사고 경위 설명해주고. 뭐 일방적으로 나혼자 미끄러지다 차를 박은거니 그노마가 나한테 불리하게 얘기할 거도 없을거 같아서 부탁했다. 그러고 나서 얘들은 가고 보험사에서 견인차 연결해 주는 곳으로 전화를 돌려줬다. 한참을 안 받더니 겨우 받아서 런던으로 간다고 했더니 45분쯤 걸릴거란다. 젠장. 추운 차 안에서 시동을 켜서 핸드폰을 충전하고 라천을 들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아저씨가 서류작성을 하는지 계속 있었는데 오더니 견인 불렀냔다. 불렀다고 했더니 알았다면서 갔다. 한참을 더 기다리니 견인차가 왔다. 견인차 아저씨도 친절하게 잘 해줬다. 내가 담배를 피니까 나보고 담배 피냐고? 자기도 핀다고. 좋은 여행이 될거라고 그랬다. 견인차는 따뜻하고 편해서 좋았다. 견인차 애들이 경찰 무전을 듣는가 보던데 사고가 무지하게 많이 났더라.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 보니 그 상황이 참 아찔하다. 그 와중에 그 정도로 그친건 참 다행이다 싶었다. 연쇄충돌이 있었을 수도 있고 제대로 박았으면 다친 사람이 나올 뻔도 했는데, 그나마 운좋게 옆으로, 운전석 뒤로, 사람 없는 곳으로 박아서 다행이었다. 스노우 타이어를 맹신(?)하고 눈길에 60km/h 정도로 달렸으니 사고가 난게지. 사실 나야 내 잘 못이 크지만 내가 박은 차는 참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겠지. 퍽킹거리는 그노마의 말을 들어보면 갑자기 내가 미끄러지면서 비틀거리더니 점점 조종불가 상태가 되서 달려 들었다고 하던데 참 무서웠을거다. 그러고 보면 그놈들이 90년생 이던데 어린애들이 침착하게 잘 처리했네. 국도로 우회한 것이 몇 가지 패착을 동반했다. 하향등으로 볼 때와는 다르게 상향등을 켜니 눈이 제법 오고 있었다. 눈이 꽤 오는 상황에 403같은 큰 고속도로가 훨씬 안전하다. 분명히 밥먹고 출발하면서 화장실에 다녀 왔는데도 차가 막히니 오줌이 마려운건 뭔가 복선이었다. 그리고 운전하면서 몇 번 '차가 이정도로 막히는건 분명히 사고다.', '와 이 정도 눈길이면 사고 좀 나겠는데?', '갑자기 앞에서 사고나면 우짜지?', '고속도로가 안전하긴 한데...' 라는 생각들을 한 걸 보면 뭔가 사고에 대한 감이 있었나보다.


어쨌든 사람은 무사하고 차는 병신이고 내 잔고는... 상황을 지켜봐야 겠지만 고칠 비용이 많이 들면 뭐 그냥 갖다 버리고 걸어다녀야지. 겨울이라 좀 그런가. 집에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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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vert(44%)  iNtuitive(38%)  iNtuitive  Thinking(75%)  Judging(11%)
  • You have moderate preference of Extraversion over Introversion (44%)
  • You have moderate preference of Intuition over Sensing (38%)
  • You have distinctive preference of Thinking over Feeling (75%)
  • You have slight preference of Judging over Perceiving (11%)

Famous Personalities Sharing Your Type

  • Napoleon, an Emperor of the French (1804–1814/15)
  • Franklin D. Roosevelt, the 32nd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 Mark Anthony, a Roman politician and general
  • Sean Connery, an actor and producer
  • Madonna, an American singer, songwriter, actress and entrepreneur
  • Yulia Tymoshenko, a politician and ex-Prime Minister of Ukraine




---


한글로 한건 ISTP 나왔는데... 영어를 잘 못 읽은건가? 근데 한글 문항이 구리긴 했어. 


"I'm really sorry you have to die" -- 이거 와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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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그램 테스트 (http://egogramtest.com/ego/)

에고그램은 미국의 심리학자 J.M.듀세이가 고안한 성격분석 표지법이다. 듀세이는 복잡한 사람의 성격을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였다. 그 기초는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에릭 반이 개발한 교류분석법(TA)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TA는 5가지 마음 중 어느 부분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따라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달라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5가지 마음은 비판적인 마음 CP, 용서하는 마음 NP, 부모의 마음 A, 자유로운 어린이의 마음 FC, 순응하는 마음 AC이다. 이 다섯가지 마음의 비율의 결과로 개인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다른데서 찾아보니 P=parent, A=adult, C=child고 CP=critical parent, NP=nurturing parent, FC=free child, AC=adapted child라서 위에 나온 다섯가지 마음에 대한 설명이 잘 못 써진것 같다. 특히 "부모의 마음 A"는 "어른의 마음 A"로 고쳐야 할 것 같다. 


첫번째 시도.

ABACB

분별이 지나친 타입


▷ 성격
일 이외에는 있을 곳이 없는 타입입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좋아 뛰어들고 있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멉니다. 실제로는 사회를 속박하는 고정관념에 단단히 얽매여 있는데다 무미건조한 이성이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어두운 천성 탓에 좀처럼 자신을 즐길 줄 모르기 때문에 손에 닿는 대로 일에 몰두하며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사리분별이 지나쳐 세상이 뻔히 들여다보이고 자신의 속도 훤히 보인다는 것도 이유중하나입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아무리 부탁을 받고 돈이 된다 해도 적당히 바보 흉내를 내며 여유를 즐기는 재주는 좀처럼 부릴 줄 모릅니다. 그 결과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 무섭고 어쩐지 다가서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열중할 수 있는 오락이나 취미를 찾는 것이 이런 타입들의 당면 과제입니다.


두번째 시도.

BCACB

냉정한 현실지향 타입 2

▷ 성격
세 가지 유사한 타입 가운데 가장 무난한 타입입니다. 무감동에 암울하기만한 일상을 보내는 것에 비해 마음의 갈등이 거의 없는 타입이기 때문입니다. 또 대외적으로는 현실지향의 강한 이성이 작용해 생활상의 실수가 거의 없고 일도 빈틈없이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주위사람들로부터 비난이나 미움을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뿐, 주위에서 친근하게 접근해 가기에는 너무 굳건한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것들만 하고 있으면 된다'라는 이념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이 타입에게 있어 여러 가지 취미 같은 것은 시시하게만보입니다. 게다가유홍업소의 출입 같은 것은 최고의 낭비와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나온 "분별이 지나친 타입"은 맞는건 맞는데 틀린건 너무 틀려서 (기분이 나빠서 -_-;;) 다시 해봤는데 뭐 크게 다르지 않네. 결국 비판적인 마음이 용서하는 마음보다 크고 자유로운 마음이 부족하다는게 총론. 그리고 "어른의 마음"이 항상 압도하는데 이건 사실에 입각해서 사물을 판단하려는 부분이란다. "분별이 지나친 타입"에서 일 이외에 있을 곳이 없진 않은데 뒤에 두 문장은 딱 맞는 것 같다. 무미건조한 이성을 벗어던지면 뭔가를 좋아서 뛰어들 수 있을까?


여기에 링크된 "연애 능숙도 -_-;;" 결과 - http://lovecapability.com/love/result.php?vc=Qi9CL0IvQi9C


뭔가 다 미숙한게 딱 맞네. 


어쨌든 결론은 지나친 이성과 무미건조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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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나라 땡스기빙이라고 앤아버까지 놀러 가서 가벼운 쇼핑 후 술로 달리고 음식으로 달리고 돌아왔더니 극심한 월요병이 걸렸다. 간만에 장거리 운전을 해서 그런지 허리도 아프고 오늘 아침에 샤워하면서는 코피도 쏟았다. 연구실에 와서는 한층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면 안 되는걸 알지만 무서운 관성의 법칙.


앤아버에서는 유부남이 된 재한이의 부러운 일상을 간접 경험하며 마침 맡아주고 있던 고양이와 놀았다. 고양이는 (고양이의 표본! 아메리칸 숏 헤어!) 귀엽다. 외로운 일상에 힘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느끼지만 이를 받아주지 못하는 저주받은 몸 때문에 있는 동안 내내 콧물을 폭포같이 흘렸다. 그래도 신경을 쓴 탓에 눈물이 폭포같이 흐르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첫날 과음한 탓도 있지만 둘째 날에 콧물을 너무 흘리느라 힘있게 놀지 못해서 아쉽다. 


콧물폭포의 주범 헉.




일요일에 컨디션이 좋을 때 도망치듯 나온 것까진 좋았는데 국경에서 다리 넘는 데만 한 시간 -_-;; 다른 데가 막히기라도 했으면 좀 덜 억울 했을까. 미국도 아니고 캐나다도 아닌 다리 위에서 소변을 겨우겨우 참으며 버텼다. 다행히 미리 준비해간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이 심심함을 달래줬다. 2010년 11월분을 듣고 있는데 이때 가을방학이 앨범을 냈나 보다. 가을방학이 나오는 '일요 야설 무대'를 들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속아도 꿈결'이 이상의 책에 나오는 내용에 곡을 붙인 건 줄 몰랐네. '가끔 미치도록...' 라이브는 역시 좋더라. 월요일 코너인 10cm와 옥상달빛의 선곡 대결과 화요일 코너인 헉소리 상담소도 오랜만에 라디오 듣는 재미를 한층 끌어올려 줬다.


장거리 운전이 힘들긴 하지만 오랫동안 라디오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라디오에 집중하면 일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게 힘들어서 같이 하지 못하는데 운전만은 할 만하다. 라디오 들으러 운전하러 가볼까? 이딴 생각이 드는 걸로 보니 월요병이 진하게 걸리긴 했다.


오늘의 선곡은 속아도 꿈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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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쩌다 보니 어플리케이션을 부랴부랴 마무리해서 지난 주말에 다 보내고 오늘 보니 교수님들이 추천서를 다 업로드 하신 듯 하다. 같은 연구실에 다른 포닥애가 참 열심히 고쳐쓰는 걸 보고 있으면 내가 너무 대충 하나 싶기도 하다. 뭘 믿고?


#2.


산티아고 길을 걷는거나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을 생각하다 보니 이러다 다 떨어지는 것도 차라리 속 시원하겠다 싶다. 공식적인 백수가 되면 좀 돌아다닐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돈은?' 이라는 생각이 들면 좀 불안하기도 하다.


#3.


이제와서 누군가를 만난다는게 쉬운일은 아닌 것 같다. 예전에 웅쌤과 축제기간에 팀 사람들이랑 막걸리 마시면서 웅쌤이 "내 마음이 이미 콘트리트라 웬만한 섭동에 불안정 해지지 않아." 라고 하신 말씀이 이해되고 있다. "불안정"이 갖는 부정적 의미보다 굳어가는 내 마음이 서글픈 하루.


#4.


요새 리눅스에서 크롬이 이상하다. 뭐가 문제지?


#5.


하루 하루가 그리 즐겁지도, 딱히 외롭거나 우울하지도 않은게 그냥 떠나고 싶다. 하지만 용기가 없다.


#6.


가리워진 길 - 원곡 유재하, 옥상달빛 커버 in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7.


깜빡할 뻔 했는데 꿈얘기를 써야겠다. 웅쌤이랑 이브랑 셋이 있었는데 웅쌤이 내가 기대한 것 보다 열심히 안해서 연구가 엉망이라는 얘기를 했다. 영어도 엉망이고 맨날 노느라 열심히 안해서 진도도 늦고 뭐 이런 얘기. 이건 정확히 내가 갖고있는 자격지심과 일치한다. 아침에 깨다 자다를 반복하면서 꿈을 이어갔는데 막판에 이브가 격려하려는 찰나에 깼다가 '아 꿈이구나'를 깨닫고 나니 더이상 꿈이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격려는 받지 못했다는 슬픈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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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테니스 동호회 회장님과 얘기하는 와중에 촉발된 내기를 해결하기위해 찾아본 테니스 그립법.

고등학교 체육시간에 배울때나 한국 동영상에서 (주원홍 감독, 2012/11/18 - [Sports] - 테니스 기초기술) 설명하는 그립법인

"라켓면을 쓸면서 내려와 악수하 듯 잡는 것이 이스턴"

"라켓을 내려놓고 들어올리면서 잡는 것이 웨스턴"

이라는 식의 그립법에 대한 설명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이 핵심.

실제로 내가 이스턴이라고 생각하고 잡고 있던 그립이 거의 컨티넨탈이었으며, 라켓을 주우면서 자연스럽게 잡히는 그립은 오히려 (index nuckle이 3-4 bevel에 위치하는) 이스턴이나 세미웨스턴 그립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쩐지 탑스핀이 안먹히더라니. 뭔가 정량화 된 걸 좋아하는 과학자의 마인드가 아니어도 저런 두리뭉술한 설명보다 "초보자들은 index nuckle이 3-4 bevel에 위치하도록 잡고 치는 것이 좋고 근력이 충분히 발달되어 더 많은 탑스핀을 원할경우 4-5까지 가는 것도 가능하다." 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알아듣기 쉽고 정확한 설명이 될 것 같다.


나의 이전 그립은 거의 2.5에 위치하고 있었구나. 3.5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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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영어 잘들린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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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겨울







봄?





봄!






여름은 없네. 


런던에 아는 사람이 생기기전.

캐나다 처음 와서 여기저기 다닐때 찍은 사진들 중에서 나무만 모아보니 나름 느낌이 있네.

나무 사진 좀 찍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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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 쯤일거다. 

수능 끝나고 카이스트에 놀러가서 빈둥거리다가 본격적으로 담배를 피기 시작한게.

모든 흡연자들이 그러하듯이 쉽게 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다.

그리고는 딱히 끊을 이유를 찾지 못하기도 했고,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같이 담배를 피고 있었기에 흡연이라는 행위 자체가 괜히 친밀하게 느껴졌다. 

중간에 작은 금연 시도가 있었지만 이내 다시 피웠다.

금연의 어려운 점은 다시 피기가 너무 쉽다는데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2009년 12월 쯤에 금연을 시작했다.

계기는 미국에 체류기간이 이전에 비해 길어지면서 준비해간 담배가 떨어졌고,

메릴랜드에서 나를 챙겨주던 선배가 금연중이면서 나에게도 금연을 종용했고,

한창 연애중에 담배는 끊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오고 있어서

이 기회에 끊자 싶었다. 

금연은 사소한 이유로 시작해야 성공한다는 괜한 생각이 있었기도 했고.

그 뒤로 금연을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6개월 쯤 지나고 한대 핀 적이 있지만 연속성이 없으니 금연중이라 할 만했다.

디펜스를 준비하는 기간, 발표하는 날 괜히 담배한대가 피고 싶었지만 잘 참았다.


2년을 순조롭게 채워가던 중 실연이 있었다.

실연과 흡연은 매우 자연스러운 연결이다. 

다행인 것은 내가 캐나다에 있어서 다시 담배를 피는게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이었다면 너무 쉽게 담배를 살 수 있고 가격도 싸니까 아마 다시 폈을거다.

담배를 보이게 진열하지 않는 것과 가격을 올리는 것은 금연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긴 한 것 같다.


그리고 그 둘의 연결이 너무 자연스럽기에

실연의 결과로 흡연을 하는 것은 왠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참았다. 

잘 참았다.


여름에 오랜만에 한국에 가서도 담배를 피지 않았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도 담배를 피지 않았다.

오랜만에 본 친구들은 흡연자가 몇 남아있지 않았다.

누구는 결혼해서,

누구는 건강상의 이유로,

...


학회차 중국에 가서도 담배를 피지 않았다.

중국의 더러운 공기속에서도 담배를 피지 않았다.

비흡연자들은 공기가 더러우면 더 피고 싶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봄의 독한 황사에 이를 중화시킨다는 핑계로 담배를 무는게 흡연자들이다.

어쨌든 잘 참았다.

아니 별로 피고 싶지도 않았다.


한국에 돌아와서 만났다.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길에 담배를 샀다.

자연스러웠다.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남은 시간동안 계속 담배를 폈고,

캐나다로 나오면서 담배를 사서 나왔다.

나의 금연은 2년 8개월 정도로 끝났다.


사온 담배를 다 피고는 끊어야겠다 싶었다.

다 피고나니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끊어야 하지? 

그래서 담배를 샀다. 

한갑에 거의 10불하는 담배를 세갑을 피고나서 다시 고민하고 있다.


자. 나는 이제 나가서 담배를 사와서 필 것인가? 

오늘을 새로운 금연의 시작으로 할 것인가?


나름 금연을 하는동안 금연이 참 쉬웠다.

그게 쉬울 수 있었던데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의지가 강하다는 따위의 이유가 아니었다.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다.

나를 되돌아 보게하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

결국은 사람으로 귀결된다. 내 인생은.


금연을 이어가볼까 하고 담배인생을 회상해보려 쓴 글인데,

나는 지금 담배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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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줄이 끊어진 라켓에 새 줄을 장착하고 나서 스트로크에 힘이 실리는 느낌이다. 처음에 잘 모르고 산 라켓은 아직 줄은 괜찮긴 한데 기본적으로 텐션이 약한 녀석이었다. 두번째 라켓은 코스트코에서 산건데 텐션이 좀 더 강해서 이걸로 치고 있었는데 줄이 끊어지면서 처음 라켓으로 치니까 뭔가 세게 쳐도 세게 안나가고 계속 삑사리만 나서 테니스 실력이 참 안는다고 한탄하고 있었는데, 끊어진 라켓에 새줄을 매서 텐션을 60으로 맞췄더니 스트록이 빵빵 나가는게 완전 기분이 좋다. 이번주 월요일에 라켓을 찾았는데 그날은 완전 날라다녔다. 수요일은 조금 안 좋았는데 오늘도 나쁘지 않은걸로 봐서 그동안 실력은 늘었는데 라켓이 구려서 발현이 안됐던 거라는 결론을 내심 내리고 기뻐하고 있다. 아직 일관성이 좀 떨어져서 파워는 전반적으로 늘었는데 잘 걸린다. 내일 아침에도 치기로 했으니 확실히 끌어 올려야겠다. 물들어올때 노를 저어야지. 역시 목수가 장비 탓을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라켓 자체는 아직 좋은걸 쓰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 뭔가 필요를 느끼는 때가 온다면 더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빨리자야지 내일은 7시에 쳐야하니까.


--


그리고 오늘 아침 7시에 일어나서 테니스를 쳤다. 무려 11시 반까지 치고 뻗어서 자다가 6시에 일어났다. 이제 곧 탁구치러 가기로 했는데 가는게 현명할지 쉬는게 현명할지 의문이다. 아 삭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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