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 있는동아 마침 가을방학이 음반을 발매해서 덜컥 CD를 사버렸다.

열심히 듣고 있는데 신승의 말을 빌리자면 '딱 지들 같네.'

부정적인 의미라기 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노래를 그들답게 만들어 놨다.


특히 '지들 같은' 노래 두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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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이 없어서 gimp로 발 합성. 별 사진에 써먹으려고 배워뒀던 레이어 마스킹을 이렇게 써보는구나. 보람차다.

연사속도가 빠르지 못해 초반 한바퀴 회전이 온데간데 없네. 저 높이와 비거리를 보라.











==


페북에도 올렸지만 블로그에도 추가. 


인생사 새옹지마라 처음 캐나다 촌구석으로 포닥 올 때 연아를 만날 줄 어찌 알았겠나. 

연아가 우리집 앞에 맛도 없는 김치하우스에서 밥을 먹었다니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구나. 


스핀 돌고 나면 얼굴이 벌개지고 쇼트 프로그램 풀로 연습하고나니 얼굴에 땀이 흥건하더라. 

두 아이의 아빠인 40대 형이랑 둘이서 매우 안쓰러워 했음. 

직접 보고나니 한동안 뜨뜨미지근 했던 팬심이 불끈 불끈 솟는구나.


연아야 고생이 많다. 오빠가 격하게 아낀다. 내일 쇼트 화이팅! 금요일에 또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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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아 (醜奴兒) - 신기질 (辛棄疾)

소년 시절 슬픈 맛이 어떤 건지 몰라
높다란 누대에 오르길 좋아했지요.
높다란 누대에 오르고 올라
새 노래 지으려고 억지로 슬픔을 짜냈지요.

지금은 이제 슬픈 맛 다 알기에
말하려다 그만둔다.
말하려다 그만두고
아! 서늘해서 좋은 가을이어라 했지요.

少年不識愁滋味
愛上層樓
愛上層樓
爲賦新詞強說愁

而今識盡愁滋味
欲說還休
欲說還休
却道天凉好個秋

--


김연수의 '지지 않는다는 말'을 읽다가 발견.

그 맛을 알기 전에는 억지로 누대에 오르고 슬픔을 짜내야 했지만 알고나면 그냥 좋은 가을이라 읊조리고 만다.


+ 그 맛을 안다면 '아! 서늘해서 좋은 가을이다'라는 말에서 그만둔 말들을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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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사람이 연주한 CD를 들을 때면 음계의 진동가지 느끼고 싶어서 저절로 숨을 참게 돼.

그녀가 소개한 피아니스트는 클라라 하스킬이었다. 


클라라 하스킬은 6살 되던해에 한번들은 모짜르트의 음악을 악보도 없이 그대로 연주하고 

또, 즉석에서 조옮김을 해서 연주했다고 한다. 

그리고 빠리 콘체르바토르에 입학해서 우등으로 졸업을 했고,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있는 미모의 소녀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런데 그런 소녀에게 갑자기 병마가 다가왔다. 

그녀는 18살에 희귀병인 세포 에 걸려서 4년동안 온몸에 깁스를 하고 지내야 했다. 

12년이라는 오랜 공백끝에 그녀가 무대에 올랐을때 관중들은 너무 놀라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답던 소녀는 사라지고 곱추로 변한 흉한 모습의 여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무대를 본 사람들은 모짜르트의 모짜르트라며 그녀를 칭송했지만 그녀의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유대인이었던 그녀는 길고 긴 피난길에 올라야 했고 또다시 병마와 싸워야 했다. 

그녀는 피아노를 연주할 때마다 격렬한 고통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레퍼토리가 다양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연주한 모짜르트는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워서 지금까지 전설로 남아있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런 불행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매우 밝은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원망하지 않았고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행복에 집중했다. 

그녀의 일생은 행복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이런 대답을 들려준다. 


불운에 집중하는가 아니면 행운에 집중하는가.


문제는 포커싱이다.



2011년 1월 14일자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 그녀가 말했다


라천을 듣다가 이 이야기가 귀에 꽃혔다. 어쩌면 불행에 처한 사람에게 뻔하게 할 수 있는 말. 이런 말을 쉽게 하는 것은 불운 속에 있는 (또는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오히려 큰 상처가 될 지 모른다. 하지만 요즘들어 느낀 인생의 진리인 '새옹지마'를 적용하는 태도, 즉,


 '불운을 겪을 때 다가올 행운을 기대하는가' 아니면 '행운이 왔을 때 다가올 불운을 걱정하는가' 


와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태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일 수 있다. 청담동 앨리스에 나온 한세경처럼 '행운을 기대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결국은 행운에 집중하고 다가올 행운을 기대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의 조건일 수 밖에 없는데.


라디오에서 이 이야기 이후에 클라라 하스킬이 연주한 모짜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0번 3악장 알레그로가 흘러나온다. 이 부분을 잘라서 8분짜리 mp3로 만들었지만 저작권에 걸리니 공유하지 못하는게 안타깝다. 원한다면 개인적으로 요청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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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와 송혜교의 조합으로 기대하고 있던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시작했다. 학부 3학년 2학기 폭풍같이 몰아치던 과제에 허덕일 때, 제대하고 서울로 놀러와 있던 형의 영향으로 보게된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양자역학, 열역학, 천체물리, 천문관측, 항성대기라는 무시무시한 전공의 압박속에서 마지막 기말과제들을 폭풍처럼 마치고 시험을 앞두고 '잠깐 한두편만 볼까?'하고 시작했다가 앉은자리에서 정주행 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이후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드라마를 모두 정주행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던 드라마.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던 일본어 제목 '아이난떼 이라나이, 나츠'. 


'그 겨울...'을 보는 동안 뭔가 어설픈 느낌에 다시 찾아서 1편을 보니 '사랑따윈...'도 꽤나 어설픈 드라마 였구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면서 '괜히 다시 봐서 그 때의 감동을 잃어버리는구나'하며 후회하고 있을 즈음 1편이 끝나면서 OST가 흘러 나온다. 그 순간 그 시절, 학부 3학년 2학기 자취방의 기억이 와락 덥쳐온다. 1층에 오락실과 어심, 2층에 헝그리즘, 3층에 성인 PC방이 있던 그 자취방. 지금 내가 있는 아파트의 bedroom 크기의 1/3만한 작은 방에 8개 정도의 방이 하나의 화장실을 공유하게 설계되어 있던 그 방. 그 방에서 놀러온 형의 자존심을 긁는 잔소리를 하며 불편하게 지냈던 그 시절. 자잘하고 세세한 기억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사랑따윈 필요없는 "여름"과 바람이 부는 "겨울"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노희경 작가가 겨울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왠지 두 드라마의 진도를 맞추며 평행하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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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사가 어떻게 고등학생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감성이지? 대학교 자취방에서 잉여잉여 해 봐야 느껴지는 '싸구려커피' 같은 감성이 아니란 말인가. 대형기획사 3사에서 획일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는 YG가 제일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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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랖에 누군가 최고의 시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 뭐냐고 물었다.

댓글에 수많은 시가 달린다.


난 아직 최고의 시를 고를만큼 내 마음속에 시가 많지 않다.

이럴땐 남이 골라준 시를 읽으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뭔가 컴필레이션 음반을 듣는 듯 한 기분이다.


혹자는 'XX 베스트'라던가 컴필레이션 앨범은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한다.

앨범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냥 괜찮은 노래를 모아놓은 것이 아니기에.

뭐 그렇기도하고 아니기도 하겠지. 요즘같이 한곡씩 나오는 세상에선 더더구나.


그런 의미에서 시집을 하나 사서 읽어야 겠다.


처음 글쓴이가 꼽은 베스트.


황혼 - 이육사


내 골방의 커-텐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황혼을 맞아드리노니

바다의 흰 갈매기들 같이도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보련다

그리고 네 품안에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

 

저 십이성좌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종소리 저문 삼림 속 그윽한 수녀들에게도

시멘트 장판우 그 많은 수인들에게도

의지 가지 없는 그들의 심장이 얼마나 떨고 있는가

 

고비사막을 걸어가는 낙타탄 행상대에게나

아프리카 녹음속 활 쏘는 토인들에게라도

황혼아 네 부드러운 품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지구의 반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겨다오

 

내 오월의 골방이 아늑도 하오니

황혼아 내일도 또 저 푸른 커-텐을 걷게 하겠지

암암히 사라지긴 시냇물 소리 같아서

한번 식어지면 다시는 돌아올 줄 모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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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학교2013.

재밌고 슬프고 안타깝다.

실제 학교는 이보다 더 슬프고 안타깝겠지. 더 재밌을 수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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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앨리스. 오늘을 위해 그 동안 말같지도 않은 신데렐라 연애얘기 하면서 달려왔구나. 




2012/02/01 - [Daily Log] - 중산층 엘리트. 이 글에서 인용했던 스랖에 올라온 글 '서울대에 중산층이라...'에서 

두산그룹 회장 아들 박서원이라고 있다. 광고계에서 유명한 사람이다. 어릴때부터 동네 양아치서부터해서 대학교들어갔다 자퇴했다 유학갔다 유학가선 전공을 5번쯤 바꾸고 그러다 그러다 디자인에 흥미를 느껴 그걸 존나 열심히 공부해서 광고계의 대부중 하나로 자리잡는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내가 노력해서 성공한건데 사람들이 왜 '역시 재벌2세니깐 성공했지'라는 눈초리로 바라보는지 모르겠다"

라는 얘기가 있었다. 자기만 모를거다. 양아치 짓을 해도 억지로라도 대학에 보내주고 유학도 보내주고 전공을 5번쯤 바꾸면서 흥미 있게 열심히 공부할 것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사람이 몇명이나 될 지.


중간에 나오는 차승조의 독백.

청담동이 뭐라고... 한세경은 그렇게까지 해서 들어오려고 했을까? 여긴 그냥 내가 사는 곳일 뿐인데.

나도 '서울대(또는 과학고)가 뭐라고... 그냥 내가 다니는 학교일 뿐인데.'라고 쉽게 말한적이 있었을 것이다. 거기에 목메고 사교육에 열을 올리는 부모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면 차승조나 박서원이나 다를 바 없는 건지도.



내가 잘 되면 다 내가 열심히하고 잘나서 그런 줄 알지. 인생사 새옹지마에서 나쁜일 이후에 좋은일을 기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는게 한세경이 얘기하는 '행운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얼마나 큰 행운인지. 주변에서 (부모님을 포함한) 모두가 얼마나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준 것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겸손하자. 겸손하자. 겸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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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어릴때는 시는 허세다 싶었는데, 나이가 드니 시가 길게 쓴 글보다 뭔가 알 수 없는 감동을 준다.


녹두장군의 식도락 블로그를 보다 스쳐 읽은 시가 참 맛있구만.


근데 이렇게 옮겨 쓰다보니 시는 무단 전재/배포를 해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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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이 뽑은 2010년 탑 10.


국내


1. 옥희의 영화

2. 시

3. 경계도시 2

4. 하하하

5. 부당거래

6.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7. 시라노 연애 조작단

8. 불청객

9. 이끼

10. 내 깡패같은 애인



3, 4, 6, 8을 안봤고 2는 대충 봤네. 3부터 한번 봐야겠다.


국외


1. 시리어스 맨

2. 하얀 리본

3. 500일의 썸머

4. 예언자

5. 엉클 분미

6. 소셜 네트워크

7. 아바타

8. 토이스토리 3

9. The Hurt Locker

10. 공기인형


3, 6 밖에 못 봤군. 챙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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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없고 하여 크리스마스 연휴에 집밖으로 한발짝도 안나가고 일해야지 했는데 역시 집에서는 일이 잘 안된다. 이래저래 빈둥거리다가 그사세를 다시 보기로 결정하고 3일에 걸쳐서 봤다. 이거 참 옛날 생각 많이나네. 이 드라마가 시청률이 5%대 밖에 안나왔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2008년 겨울. 연애를 시작할 당시에 본 드라마인데다 얘가 워낙 여기에 빠져 있어서 난 오히려 별로라고 생각 했었는데, 다시 보니 잘 만든 드라마인걸 인정하게 된다. 매 회 나오는 나레이션은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통찰이 있고, 3년의 연애가 끝나고 1년이 지나고 나니 그 당시에는 잘 이해하지 못 했던 드라마의 내용도 꽤나 와닿는 부분이 많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어서 좀 끄적거릴라고 했는데 글로 잘 풀어내지지가 않네. 


이상하다.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일 안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얘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 세워야만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건 아니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 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들은 될 수 없다.

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일 뿐…




궁상맞은 2012년의 연말은 이렇게 흘러간다.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423376


http://blog.naver.com/jinglej


만화란 얼마나 많은 정보와 감정을 손쉽게 전달해 주는 매체인가.


산티아고 길을 걷고 싶게 만든다.


혼자가서 사람들을 만나 동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친한 친구와 가서 서로 의지하면서 걸으면 참 즐거울 것 같고,


형이랑 가서 오래동안 그리 가깝지 못 했지만 최근 조금씩 돈독해지는 우애를 다지는 것도 행복할 것 같고,


부모님과 가서 부모님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되면 매우 감사할 것 같다.


언젠가 생길 (진짜?) 미래의 연인이나 아내와 같이 간다면 정말 사랑스럽겠지.


비정규직인 포닥생활이 불안하긴 하지만


뭔가를 떨치고 나서서 일탈을 경험하기에는 또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


꼭 간다. 멀지않은 미래에.



와 얘들 완전 대박이네. 여자애는 살짝 김예림 닮은듯?

노래 잘하는 것도 좋지만 얘들이 남매라는게 더 부럽다. 왠지 따뜻한 가족애를 가진 가정일 것 같다. 

요즘들에 내가 갖지못한 재능을 갖고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이 커지고 있다.

예술, 체육, 문학 등등.

조금씩 키워가야지. 기타나 사서 연습좀 할까.


다리꼬지마 다 다리꼬지마 다리꼬지마 다 다리꼬지마 다리꼬지마 다 다리꼬지마 


네가 시크를 논해서 내 본능을 건드려 
앞 뒤 안가리고 다리 치켜들고 반대 다리에 얹어 
다릴 꼬았지 아니꼬왔지 
내 다리 점점 저려오고 피가 안 통하는 이 기분 

네가 도도를 논해서 내 본능을 건드려 

주먹 불끈쥐고 책상 내리치고 모두를 주목시켜 

다릴 꼬았지 배배 꼬였지 

발가락부터 시작 된 성장판 닫히는 이 기분 


거들먹 거들먹 거리는 너의 그 모습에 

내가 진리다 라는 그 눈빛 가득한 모습에 

괜한 승부욕이 불타올라 짧은 다릴 쭉 뻗고 다릴 꼬았지 


시내에 나가 보다보면은 여기저기 알록달록 Thick of thin 

한 여러 색깔 종류 치마 바지들 중에서도 튀고 튀는 요염한 다리들 

다리 꼬고 시내 외각 벤치에 앉아 누굴 기다리는지 

초조한 표정을 짓는 줄 알았더니만 그게 아니였더라 

다리 저려 그러는 거라나 


다리 꼬지마 다 다리 꼬지마 다리 꼬지마 다 다리 꼬지마 

다리 꼬지마 다 다리 꼬지마 다리 꼬지마 다 


다리 꼬지마 다 다리 꼬지마 다 다리 꼬지마 다



가을이다.


앗. 끝났나? 


작년엔 못 느꼈는데 겨울의 우울함이 벌써부터 느껴진다. 

4월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할텐데...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좋은 노래는 꼭 뛰어난 가창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만약이라는 두 글자가 오늘 내 맘을 무너뜨렸어 
어쩜 우린 웃으며 다시 만날 수 있어. 그렇지 않니?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우습지만 예전엔 미쳐 하지 못했던 생각도 많이 하게 돼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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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내 인생

저자
김애란 지음
출판사
창비 | 2011-06-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두근두근 이 여름, 가슴 벅찬 사랑이 시작된다!청춘의 가슴 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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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소설책이다. 한국에서 사들고온 책 목록 중에도 유일하게 있는 소설책. 딱히 소설을 싫어한다기 보다 책을 고를 때 당장 내가 부족하게 느낀 인문사회적 교양을 쌓는데 너무 목적을 둬서 그런지 소설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래도 소설책도 하나는 읽어야지 싶어서 선택한게 이 책이다.


사설이 길었는데 연구실에 갖다놓고 심심할 때 봐야지 하다가 하루동안 연구는 안하고 책만 읽었다. 오피스에서. -_-;; 처음엔 그냥 그랬는데 좀 지나니 너무 자연스럽게 읽혀서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다 읽고 막연히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소설책을 읽고나면 그런 생각이 가끔 드는데, 특히 주인공이 글을 쓰는 그런 내용이 있으면 더 그렇다. 왠지 내 자전적인 이야기를 써내려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 천문학과 대학원생이 주인공인 그런 소설을 쓰면 재밌겠다는 생각. 뭐 이런저런 책과는 관련없는 생각을 하다가 일단 감상부터 써야 겠다고 제목을 써놓고 저장해 놓은지 어느새 1주일이 지났다.


주인공이 조로증에 걸려서 곧 죽음을 앞둔 아이니 내용이 다분히 신파적일 수 있는데 그런 느낌이 들지않고 어찌보면 가볍게, 어찌보면 유쾌하게 써내려갔다. 전체 소설보다 뒤에 실린 주인공이 쓴 단편이 더 짧게, 강하게, 흡입력있게 다가오긴 했는데 그렇다고 전체 소설이 지루했던 건 아니다. 나름 아름이와 서하의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하다가 뒤통수 때리는 반전(?)에 좀 충격을 먹기도 했다. 주인공인 아름이가 '사랑의 리퀘스트'스러운 프로에 출연하면서 했던 다분히 삶에 대한 철학적인 얘기도 나름 공감가고 울림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낫지 않는 병에도 돈을 내려 할까요?"

라는 질문을 하는 부분에서 철저한 현실감을 느꼈다.


"사람들이 쓸데 없다고 생각하는 천문학에도 돈을 내려 할까?"하는 질문과 책에 나온 대답처럼 "... 그래도 중요한 건 사람들이 너를 (천문학을) 좋아하게 만드는 거야."가 정답일 것 같다는 다소 직업병적인 생각을 하면서... 뭐. 긴 시간규모에서 천문학은 뭔가를 변화시키기는 하지만 조금 다르다고 애써 생각도 하면서 결국 '좋아하게'만들어야 한다는 건 사람들이 혹 할 수 있는 제안서를 써야 한다는 거겠지 싶어서 우울했다. 


아. 소설을 참 못 읽는구나 싶다.


--

덧. 책을 보고 찾아보니 은근 비평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072119295&code=960205


링크된 기사에서 "... 통념에서 벗어날 때의 장편도 장편이라 할 수 있을까?"라는 비평을 보니 뭔가 꼰대스럽다. '꼰대스러움'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 불끈 하지만 '통념에 부합하는 장편'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딱히 뭐라할 순 없다. 무지한 이과생으로서는 인문학, 예술, 체육에서 '통념'이라는게 과연 꼭 지켜야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시작은 '통념을 따르는 틀 안에서의 우수함'을 보이고 그 뒤에 '파격'이 따라와야 한다는데 어느정도 동의는 하지만...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저자
이덕일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00-09-0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한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논란의 대상. 조선왕조실록에 3천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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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의 시선집중 중 '토요일에 만난 사람들' 코너에서 처음 이덕일이라는 사람을 접했다. 어눌한 말투와는 달리 매우 흥미있는 내용을 차분히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매우 끌렸고,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덕일씨는 역사학자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로는 여러가지 논란이 많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주류 사학계가 조선시대 노론 벽파에서 이어져온 식민 사관에 뿌리를 두고있고, 자신이 그것을 비판하는데 따른 반발이라는 식으로 논란을 일축한다. 주류 사학계의 주장은 그의 사료 해석의 근거가 빈약하다고 이야기 하는데, 역사에 대해 정돈된 지식이 없는 나로써는 판단 불가이다.


단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이고 그의 책은 꽤나 흥미롭게 잘 써져있다. 이 책에서 그가 비판하는 송시열이라는 사람에 대한 평가가 '승리자'인 노론에 의해 미화되었는지 아니면 그가 주장하는대로 송시열은 그리 좋은 정치가가 아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역사의 진실을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사람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통해 나의 삶을 반추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니 나에게는 충분히 유익한 책이다.


이덕일씨가 송시열의 정치 방식이 지나치게 당론 중심적이고 사대부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며 주자를 지나치게 받들어 주자의 해석에 토를 다는 것에 대해 병적으로 반응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비판을 해 놓았지만, 송시열 개인의 삶을 봤을 때 청렴하고 효자이며 학자로써 끝없이 연구하는 대학자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거꾸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라는 공식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의 해석을 받아들인다면) 송시열은 분명 수신에 성공한 사람이나 치국에 있어서 현재 보수진영의 정치 행태와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보수진영의 대권주자는 수신에 조차 성공하지 못했지만.) 명분으로 북벌을 논하지만 실제 행하지 않으며, 백성을 살피는척 하지만 대동법의 확대 시행을 반대했으며, 자신의 제자로 이루어진 당파(서인)의 당론을 지나치게 비호하느라 타 당파(남인)을 인정하지 않아 제대로 된 붕당정치를 이끌지 못했다. 그는 오직 사대부(고려시대에는 개혁세력이었지만 그당시에는 이미 기득권 세력이 된)의 이익만을 대변한다. 물론 매번 사화(정권교체)시 상대당을 포용하지 못하는 보복정치를 한 것은 남인도 마찬가지였다.


그 정도의 연륜과 견식을 가진 학자가 왜 그리하지 못 했을까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너무 학문에 몰두해서 그런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강한 근거를 만들기만하고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받아들이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모습은 현대에도 존재하는 몇몇 고집스런 교수들의 모습에서도 투영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기고 '이말도 옳고, 저말도 옳다. 허허허.'라는 황희정승스러운 마인드는 쉽게 생기는게 아닌가 보다. 그게 한 분야에 몰두해 공부를 해온 사람이면 일수록.


학자의 삶을 살고있는 (아직은 부끄럽지만) 나로써는 가장 경계해야할 모습이 아닌가 싶다.


덧. 균형잡힌 책읽기를 위해서 오항녕의 '조선의 힘'도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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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영화 세편을 봤다.



화차 (2012)

Helpless 
8
감독
변영주
출연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 송하윤, 최덕문
정보
미스터리 | 한국 | 117 분 | 2012-03-08
다운로드


김민희 예쁘다. 

뻔한 미스터리물.

그래도 재밌다.



내 아내의 모든 것 (2012)

8.2
감독
민규동
출연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이광수, 이도아
정보
| 한국 | 121 분 | 2012-05-17


임수정 예쁘다.

뻔한 로맨틱 코메디(?)

그래도 재밌다.



의뢰인 (2011)

The Client 
7.9
감독
손영성
출연
하정우, 박희순, 장혁, 성동일, 김성령
정보
스릴러 | 한국 | 123 분 | 2011-09-29
다운로드


뻔한 스릴러(?)

예쁜사람이 안나온다.

그래도 하정우.



어쩌다 보니 셋다 그냥 그런 킬링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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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얘기긴 하지만 그 얘기를 하는 사람에 따라 그 무게는 얼마든지 다르게 들릴 수 있다.

힐링캠프에서 일견 뻔한 얘기지만 안철수의 얘기는 또렷했고 충분한 무게로 다가왔다.

국회에 세력이 없고 국민의 인기만 가진 대통령이 얼마나 힘을 쓸 수 있는가는 여전한 의문이고,

인기란 신기루 같은 것이라 그마저 사라져 버리면 허수아비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되지만,

충분히 응원할만하고 힘을 실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가면 일단 책부터 사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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