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 무엇으로 가난하랴

On Marriage - KAHLIL GIBRAN


You were born together, and together you shall be for evermore.
You shall be together when white wings of death scatter your days.
Aye, you shall be together even in the silent memory of God.


But let there be spaces in your togetherness.
And let the winds of the heavens dance between you.
Love one another, but make not a bond of love:
Let it rather be a moving sea between the shores of your souls.


Fill each other's cup but drink not from one cup. 
Give one another of your bread but eat not from the same loaf.
Sing and dance together and be joyous, but let each one of you be alone,
Even as the strings of a lute are alone though they quiver with the same music.


Give your hearts, but not into each other's keeping.
For only the hand of Life can contain your hearts.
And stand together yet not too near together:
For the pillars of the temple stand apart,
And the oak tree and the cypress grow not in each other's shadow.


결혼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영원히 함께 하리라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삶을 흩어 놓을 때에도 그대들은 함께 하리라 
그리고 신의 고요한 기억속에서도 영원히 함께 하리라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추노아 (醜奴兒) - 신기질 (辛棄疾)

소년 시절 슬픈 맛이 어떤 건지 몰라
높다란 누대에 오르길 좋아했지요.
높다란 누대에 오르고 올라
새 노래 지으려고 억지로 슬픔을 짜냈지요.

지금은 이제 슬픈 맛 다 알기에
말하려다 그만둔다.
말하려다 그만두고
아! 서늘해서 좋은 가을이어라 했지요.

少年不識愁滋味
愛上層樓
愛上層樓
爲賦新詞強說愁

而今識盡愁滋味
欲說還休
欲說還休
却道天凉好個秋

--


김연수의 '지지 않는다는 말'을 읽다가 발견.

그 맛을 알기 전에는 억지로 누대에 오르고 슬픔을 짜내야 했지만 알고나면 그냥 좋은 가을이라 읊조리고 만다.


+ 그 맛을 안다면 '아! 서늘해서 좋은 가을이다'라는 말에서 그만둔 말들을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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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랖에 누군가 최고의 시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 뭐냐고 물었다.

댓글에 수많은 시가 달린다.


난 아직 최고의 시를 고를만큼 내 마음속에 시가 많지 않다.

이럴땐 남이 골라준 시를 읽으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뭔가 컴필레이션 음반을 듣는 듯 한 기분이다.


혹자는 'XX 베스트'라던가 컴필레이션 앨범은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한다.

앨범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냥 괜찮은 노래를 모아놓은 것이 아니기에.

뭐 그렇기도하고 아니기도 하겠지. 요즘같이 한곡씩 나오는 세상에선 더더구나.


그런 의미에서 시집을 하나 사서 읽어야 겠다.


처음 글쓴이가 꼽은 베스트.


황혼 - 이육사


내 골방의 커-텐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황혼을 맞아드리노니

바다의 흰 갈매기들 같이도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보련다

그리고 네 품안에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

 

저 십이성좌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종소리 저문 삼림 속 그윽한 수녀들에게도

시멘트 장판우 그 많은 수인들에게도

의지 가지 없는 그들의 심장이 얼마나 떨고 있는가

 

고비사막을 걸어가는 낙타탄 행상대에게나

아프리카 녹음속 활 쏘는 토인들에게라도

황혼아 네 부드러운 품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지구의 반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겨다오

 

내 오월의 골방이 아늑도 하오니

황혼아 내일도 또 저 푸른 커-텐을 걷게 하겠지

암암히 사라지긴 시냇물 소리 같아서

한번 식어지면 다시는 돌아올 줄 모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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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학교2013.

재밌고 슬프고 안타깝다.

실제 학교는 이보다 더 슬프고 안타깝겠지. 더 재밌을 수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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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어릴때는 시는 허세다 싶었는데, 나이가 드니 시가 길게 쓴 글보다 뭔가 알 수 없는 감동을 준다.


녹두장군의 식도락 블로그를 보다 스쳐 읽은 시가 참 맛있구만.


근데 이렇게 옮겨 쓰다보니 시는 무단 전재/배포를 해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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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테니스를 치는 '낙타'형은 소위 486세대다. 경희대 한의대를 나왔고 80년대 운동권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면 꽤나 격렬하게 운동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한국의 경쟁위주의 교육체계와 MB시대에 대한 불만등을 핑계로 캐나다로 이민와서 한의원을 운영하며 좋아하는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느릿느릿하고 일면 어눌한 말투지만 얘기를 하다보면 내가 갖추고 싶어하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다.


토요일에 신나게 테니스를 치고 과음을 한 뒤 낙타형 집에서 자고 일어나 간단하게 라면으로 해장을 했다. 전날 과음하고 차를 두고 가신 분의 차가 주차장을 막고 있어서 오실 때 까지 집에 못가고 앉아서 간단한 얘기를 하며 책을 읽었다. 내가 한국에서 사와서 빌려드렸던 책 '비그포르스,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를 다 읽으셨다고 돌려주셨기에 아침에 기다리는동안 난 이 책을 읽고 있다가 형 책 중에 보고싶은거 좀 빌려 달라고했다. 책장을 죽 훑어 보는데 이것저것 보고싶은 책이 많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집어들고 옆을 보니 '김수영 평전'과 '김수영 전집 - 산문'이 있다. 시사 교양서 외에 문학책을 좀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김수영 전집 - 산문'을 들었다. 하드커버에 두꺼운 책인데 김수영이 도통 누군지 모르겠다. 무식함을 드러내는게 내심 부끄러웠으나 낙타형에게 물었다. 


나: 김수영이 누구에요?

형: 김수영을 몰라? 김수영이 살아서 한국 문학계의 대부가 이어령이 아니라 김수영이 되었어야 했는데...


그리곤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다. 김수영은 참여문학을 소리높여 주장하면서도 사회를 크게 바꾸지 못하고 현실에서 근근히 살아가는 소시민적인 모습에 항상 자학하고 괴로워 했다고 했다. 시를 주로 썼지만 본인에게 시보다는 산문이 읽기가 편해서 산문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함께. 


네이버 캐스트에서 여러 분야에서 깊이도 있고 흥미있는 내용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네이버에서 김수영을 검색해서 찾아보니 역시 네이버 캐스트가 읽을만 하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23&contents_id=6904) 읽다 보니 그의 무덤에 세워진 시비에 '풀'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앗! 내가 아는 시다. 이 시가 김수영의 시 였다니, 여태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고등학교때 수능 공부하면서 봤는지, 인터넷에서 떠돌다가 봤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시를 어디선가 봤을 때는 당연히 시인의 이름도 있었을테다. 그냥 흘려보내고 읽던 시가 김수영이라는 시인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나니 매우 다르게 읽혀진다. 고등학교때 그리 싫어했던 문학 수업의 수업 방식이 갑자기 이해된다. 치기어린 시절에 왜 시는, 또는 모든 예술은, 해석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지, 작가의 의도를 외워야 하는지,  창작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해야 하는지, 참 몰랐다. 받아 들이지 못했다. 보는대로 느끼는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되는게 아니냐고 항변했다. 수학, 과학처럼 누가 어디서 어떻게 봐도 똑같은 답을 내지 못하는 문학과 예술이 갑갑했다. 


지금도 안다고는 못하겠다. '김수영 전집 - 산문'을 읽고나면 이 시가 또 다르게 읽혀질까. '김수영 평전'을 읽고나면 또 다르게 읽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30년을 자연과학에만 집중해 온 덕분에 요즘 인문학을 접하는게 새롭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마치 어렸을 때 천문학을 접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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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學費封套)를 받어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츰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블로그에 차분히 글 하나 쓰는 것도 괜히 힘들다.

페북에 실실 갈겨쓰면 가끔 내용이 꽤나 길어질 때도 있는데,

블로그는 왠지 좀 더 정돈된 글을 써야 할 것 같아 이리 저리 고민하다 그냥 말곤 한다.


하물며 논문은 어떠하겠는가?

시를 쓰는 사람이 시가 쉽게 씌여지면 그보다 행복한 일이 있을까?

상아탑 속에 스스로를 고립시켜 사는 "그저 학자"인 사람들을 보면

참 뭐하러 저렇게 사나 싶으면서도

그들이 키워온 자기가 해야할 일에 충분한 능력을 갖춘 모습이 부럽다.


캐나다는 남의 나라.

천문학자를 슬픈 천명이라 생각하면서도

논문을 한 줄도 못 쓰는구나.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일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도 쉽게 살지 못하면서

논문도 이렇게 어렵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아직 최초의 악수를 할 수가 없구나.


빨리 논문이나 써야지.

꿈-황인숙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스랖에 짝사랑 관련 시라며 잔뜩 올라와있다. 이게 짝사랑 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이게 맘에드네. 난 아직 꿈인지 알아채진 못하지만.


---

강-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 황인숙 시집, ‘자명한 산책’,문학과 지성사, 2003. 

은갱누나 댓글보고 찾아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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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 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

볼수록 마음에 드는 시로다.

대학교 1학년 겨울에 눈오는날 요트부 창문을 넘어 공대식당 뒤에서
코펠에 정종을 끓여 마시며 눈을 모아서 AAA만세 따위를 쓰며 놀때도
세상의 고민은 다 가진것 같았고 지나온 고등학교 생활을 그리워하기도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그때 만큼 걱정없이, 생각없이 즐겁게 놀았던 때가 또 있었나 싶다.
그래도 그때는 참 나름 고민이 많았는데 말이지.

나중에 나이 마흔이 되서 과거를 돌이켜 보면 서른에 홀로 이러고 있는 것도 그리워 할까?
뭐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혼자 이러는건 좋아질 것 같지도 그리워 질 것 같지도 않다.

교수님들은 포닥때가 제일 좋았다고 하는데 난 안좋으니 교수가 못 될거야.
난 안될거야 아마.
결론이 그지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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