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 기사를 보고 과속 딱지 받은거에 대해 페북에 글을 썼더니 꿈에서 과속 딱지 4장이 한꺼번에 집으로 날아오는 꿈을 꿨다. 무서웠다. 벌금과 벌점에 대한 걱정을 하다가 이건 너무 꿈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꿈이 아닐까 의심을 했더니 꿈이란걸 알겠더라. 열심히 깨서 꿈인걸 확인하고 안도하고 다시 잤다. 아 무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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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처 미팅이 오늘/내일 진행된다. 반은 플라즈마 피직스 관련이라 오늘은 오전 톡만 들었다. 톡을 듣고 있노라니 오만가지 상념이 머리를 스친다.


1. 많은 대가들이 그렇지만 스피처 할아버지는 참 대단하다. 심지어 내가 연구하는데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는 대가임에도 스피처 할아버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하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이번 미팅의 설명을 보니 거의 뭐 내가 하는일의 시조같은 분이다. 워크샵 소개에 나온 표현을 빌리자면 이렇다.


Spitzer is credited with founding the discipline of "interstellar matter," which concerns the gas and dust between stars from which new stars form.


성간물질이라는 분야를 만들었다는데 뭐 더 할말이 필요할까. (살아있었다면) 100세인 분을 기리는 학회다 보니 발표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스피처의 학문적 손자 또는 증손자 뻘이다.


발표자의 절반은 플라즈마 피직스라고 했는데, 스피처는 프린스턴 플라즈마 피직스 랩의 설립자다. 그리고 허블 망원경의 아버지란다. 내가 페이스북에 스피처 할아버지 학회에대해 썼더니 원핵과에서 핵융합을 전공한 동아리 선배가 스텔라레이터를 만든사람이냐고 묻더라. 그게 뭔지 몰랐는데 핫 플라즈마를 잡아두기 위한 장치란다. 토카막이 나오기 전에는 널리 쓰였던 듯 하다.


2. 첫번째 스피커는 MRI로 (MagnetoRotational Instability) 유명한 스티븐 발부스였다. 기체역학을 다루는데 있어서 여전히 선형해석으로 많은 것을 해내고 있어서 나의 로망중의 하나인 발부스는 스피처의 학문적 증손자다. Lyman Spitzer - George Field - Chris McKee - Steven Balbus. 하핫. 한명한명이 내가 하는 연구의 바이블 같은 논문을 써낸 사람들이다. 


스티븐 발부스는 (태선이가 알려줬는데) 머리가 앞뒤로 길다. 딱히 지각하지 않고 보면 이상할 게 없는데 일반적인 isotropic한 얼굴형이 아니라 좌우가 좀 좁고 앞뒤가 좀 길다. 일반적인 형태에 비해. 아무튼 발표를 잘하더라. 바로뒤에 이어진 플라즈마 피직스관련 톡을 하신분과 상당히 비교되게. 


"one slide one idea"


이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다. 또한 스티븐의 톡은 그 특성상 수식을 포함함에도 그렇게 명쾌할 수 없다. Spitzer conductivity에서 시작해서 자신의 연구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참으로 물 흐르듯 부드럽다. 어렵게 봐왔던 여러 논문의 내용을 핵심만 잘 간추려 전달한다. 갖고싶다, 그 능력. 하악하악.


3. 플라즈마 피직스 톡에 가볍게 졸아주고 세번째 스피커인 이브의 차례가 됐다. 아. 이브도 역시 존경스럽다. 스티븐처럼 간단하게 핵심만 전달하는 형태를 취하진 않았지만 논리정연한 그녀의 설명은 또다른 발표의 정석이다. 내가 하고있는 일과는 좀 다른, 더 작은 규모의 코어 형성에 관한 일인데, 이건 내가 산타누랑 하려고 하는 일과 겹친다. 문제는 접근 방향이 좀 다른데,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이브의 접근이 더 그럴 듯 해 보인다. ㅜㅜ 산타누랑 하는 일을 계속 진행해도 될 지 모르겠다.


이브의 발표이후 제리의 질문은 또다른 볼거리. 사실 부부가 같은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이고 같은 학과에 재직하는 경우는 그래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 부모-자식간이 이렇게 천문학이란 좁은 분야에서 one of the top school에 재직하는건 참 신기한 일인 것 같다.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에도 제리가 직접 찾아가서 이브에게 질문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으니 뭔가 부럽고 재미있다. 


4. 운좋게 프린스턴에 오고나서 가만히 앉아서 대가들의 톡을 들을 기회가 많다.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학자들은 톡은 학과차원의 콜로퀴움이 아닌 분야별 작은 세미나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다. 가끔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학자들을 보고있노라면 내가 이짓을 계속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나는 과연 이브의 큰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좋은 붓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나마 좋은 붓이기는 할까 싶기도 하다.


좋은 환경에 있으니 이런저런 자극에 노출 될 수 있어서 좋긴 한데 너무 노출되다보니 한없이 작은 자신이 한심하다. 큰 연못에 있는 작은 물고기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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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ing my postdoctoral period here, I'm considering of conducting a project called "Running stars on the Princeton, a mecca of astrophysics." (Honestly, I really like and agree with the catchphrase Prof. Woong said.) Final goal of this project will have a personal photo exhibition consisting of star trails with buildings in the Princeton University as well as IAS. (If I can't take enough pictures, I will be able to present some of them in AAA exhibition.)


I just naively thought about that when I was walking around the campus in the night. Write this here to remind me. I need to buy a good camera (Canon 5D make II or III) and lenses (thinking of 24mm focal length with F-ratio less than 2.8). I may need them before comet ISON coming, meaning that I should buy them no later than November. See you in the near future, Obsse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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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here. I've been here about a month already. Everything goes well except...


- I've got a speeding ticket, indicating 20mph over the limit (25mph). The fine is $200, and the point is 4. I made a court appointment to reduce the fine. Will it work If I insist that the measurement error of the device would be larger than 1mph, so I possibly exceeded the speed limit only 19mph? Or is it wise just begging the judge's generous for a new comer? Anyhow, the court date will be 10/9.


- I failed the written test for driver's license. Why didn't I prepare it!! How can I know about all details about a stupid GDL program in NJ? I know, it's all my fault. I need to wait till coming Monday to get NJ lisence.


- My paper (with Shantanu) is accepted today. (Wired thing is that the referee didn't give any comments about this decision although the referee spent with this paper about 50 days after my second resubmission.) It's good, in any cases, but it's quite nervous that I should introduce it in astro coffee in front of many "critic" astronomers. 


- I've got a cold on Tuseday. NyQuil/DayQuil helped to get it away soon, but I felt drowsy. I'm not sure that this arises from those pills, though (I felt drowsy when I had DayQuils, too). Anyway, I might not be able to finish the draft by this weekend, the time I said to Eve.



Princeton, a mecca of astophysics (Prof. Woong said, not me!), is full of opportunity to meet (and, if you are active enough, get close with) big names. Furthermore, IAS, where the mood is a lot more academic (in other words, isolated), doubles up this chance! (This semester, Joe Silk, Paul Schechter, Adam Riess are going to give a talk in IAS colloquium. WOW!) It's really lucky to have an exprience in a leading community of my field. Sould be aware of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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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을 듣다가 이동진 기자에 낚여서 본 영화가 몇 편 된다. 대개는 만족스러운데 가끔은 너무 어려운 영화들이 걸린다. 이 영화가 그러한데 주인공들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참으로 벅차다.


스포가 아닌 간단한 줄거리는 복제인간으로 태어나서 장기기증이 가능할 때까지 성장되어서 몇 번의 장기기증 이후에 죽어야 할 운명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다. 그 안에서 사랑의 얘기가 있지만 결국은 왜 그들이 인간으로 여겨지지 못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는 영화이다. 대개의 이런 설정의 영화와는 다르게 이들은 반기를 들지 않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동진 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체념의 정서가 짙게 깔린 영화. 어쨌든 그들은 다르지 않은 인간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는 나는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


사실 이 영화는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는데, 이 책이 그렇게 유명하단다.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소설로 뽑히기도 했다는데, 서점에서 찾아서 읽어보려다가 21불이라는 가격에 흠칫 하고 살짝 내려놓았다. 이동진 기자의 말로는 이 소설의 문체에 강점이 있다는데, 한글 소설도 문체를 잘 못읽어내고 못느끼는 내가 영문 소설을 읽어서 그런게 가능할 지 의문이다. 그래도 한번 도전해볼까? 


Never Let Me Go by Kazuo Ishigu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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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떠나기 3주를 남겨두고 런던 도서관에 대여증을 만들었다. 한국책 코너에가서 은교와 현의노래를 빌렸다. 은교는 영화를 봤는데 뭐 그냥 그래서 망설였지만 한글 소설을 보고싶어서 일단 빌렸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 보고나니 내가 영화를 잘 못 본건지 영화를 잘 못 만든건지 의문이다.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


이적요와 서지우의 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미묘한데 영화에선 왠지 그게 안산다.


"정말 무지한 것은 모르는 것이 아니다. 주입된 생각을 자신의 생각이라고 맹신하는 자야말로 무지하다."


"연애가 주는 최대의 행복은 사랑하는 여자의 손을 처음 쥐는 것이다." -- 연애론, 스탕달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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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news.naver.com/read.nhn?sid1=101&oid=001&aid=0006420586


http://www.snulife.com/?mid=graduate&document_srl=22146061&list_type=V



최근 세법개정안이 시끄럽다.


예전 원천징수관계로 가입했던 납세자연맹에서 메일오더니 이래저래 얘기가 많이 나온다.


스랖에서 근로 소득 기준으로 3450만원이 상위28%라는 것에 대한 허탈감 얘기가 있더라.


상위28%라는 소득의 두배는 받는데 살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뭐 그것도 이해가 되지만 서울대생의 기준이 높다는 댓글들도 이해가 된다.



잘사는 애들은 잘산다는 얘기를 듣는걸 불편해 하더라.


이유는 자기보다 잘사는 애들이 많다는게 이유다. 


근로 소득 기준으로 상위 10%가 대략 8천만원 이란다.


내가 보기엔 상위 10%보다 더 잘사는게 분명한데 최소한 상위 10%라고 얘기해도 아니란다.



가난이 죄가 아니듯 부자인 것이 자랑도 아니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는데


가난이 자랑이 아니듯 부자인게 죄가 아니라고 얘기해줬다.


나는 적당히 잘 살 수 있을 거 같긴한데 왜 아무도 적당히 살아라곤 안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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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ERICA GOLDSON: Graduation speech

만화 출처:

http://zenpencils.com/comic/123-erica-goldson-graduation-speech/


연설문 & 비디오:

http://americaviaerica.blogspot.com.au/p/speech.html


한글 번역: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rlasoaen&logNo=70173221064



====


페친이 아닌 준협이형 글에 좋아요를 누른 인덕이 형 덕분에 보게 됐는데, 좋은 연설이다. 스스로 시스템에 완벽히 적응하는 좋은 노예라는 것을 보였다고 하지만 이런 연설을 할 수 있는 걸로 봐서 노예는 아니었던 듯.


언제나 모범생이 아닌 우등생이길 바랬다. 모든 숙제를 빠짐없이 한 적은 없고,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필기를 열심히 하기보다 멍하니 수업을 "듣고자" 했고, 점수를 잘 못 받는 것에 실망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등 졸업 같은거 한 적은 없지만 학교는 잘 다닌 것 같다. 


예전부터 소위 "애살있는" 애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얘기하곤 했는데, "왜?"를 잘 몰랐다. 그런 "애살있는" 행동이 불편한데, 막상 열심히 하는게 왜 나빠?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었다. 이 연설을 보다보니 아마 그런 "애살"의 근원이 시스템의 요구에 백프로 응답하고 싶은 노예 근성 때문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닐까?


나는 어떤 계기로 이렇게 살 수 있었을까? 부모님께 감사해야 할 일인 것이겠지? 내 자식도 항상 100점이나 A+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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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뿌를 좀 과하게 받았더니 머리가 어지럽다. 처음엔 간단히 시작했다가 Obsession을 보면서 완전 꼭지가 돌았다.


http://www.obsessiontelescopes.com/

http://en.wikipedia.org/wiki/Obsession_Telescopes


telescope making 35





Obsession은 일종의 대구경 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학부시절 탱을 주축으로 동아리 망원경을 만들던 Dobs모임에서 한창 공부하던 책이 바로 Obsession의 창립자(David Kriege)가 쓴 책이다. 그 당시에 한창 찾아보던 망원경을 10년 뒤에 사려고 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Jerry Gilliam 12.5 Classic Obsession





4천불을 투자하면 꿈의 장비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에 한없이 들뜬다. 


http://www.obsessiontelescopes.com/telescopes/12.5/index.php

http://www.cloudynights.com/item.php?item_id=1645


각종 리뷰에서 보이는 12.5" Classic Dob의 모습이 아릅답기 그지없다. 새로 출시된 Ultra Compact Type의 수려한 모습도 끌리지만 역시 클래식의 풍미가 살아있다.




name plates






Obsession 망원경을 사면 제작해 주는 동판! 좋은 뽐뿌다.









간만에 흥분해서 이것 저것 찾다가 Princeton에 AAA가 있음을 발견했다.


http://www.princetonastronomy.org/


이름하여 AAAP. 보니까 천문학과 건물에서 한달에 한번씩 모임도 하는가보다. 여기 끼면 밤에 안전하게 관측도 하고 다른사람 장비로 활동도 할 수 있겠다. 이제 숨을 좀 고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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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런던에서 알고 지낸 분들의 부탁으로 대략 20여명의 어른+아이들에게 간단하게 별자리를 가르쳐 드렸다. 한분이 60mm 짜리 망원경을 갖고 오셔서 토성도 보여드렸는데 초점거리가 400mm고 아이피스가 25mm, 9mm짜리라서 토성 고리를 명확히 보여주는데는 실패했다. 그래도 한 반정도는 고리를 제대로 봤다는 것 같다. 파인더가 따로 없어서 25mm로 찾아서 9mm로 바꿔껴서 보여주는데 금세 흘러서 쉽지는 않다. 일전에 인터넷으로 구매한 중국산 싸구려 그린 레이저가 요긴하게 쓰였다.


애들은 처음에 토성보여 줄 때까진 괜찮았는데 별자리 설명을 시작하니 또 금세 집중력을 잃고 하나 둘 흩어진다. 흥미를 갖고 있는 한 꼬마녀석은 설명은 제대로 안듣고 아이패드 앱갖고 저기에 뭐가 있니, 저게 뭐니 하면서 깐죽거린다. 열심히 설명하는 사람 김새게. 한대 쥐어박고 싶었으나 나도 이제 어른인지라 잘 받아 넘기며 "응~ 그래 저기 뭐 있네. 그 옆엔 또 뭐가 있지?" 뭐 이러면서 원래 설명의 흐름을 건너 뛰어가며 열심히 설명해줬다. 어른들은 은근 흥미를 보이며 별자리 이외에 평소에 주워들은 천문학 상식들을 (대개는 잘못된 상식들) 질문한다. 요즈음 술자리 대화에서 이런 부분을 차분히 설명하며 알려주는데 좀 재미를 들여서 이건 그리 어렵지 않다. 


별자리 설명을 하는 와중에 꽤 밝은 유성이 두개 떨어졌다. 처음 나와서 별을 본 사람들에겐 꽤나 운이 좋은 장면이다. 별자리 설명을 얼추 다 마치고 나니 옅은 구름때문에 잘 안보이던 하늘이 더 잘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몇가지 성단들을 찾아 보고싶었는데 애들도 지치고 모기도 많고 해서 제대로 별보기 시작한지 한시간 만에 철수 했다. 뭐 처음치곤 이 정도면 선방이다.


그나저나 이야기를 시작한 건 이러다 보니 망원경을 하나 사고 싶다는 거 였는데 사족이 길었다. 한동안 혼자 사진찍으러 다니다보니 카메라 뽐뿌가 심했는데, 간만에 밤하늘을 열심히 보고 있자니 망원경 뽐뿌가 생겼다. 쓸데없이 아는게 많다보니 100불 정도 들여서 살 수 있는 장난감같은 망원경으로는 성에 찰 리가 없다. 미국으로 가게되면 완전 안시용 돕소니언을 살지 혹시 모를 사진 찍기에 대비한 적당한 굴절을 살지 고민이다. 오두막+렌즈로 약 3000불 정도를 생각하며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1~2천불 정도면 꽤나 만족 스러운 돕소니언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프린스턴이 대도시가 아닌지라 아파트 뒷마당에서도 별을 볼만할 것 같다. 미국의 밤은 캐나다의 밤보다 무섭긴 하지만 좀 적응되면 아파트 놀이터 정도에서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 우선순위를 망원경에 두면 오로라 여행은 또 한번 멀어지려나. 어쨌든 한번 알아봐야겠다.



-- Tobermory에서. 본문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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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방학, 브콜너, 언니네 등등. 

알고는 있었으나 그리 와닿지 않던 노래가 좋아진 건 이별 후.

그리고 좋아진 노래들다 다 그렇고 그런 노래들.

이별이 끝나고 플레이 리스트를 보니 참 궁상 맞았구나 싶다.

새 노래로 갈아탈 시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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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서울대교수" 128명의 시국선언


목쌤은 계실거라 예상했는데 용쌤도 계시네? 웅쌤 없는 건 좀 아쉽. 목쌤 좀 멋져.

사진에 나온 최무영 교수님은 열역학 강의하실 때도 왠지 포스가 쩔었는데, 그 뒤에 EBS에선가 교양강의 하시는 것도 보고 여기서도 보니 완전 정이간다. 시험 개판으로 쳤는데도 B 주셨는데. ㅎㅎ

===

"국정원 선거 개입, 씻을 수 없는 과오이자 용서할 수 없는 범죄"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정상국가 대한민국을 원한다!
NLL 정쟁 중단하고 국정원 선거 개입 철저히 수사하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다.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제도가 선거라고 할 때, 지난 12월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국정원의 불법적 선거개입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기본원리가 유린되었음을 의미한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민주주의 질서를 수호해야 할 공기관이 국가와 국민의 안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리당략적 이해관계를 좇아 그런 불법을 자행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국정원의 불법적 대선개입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씻을 수 없는 과오이자 용서할 수 없는 범죄이고, 그 전후사정과 책임자를 밝히기 위한 진상 규명 노력은 훼손된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전 정권에서 서울경찰청장의 주도로 진행된 경찰 수사에서 사건의 진실은 축소되고 왜곡되었다. 또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국정원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또 다른 위법행위로 자기조직을 보호하려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 기록물 공개는 현행 대통령기록물에 관한 법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제외교의 기본 규범조차 무시하고 국가 최고 기밀에 속하는 기록물을 공개함으로써 정부기관 스스로 나라의 격을 떨어뜨린 자가당착적 행위에 다름 아니었다.

이 사건에 대한 정부와 집권 여당, 심지어 야당의 대응 역시 정치권의 자정 의지와 자기 개선 능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국회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문 열람·공개를 표결한 것은 법정신을 훼손하는 행위이자 입법권자 스스로 자신의 입법행위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의 본질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따른 여야 간의 정쟁에 가려져 더욱 어지럽혀져 있는 것이다.

연일 이어지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과 퇴근길을 밝히는 전국 각지의 촛불은 이제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태의 진상 규명과 그에 대한 책임자 처벌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간 참담한 심정으로 한국 사회가 가꾸고 지켜온 민주주의 기본질서의 훼손을 지켜보았던 우리 서울대 교수들은 민주주의 기본질서의 회복을 바라는 전 국민적 요청에 호응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개입은 그 자체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중대한 범죄 행위이다. 국회는 하루빨리 국정조사를 단행하여 사태의 진상을 조속히 규명해야 한다. 또 검찰은 국가정보원 불법 대선개입의 기획과 실행을 담당한 책임자들을 철저히 수사하여 그들을 모두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워야 한다. 사건의 진실을 축소하려 한 전 서울경찰청장과 관련된 경찰 책임자들도 마찬가지로 모두 엄중히 처벌되어야 한다.

1. 국가정보원이 진정으로 그 설치 목적에 맞는 기관으로 재탄생하도록 철저하게 개혁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정보원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국가정보원의 개혁은 결코 스스로의 자정 능력에 맡길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범정부적 차원에서 국회와 협력하여 국민의 호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식과 방향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2013. 7. 17.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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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시끄러운 한국 정치권 뉴스를 열심히 쫓다 보니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느낌이다. 내가 원래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은 편임에도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맘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해~


국정원을 NLL로 물타기 하더니 이제는 '귀태'라는 말을 물고 늘어지며 물타기 중.


소위,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임은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일을 크게 벌인 주된 이유는 "대통령님이 빡쳐서 (발언 이후 하루 동안 나온 논평은 그리 강한 어조가 아니었다.)" 인 것 같다. 그 김에 물타기도 하는 것 같고.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존재는 참 신기한 존재인 것 같다. 쨌든 일각에선 "너희도 예전에 그러지 않았냐"라고 주장하는데 이건 새누리당 한테는 씨알도 안 먹힐 뿐 더러 시국을 타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사과하고 대변인 사퇴도 했으니 빨리 마무리하고 다시 초점을 돌려줬으면 좋겠다.


어제 썰전에서 강용석이 얘기했던 국정조사에 임하는 여당의 전략이라는 게 결국 "지칠 때까지 질질 끈다"인데 정말 쨉실하게 현명하다. 정치판이란 그런 거겠지. 지치면 안 되는 데 점점 지친다. 하는 것도 없는데.

(전략)


다소 심한 경우지만, "대학교"라는 "지식경제"의 한 중요한 공장을 보시죠. 제가 한 때에 다녔던, 그 때만 해도 "민족고대"라고 부르고 교수들 사이에서도 급진주의자들이 약간 보였던 고려대 정교수의 평균 연봉은 인제 1억5468만원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한달에 약 1천3백만원 정도가 될 셈인데, 거기에 비해서 비정규직 시간강사가 평균적으로 한 달에 받는 1백20-30만원은 약 10배 낮은 것으로 드러납니다. 같은 자격증 (박사학위)을 가지고 같은 노동을 하는데 보수 차이가 10배라면 과연 "같은" 노동자일 수 있을까요? 거기에다가 전임교수에게 주어지는 각종의 지배층 포섭 기회 (<조선일보>에의 기고부터 정부 요직 차지하는 일까지)까지 계산하면, 적어도 대학의 경우에는 "노동자계급"의 최상위가 이미 체제 안으로 완벽하게 편입됐다는 것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포섭이 가능한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시간강사에 대한 초과착취로 얻어지는 잉여를 전임교수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시간강사들의 노조 조직비율이 과연 왜 1,8%에 불과할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강사는 그나마 - 그 월급이 시간강사 보수의 60-70%에 될까 말까 하는 대학 청소노동자 등 진지한 "최말단 비정규직"들과 달리 - 그래도 언젠가 "귀족화"될 확률, "귀족화"는 못되더라도 정부 연구직 공무원이라도 될 확률이 좀 있기 때문입니다. 저학력 말단 비정규직들에게는, 그런 희망마저도 전무합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가장 치열하게 투쟁하는 주체는 요즘 과연 누굴까요? 맞아요. 인제 학생들도 아니고 바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입니다.

(후략)


"희망버스"를 타려는 의미 - 박노자 글방


"귀족화"될 확률에 기대고 있다는 말에 뜨끔한다.



고령화 가족 (2013)

Boomerang Family 
8
감독
송해성
출연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윤여정, 진지희
정보
가족 | 한국 | 113 분 |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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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거리다가 영화를 하나 봤다.

지질한 가족들의 지질한 이야기. 

이러다 해피엔딩이면 참 진부하겠다 싶은 진부한 이야기.


적당히 적당한 기분으로 볼 수 있는 영화.

알고보니 다 남이더라.

그래도 우리는 다 가족이더라.


++ 요새 문근영이 새 드라마를 찍었다고 해서 '불의 여신 정이'를 보고 있는데 문근영 아역이 진지희다. 여기 나오는 애도 우연찮게 진지희네. 최근에 민상이 페북에서 '빵꾸똥꾸'를 라이크 해서 진지희 얼굴을 봤는데. 우연찮게 자주보면서 한창 하이킥 보던 시절이 생각난다. 하이킥4가 준비 중이라는데 사뭇 기대된다. 하루의 마무리를 하이킥으로 하던 즐겁던 시절.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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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랖에서보고 2차 펌. 

한동안 대학가의 시국선언 얘기가 나오다가 사그라 들었는데 이는 과도한 자기 검열을 유도하는 지난 정권 이후의 프레임에 놀아나는 감이 커서 아쉽다. 그래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어 반갑다. 역사학자들의 시국선언문은 정연하게 핵심을 잘 말해주는 것 같아 퍼왔다.

국정원 정치개입이 1차 범죄, 이를 모면하기 위한 대통령 기록물의 공개가 2차 범죄. 둘 모두 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출처: http://www.seoulfn.com/news/articleView.html?idxno=168108

<전국의 역사학자들이 국민께 드리는 글> 
 
국민주권 유린, 국기문란 범죄에 온 국민이 나서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국민주권을 유린하고 민주국가의 법질서를 무너뜨린 불법 행위를 덮으려는 집권세력의 선동으로 상식적 판단과 이성적 사고가 실종된 듯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 역사학자들은 오랜 기간 많은 국민의 힘든 노력과 숭고한 희생으로 이룩한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집권세력의 연이은 불법 행위로 대한민국이 정상(正常) 궤도를 벗어난 현실을 목격합니다. 그러나 수구언론은 이들과 공조하여 진실을 덮고 여론을 호도하는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현실에 분노하면서 국민께 실상을 다시 알리고 민주공화국을 정상화하기 위한 몇 가지 요구를 밝히고자 합니다.
 
극히 제한된 검찰 수사만으로도, 이명박 정권 내내 국정원이 정치공작에 몰두했음이 드러났습니다. 선거 때는 물론 등록금 문제 등 사회적 현안마다 여론 조작을 일삼았고, 공작을 통해 정치적 경쟁자의 무력화를 기도했으며, 급기야 대통령 선거에까지 깊이 개입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습니다. 심지어 국가 최고 비밀인 ‘남북정상대화록’까지 왜곡 편집해 새누리당과 함께 선거운동에 활용했습니다. 이는 3・15부정선거에 버금가는 범죄이며, 군사독재 시절의 중앙정보부・안기부가 공화당・민정당과 함께 민주주의를 유린하던 상황을 방불케 합니다. 
 
또 야당과 시민사회의 분노가 치솟자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범죄와 전혀 무관한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을 왜곡하여 수구언론과 함께 진실을 덮고 여론을 호도하려고 획책하였습니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은 왜곡 편집된 ‘2007년 남북정상대화록’ 발췌본을 짜맞춘 듯이 유포하더니, 곧 그 전문까지 공개해버렸습니다. 세계 정보기관 역사상 최초로 최고급 국가기밀을 스스로 유포하는 사실상의 ‘반국가 행위’를 자행하였습니다. 정상(正常) 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행위를 집권당과 국정원이 서슴없이 저지른 것입니다. 
 
지금 한반도 주변은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국가들이 둘러싸고 있는 복잡하고 미묘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갈등하면서도 평화를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위해 대화할 상대입니다. 그런데도 국제외교의 기본 규범조차 무시하고 남북정상대화록 전문까지 이렇게 공개해버린 터에, 앞으로 주변국 정상들과 어떻게 깊이 있게 교섭하고 협상할 것이며, 특히 북한과 어떻게 대화할 수 있겠습니까? 일반 국민들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을 국정을 책임진 자들이 자행하는 현실에 우리는 경악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다수 국민과 외신들도 이해하는 순한글 문서인 남북정상대화록의 문맥조차 제대로 독해하지 못한 채 정략과 선동의 소재로 활용한 무지와 무모함에 아연실색했습니다. 

조선시대에 사관(史官)이 작성한 사초(史草)는 그 누구도 보지 못했고, 내용을 발설하거나 변조하면 엄벌했습니다. 조선 세종은 태종실록을 열람하려다가 끝내 그만두었습니다. 군주는 자신의 언행이 기록됨을 의식하여 행실을 삼가하고, 사실을 기록하는 자가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올바른 역사기록이 남긴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세종의 처신은 이후 국왕이 실록을 보지 못하는 조선의 전통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물론 연산군처럼 사초를 농단하여 무오사화・갑자사화를 잇달아 일으키고 비행을 일삼다가 권좌에서 쫓겨나 역설적 교훈이 된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현행 대통령기록물에 관한 법에는 이런 역사적 전통과 지혜, 그리고 교훈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전임자가 남긴 여러 문서를 국정 운영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되, 정략적 이용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문서를 분류하여 공개기간과 공개조건을 엄격하게 법으로 정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노력을 송두리째 허사로 돌리는 불법 행위가 자행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그것이 국민주권을 유린한 범죄를 덮고 여론을 호도할 목적으로 집권세력에 의해 자행된 것에 경악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남북정상대화록은 대통령기록물이며 국정원이 마음대로 공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정원법・선거법을 어기며 정치 공작에 몰두한 것, 최고급 국가기밀을 왜곡 편집하여 새누리당에 제공한 것 모두가 중대한 범죄입니다. 새누리당이 왜곡된 자료를 선거에 활용하여 국민을 선동한 행위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더구나 그들은 1차 범죄에 대한 비판 여론을 모면하기 위하여 국가적 불이익이 예상됨에도 전문을 공개해버리는 반국가적 2차 범죄까지 저질렀습니다. 여기에 수구언론은 앞장서서 진실을 왜곡하며 여론을 호도하는데 열중했습니다. 7월 2일 국회에서 대화록 원문 열람・공개를 표결한 것도 법정신을 훼손하는 부당한 행위입니다. 정치권은 더 이상 엉뚱한 일을 벌이지 말고 국기문란의 실체를 밝히는데 힘써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런 일련의 행태에 분노할 것입니다. 우리 역사학자들은 국민의 일원으로 저들의 책임을 묻고, 모든 실상을 역사에 분명히 기록하고자 합니다. 
 
국민을 ‘어리석은 무리’로 간주하고 벌이는 집권세력과 수구언론의 거짓 선동이 빚어낼 결과는 참담할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이런 사례를 수없이 보아왔고, 이명박 정권기에 직접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역사의 교훈을 외면하는 사회에 밝은 미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역사학자들은 심각하게 우려스런 지금의 현실을 국민께 바로 알리고, 집권세력의 불법 행위에 국민의 일원으로 책임을 묻는 한편, 민주공화국의 법질서를 바로 세워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검찰은 국정원의 불법 행위를 철저히 재수사하여 국정원・경찰・새누리당의 불법 행위 관련자 모두를 엄벌해야 한다. 

 
◦ 새누리당은 저급한 궤변으로 혹세무민하는 선동을 즉각 멈추고, 막 시작된 국정조사를 방해하려 들지 말고 석고대죄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 국가 기관에 의한 국기문란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는 법적・제도적 개혁 및 보완책을 마련하여 민주공화국이 정상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 이 모든 불법과 정치공작의 근원에는 권력을 사유화해 정략적으로 이용한 전 대통령 이명박이 있는 만큼, 그를 원세훈과 함께 법정에 세워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정치공작과 주권 교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 조치가 미흡하면 각종 불법 행위의 암묵적 수혜자로만 남아 정통성에 타격을 입고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 

 
◦ 진실을 가리고 왜곡에 열중하는 수구언론은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 


 
2013년 7월 4일 
 
[서명 역사학자 명단](가나다순)
강성호(순천대 교수), 강은영(전남대 강사), 강종훈(대구가톨릭대 교수), 강진원(서울대 강사). 고영진(광주대 교수), 고은미(고려대 강사), 곽차섭(부산대 교수), 구도영(한밭대 강사), 구완회(세명대 교수), 권내현(고려대 교수), 권오중(영남대 명예교수), 권형진(건국대 교수), 기경량(서울대 강사), 김남섭(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동원(부산대 강사), 김동진(한국교원대 강사), 김명진(경북대 강사), 김민철(경희대 강사), 김백철(국민대 강사), 김병인(전남대 교수), 김보영(한양대 강사), 김상기(충남대 교수), 김선숙(영동대 강사), 김성보(연세대 교수), 김성우(대구한의대 교수), 김수민(동국대 전임연구원), 김수한(동아대 강사), 김승은(서일대 강사), 김승태(세계선교신학대 강사), 김영범(대구대 교수), 김영환(남서울대 교수), 김원중(서울대 강사), 김유경(경북대 교수), 김윤정(숙명여대 강사), 김은혜(서울대 강사), 김의환(충북대 교수), 김익한(명지대 교수), 김인선(부산대 강사), 김정신(덕성여대 강사), 김정인(춘천교대 교수), 김지영(숙명여대 강사), 김지형(서원대 교수), 김창록(경북대 교수), 김창석(강원대 교수), 김한종(한국교원대 교수), 김헌주(인덕대 강사), 김현숙(서울교대 강사), 김홍길(강릉원주대 교수), 김희곤(안동대 교수), 김희교(광운대 교수), 김희선(서울시립대 강사), 나영남(한국외대 강사), 나희라(경남과학기술대 교수), 남근우(동국대 교수), 남기학(한림대 교수), 남동신(서울대 교수), 남지대(서원대 교수), 노영기(조선대 강사), 노중국(계명대 교수), 도면회(대전대 교수), 도현철(연세대 교수), 라정숙(숙명여대 강사), 류대영(한동대 교수), 류영철(영남대 강사), 류한수(상명대 교수), 민유기(경희대 교수), 민정희(충남역사문화연구원 박물관운영팀장), 박경수(강릉원주대 교수), 박광명(동국대학교 연구원), 박기수(성균관대 교수), 박맹수(원광대 교수), 박상익(우석대 교수), 박수현(한성대 강사), 박용희(동국대 교수), 박윤선(대진대 교수), 박윤재(경희대 교수), 박은숙(고려대 강사), 박종진(숙명여대 교수), 박진태(대진대 교수), 박찬승(한양대 교수), 박철하(수원대 강사), 배혜정(부산대 강사), 백승섬(성신여대 강사), 백승철(연세대 연구교수), 서정민(일본 메이지학원대학 객원교수), 설혜심(연세대 교수), 성백용(한남대 교수), 소현숙(한양대 강의교수), 손동유(명지대 연구교수), 손병규(성균관대 교수), 송규범(서원대 교수), 신동하(동덕여대 교수), 신용욱(동국대 연구교수), 신주백(연세대 HK연구교수), 심재우(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심재훈(단국대 교수), 안병우(한신대 교수), 안희돈(강원대 교수), 양정심(고려대 연구교수), 양희영(서울여대 교수), 여호규(한국외대 교수), 염정섭(한림대 교수), 오성철(서울교육대 교수), 오수창(서울대 교수), 오승은(한양대 강사), 오인택(부산교대 교수), 오제연(서울대 강사), 오종록(성신여대 교수), 오항녕(전주대 교수), 우인수(경북대 교수), 위은숙(영남대 강사), 유현재(한림대 강사), 윤경진(경상대 교수), 윤대원(서울대 규장각HK교수), 윤선태(동국대 교수), 윤성재(숙명여대 강사), 윤인숙(아주대 강사), 윤재석(경북대 교수), 윤재운(대구대 교수), 윤진(충북대 교수), 윤진석(계명대 강사), 이강래(전남대 교수), 이강한(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경구(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교수), 이경록(성균관대 강사), 이규철(가톨릭대 강사), 이근명(한국외대 교수), 이근호(한국체대 강사), 이기훈(목포대 교수), 이대화(중앙대 강사), 이상국(아주대 교수), 이상의(인천대 초빙교수), 이선아(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이성재(충북대 교수), 이세영(한신대 교수), 이승일(한국외대 강사), 이시연(서울대 강사), 이영석(광주대 교수), 이용기(한국교원대 교수), 이용창(중앙대 강사), 이용창(한성대 강사), 이욱(순천대 교수), 이원명(서울여대 교수), 이윤화(안동대 교수), 이은자(부산대 교수), 이익주(서울시립대 교수), 이정빈(경희대 강사), 이정선(서울대 강사), 이정신(한남대 교수), 이준성(연세대 강사), 이준식(연세대 연구원), 이진구(서울대 강사), 이한상(대전대 교수), 이현태(경희대 연구원), 이혜령(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이호룡(덕성여대 강사), 임경석(성균관대 교수), 임상범(성신여대 교수), 임상훈(전북대 강사), 임성모(연세대 교수), 임세권(안동대 교수), 임재해(안동대 교수), 임학성(인하대 교수), 장규식(중앙대 교수), 장동표(부산대 교수), 장미현(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장수한(침례신학대 교수), 전경숙(숙명여대 강사), 전덕재(단국대 교수), 전명혁(동국대 연구교수), 정두영(안동대 강사), 정병욱(고려대 교수), 정연식(서울여대 교수), 정연태(가톨릭대 교수), 정영주(부산대 강사), 정요근(덕성여대 교수), 정용서(연세대 연구교수), 정일영(남서울대 강사), 정재윤(공주대 교수), 정재환(성균관대 강사), 정진영(안동대 교수), 정태헌(고려대 교수), 정학수(숙명여대 연구교수), 정호섭(한성대 교수), 조경철(연세대 강사), 조재곤(동국대 연구교수), 주명철(한국교원대 교수), 주진오(상명대 교수), 채웅석(가톨릭대 교수), 차철욱(부산대 교수), 최갑수(서울대 교수), 최연식(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최연주(동의대 교수), 최윤정(경북대 강사), 최재성(성균관대 초빙교수), 최종길(동의대 학술연구교수), 하세봉(한국해양대 교수), 하원수(성균관대 교수), 하일식(연세대 교수), 한규무(광주대 교수), 한금순(제주대 강사), 한명기(명지대 교수), 한모니까(가톨릭대 강사), 한상구(역사문제연구소 운영위원), 한상권(덕성여대 교수), 한영화(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한정숙(서울대 교수), 한정훈(부산대 강사), 한철호(동국대 교수), 허인욱(고려대 강사), 허종(충남대 교수), 홍동현(우송대 강사), 홍순민(명지대 교수), 홍영기(순천대 교수), 황동하(한국교원대 강사), 황민호(숭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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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꽤나 오래전에 했는데 띄엄띄엄 읽다가 반쯤 읽은 상태로 방치하고 있었다. 손에 들고있던 논문 심사서를 다 보낸 오늘에야 하루를 접고 책읽기에 투자할 결심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오늘을 투자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대개의 소설을 읽을 때 처음에 속도를 붙이는게 쉽지 않다. 이 책은 더더욱 그랬는데 마지막 즈음에 다시 첫 문장을 만나면서 그럴 수 밖에 없었구나 했다. 그리고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둘의 이야기를 읽었다. 띄엄띄엄 읽으면서 거의 까먹고 있었던 도입부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다행이다. 그리곤 해피엔딩. 그리곤 이게 끝이 아니라니. 책속의 책속의 책인 셈인가. 여튼 재밌다.


책의 첫 장을 읽을 때 단순히 남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라고 읽혔고, 그 과정에서 머리속에서는 그려진 그림에는  당연한 듯 예쁜 여자 배우가 떠올랐던 듯 하다. (예컨데, 김태희, 손예진, 송혜교 등등?) 다 읽고 처음으로 돌아와 다시 읽은 첫 장의 그림에서는 여자의 얼굴을 그릴 수 없었다. 그러고 보면 요즘 못생긴 여자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작가의 말에 씌여 있듯 '못생긴 여자와,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다룬 소설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름다운 것만이 사랑받을 수 있다'고 했다는데 인식하지 않았지만 과연 그러했구나 싶다. 그렇게 살았구나 싶다. 단순히 못생긴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못 가진자의 이야기고 실은 다수인 우리의 이야기다.


마치 킹콩과 같은 존재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시키지 않아도 엠파이어스테이트를 오르고, 가질 수 없어도 자신의 전부를 바친다. 자신의 동공에 새겨진 한 사람의 미녀를 찾아 쿵쾅대며 온 도시를 뛰어다닌다. 어떤 악의도 없지만 그 발길에 무수한, 평범한 여자들이 상처를 입거나 밟혀 죽는다. 

p. 306


자본주의는 언제나 영웅을 필요로 한다. 잘 좀 살아, 피리를 불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략) 쫓고 쫓기는 경쟁은 그 뒤에서 시작된다. 서로를 밀고 서로를 짓밟는 경쟁도 그 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하메른의 어떤 쥐들도 피리 부는 자를 앞서 뛰진 못했지 -- 큰 쥐, 작은 쥐, 홀쭉한 쥐, 뚱둥한 쥐, 근엄하게 터벅터벅 걷는 늙은 쥐, 명랑하게 깡충깡충 뛰는 어린 쥐, 가족끼리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쥐란 쥐는 죄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쫓아갔어. 그리고는 깊디깊은 베저 강에 빠져버렸지.

p. 311


마치 킹콩같이. 일전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안 예쁘기 때문에 스파이더맨은 진정 정의감이 투철한 영웅이라는 얘기를 시시덕 거리는, 대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쥐 같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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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don Park, London, Ontario

길게 찍고 싶었으나 습기에 짤다. 쑥찜팩은 어디가서 살 수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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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 페퍼민트에서 고른 일련의 기사들은 미국에서 (소위 '신자유주의'의 본고장)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1,2,3]. 하나씩 따로 읽었다가 그 연관성에 흥미를 갖고 연결지어 보고 싶었다.


일련의 글들은 우리가 과거에 믿었던 능력만 있으면 성공이 보장되는, American Dream으로 대변되는, 노력만 하면 잘 살 수 있고, 열심히만 하면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 불가능 했던 권력, 부, 명예등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이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더 좋은 연봉을 받는다 [1]. 


Granted, that student is still much, much better off with a college degree. Over a lifetime of work, on average, a college graduate would earn over $500,000 more than a worker with just a high school diploma.


그런데 저소득층 학생들은 자기 능력에 비해 하향지원을 한다 [3]. 


This is how the American Dream ends. Not with a bang, but a whimper of elite school applications by poor kids. Like it or not, the Ivies and other top schools are our conduit to the top, and far too many low-income students who should be there are not. As David Leonhardt of the New York Times points out, only 34 percent of high-achieving, low-income students attend a selective college versus 78 percent for high-achieving, high-income students.


고등교육에 투자 하는것이 주식과 같은 다른 투자보다 더 효율적이다 [1]. 그걸 알고 있지만 교육의 기회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 [3]. 결국 저소득층이 계속 저소득층으로 남게되는 이유를 "단순히 너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래"라고 할 수 없다. 


과거 독재국가에서처럼 국가가 모든걸 통제해서 기회마저 통제하는 경우에 개인의 성취는 국가나 권력에 의해 결정된다. 한때, 아메리칸 드림에 열광하던 시기에는 기회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지금의 미국을 (아니 한국을) 보자. 기회의 평등이 과연 주어지는가? 내가 다니던 부산과학고가 한국영재학교가 되고나서, 그리고 각종 자율형 사립고들을 다니는데 1년동안 들어가는 돈이 천만원이 된다 [4].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는 책을 쓴 영재학교 1기인 후배가 기회의 평등의 예시로 무던히도 인용될 것 같다. 가난하지만 공부 정말 잘하는 학생 한 둘이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서울대든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다닐 수 있다고 해서 기회의 평등이 이루어 졌다고 할 수 있는가? 적당한 수준의 성취를 이룬 대다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성취에 맞는 보상을 돈에 상관없이 받을 수 있을 때가 기회의 평등일 것이다.


사실 더 슬픈것은 대학 교육을 받은 부모가 그렇지 못한 부모보다 자식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통계다 [3].



더 나아가 저소득층이 힘들게 빚을 져가며 얻은 기술이 무용지물이 되면 어떻게 하나? [2]


And the modern counterparts of those woolworkers might well ask further, what will happen to us if, like so many students, we go deep into debt to acquire the skills we’re told we need, only to learn that the economy no longer wants those skills?


과거 영국의 산업혁명을 통해 숙련된 노동자들을 양털깍는 기계로 대체해 버린 상황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2]. 내가 돈이 많으면 재교육을 받거나 다른 기술로 이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역시 싫겠지만, 저소득층에게는 이렇게 투자할 시간도 자본도 없다. 크루그먼은 결국 사회 안전망을 만들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말한다 [2].


So what is the answer? If the picture I’ve drawn is at all right, the only way we could have anything resembling a middle-class society — a society in which ordinary citizens have a reasonable assurance of maintaining a decent life as long as they work hard and play by the rules — would be by having a strong social safety net, one that guarantees not just health care but a minimum income, too. And with an ever-rising share of income going to capital rather than labor, that safety net would have to be paid for to an important extent via taxes on profits and/or investment income.


특히, (금융) 투자에 의한 수익이 노동에 의한 수익보다 커졌다면 이에대해 충분한 세금을 걷어서 사회 안전망을 확충해 재분배 해야한다. 불평하지 마시라. 다른 해결책이 있으면 내 놓으시던가 [2].


I can already hear conservatives shouting about the evils of “redistribution.” But what, exactly, would they propose instead?


---


[1] 대학 졸업장은 얼마만큼의 연봉 차이를 만드는가? - The Premium From a College Degree (ANNIE LOWREY, NYT)


[2] (폴 크루그만 칼럼) 신기술 도입의 폐해, 벌어지는 빈부 격차 - Sympathy for the Luddites (PAUL KRUGMAN, NYT)


[3]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 RIP, American Dream? Why It's So Hard for the Poor to Get Ahead Today (MATTHEW O'BRIEN, ATLANTIC)


[4] 1년에 1000만원… "영재학교는 귀족학교?"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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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 블로그에 갔다가 이게 텀블러로 된 거라는걸 보고 텀블러에 가입해 봤다.


일반 블로그와 다르게 텀블러는 글, 영상, 사진, 인용, 링크 등으로 구분해서 포스팅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때때로 그런 기능들이 간단히 뭔가를 인용하고 보관해 두기에 유용하다.


블로그와 페북의 중간느낌? 아예 이사갈까 생각중.


antiares.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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