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Jeanne)이가 7월 15일 10시30분 태어났다. ​


7 lbs (3.1 kg) 19" 14" (머리둘레)
첫 수유 11:58


그리고 자는 중.

3:00 4:00 6:00 9:00 11:45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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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전 9시30분에 제왕절개가 예정되어있다. 어제 의사만나러 갔을때 간호사왈

Your life will be completely changed from Friday, and will never be the same, forever.

이전과는 전혀 다를 앞으로의 인생을 기대반 걱정반으로 기다리고 있다. 자연분만과 다르게 시간 받아놓고 기다리니 기분이 또 묘하네.

방글아 내일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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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내 꿈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내 인생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학문을 한다는 건 늘 벽에 부딛힌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려서 열정이 넘칠 때는 벽에 부딛히는게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니까, 난 잘 할 수 있고, 언젠가는 이 벽을 넘을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괜찮았다. 누가 옆에서 뭐라고 해도 괜찮았다. 그리고 그때는 옆에서 늘 응원의 목소리가 더 컸다. 학위를 받을 즈음인가, 학위를 받고난 이후인가. 언젠가 부터는 벽에 부딛힐 때 마다 내가 깎여나간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내가 깎여 나갔든, 내 열정이 침식 당했든 벽에 부딛히는게 조금씩 버거워 졌나보다. 그래서 언젠가 부터 그럴 때 마다 "더 늦기 전에 그만둬야 하는데..." 라는 자조적인 말을 달고 살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진짜 그래 보였나보다.


사실은 그런 자조적인 말을 할 때도 진짜 그만뒤야 겠다는 생각은 절반을 넘지 않았다. 그 말을 주워 섬길때도 머리속에선 늘 어떻게 이걸 이어 나갈까를 고민한 것 같다. 


근데 그 말을 실제로 들으니 꽤나 충격이었다. 내가 백번을 말해도 넌 한번도 그 말을 해서는 안되는 거였다. 내가 그만둘 때 그만 두더라도 그건 내가 할 말이었다. 내가 그 말을 해도 넌 옆에서 말리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 그게 내 일에대한, 내가 고등학교 때 부터 가져온 꿈에 대한, 그리고 근 20년을 투자한 내 인생에 대한 존중이다. 이 길에 대한 비전이 잘 안보여도 그만두라는 말을 꺼내면 안된다. 조건부로라도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그건 내가 할 말이다. 이 길을 걷기로 마음먹고난 이후 수십, 수백, 수천번을 더 고민해본 내가 할 말이다. 앞으로 몇 년을 더 헤메더라도, 그 결과가 결국 그 조건에 맞는다 하더라도, 계속 갈지 멈출지는 내가 선택할 일이다.


난 아직 응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 마저도 오만인가보다. 그래도 아직은 열정이 남았든지, 미련이 남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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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podbbang.com/ch/episode/6205?e=21972864

홍선생님 강연을 팟캐스트로 들었다. 언제나 그렇듯 흡입력 있는 목소리와 말쏨씨로 강연을 이어나가신다. 그 목소리가 참 반갑다. 홍선생님께 꽤 많은 수업을 들었는데 언제나 쉽지 않았지만 언제나 많은것을 배웠다. 89선배들과 나눈 뒷이야기가 담길 2부가 기대된다. 몸이 안좋으시다는데 메일이라도 한통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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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버그 미팅 아주 좋다. 


학회를 하는곳이 숙소인데다 서랍만 열면 맥주를 마실 수 있으니 (2유로내야 하지만) 매일 밤 12시까지 기본적으로 마신다. 연구얘기부터 갖은 유럽과 북미의 정치얘기와 농담들도 나름 할만하다. 동양인은 셋 뿐인데 둘은 학생인데다가 밑에 마을에 숙소가 있어서 유일한 동양인으로 가끔 한마디씩 거드는데 할말이 다 한국에 대한 불평 뿐이라 좀 씁쓸하기도 하다. 까먹기 전에 재밌었던 몇가지.


SW: (Illustris 홈페이지 배너 보여주면서) 시뮬레이션 과장해서 팔지마라.

NG:  너는 테뉴어 받았으니까 그런소리 하지. 학생들이나 포닥들은 별수 있나?


갈수록 잡잡기 힘들다. 되든 안되든 써갈겨서 일년에 열편씩 쓰고 이래야되나?

PH: 그럼 PH되는거지.


OA: ... I used RAMSES, a.k.a. the best code in the world

BM: ... RAMSES, the only bug free code in the world.


스위스에 국민 청원으로 투표해서 법안 만든다는 얘기를 소연이가 했었는데, 얘들 곧 소 뿔을 자르는걸 합법화 할지 말지 투표해야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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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번에 올라온 마크네 그룹의 네이쳐 페이퍼를 보니 약간 힘이 좀 빠진다. 일단 얘들이 당연히 해야할 우리 페이퍼 사이트 안한것도 좀 열받기는 한데, 얘들은 별것도 아닌걸로 네이쳐에 잘도 내는구나 싶어서 좀 허무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사실 그냥 별거 아닌 페이퍼 어디에 나오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그냥 무시하고 내가 잘해서 좋은 페이퍼 쓰면 되지 싶기도 한데, 이미 자리잡고 잘나가는 이브나 자신감이 충만한 웅쌤이야 주변에서 뭐라하든 내 길을 가련다 하면 그만이지만, 현실적으로 나같은 레벨에서는 네이쳐/사이언스에 한편 쓰면 적어도 한국에서 잡 잡기 수월해 지는건 부인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북미에서 잡 잡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무슨 자존심있는 대단한 학자연하고 네이쳐에 어설프게 과장된 짧은 논문 낼바에 더 자세히 잘 설명된 논문을 내는게 낫다라고 주장하겠는가. 어차피 좋은 논문이면 어디에 내든 다 알아준다고 백날 자위 한들 결국 포닥 신세 아닌가. 그냥 안해서 못하는거고 안해봐서 될지도 안될지도 모르는거지. 그런 의미에서 이브 설득해서 이번 페이퍼 네이처에 내보고, 사이언스에 내보고, PRL에 내보고 그래야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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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just realized that we are in good posiiton for next total solar eclipse. I should stay in the USA at least by 2017 for this!


http://www.skyandtelescope.com/astronomy-news/observing-news/americans-will-see-total-solar-eclipse-in-2017/





The map shows the path. It will not be best for me, but best for Yookyung (Portland) and Jiyeon (Columbus, Missouri). Maybe good for Hyeyoung at NC. We may have a long road trip with my 1-yr old baby to south! Very exc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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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of relationships that have been disconnected for a quite long time.

Also, thinking of a possibility of reconnection.

Is it necessary?


It's quite strange feeling.

Maybe I stopped drinking too 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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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  (2) 2015.11.22

아내가 임신하고 입덧을 심하게 한다. 12월 한달은 음식 냄새도 잘 못 맡고 토를 엄청 했다. 연말에 캐나다 처가에 다녀왔는데 장모님이 음식 챙겨주시는 동안은 잘 먹고 꽤나 멀쩡하더니 돌아와선 또 입덧을 하더라. 결론은 끼니를 거르지 않고 잘 먹어야 괜찮다는 건데 집에 있으면 직접 요리도 못하니 그러기가 어렵다. 미국에서는 배달음식도 잘 없고 매번 사다 먹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최근 일주일간은 내가 좀 신경써서 음식을 하고 간간히 외식을 하거나 음식을 싸가서 먹으니 좀 나아졌다. 덕분에 나는 최근 주부, 특히나 일하는 주부의 마음으로 살고있다.


이렇게 쓰고보니 내가 엄청 잘해주는 것 같은데 사실 처음 입덧이 시작했을 때는 뭘 해줘도 거의 먹지 못하거나 먹고는 다 토해버리고 냄새를 풍기며 음식을 하는 것 자체도 금지 당해서 짜증도 많이 냈다. 아내는 몸이 힘든건 자긴데 왜 짜증은 내가 내냐며 울면서 말했는데, 아직은 인간적으로 수양이 부족한지라 나름 이것저것 챙겨주고 해주는데 나아지는 건 없는 상황이 답답하기도 하여 의도치 않게 그런 반응이 나왔다. 입덧은 저녁에 더 심했는데 학교에서 집에 갈 때마다 몇 번씩 안그래야지 라고 다짐하면서 가도 집에가면 매번 툴툴거리고 신경질적으로 대하기 일쑤였다. 결혼생활은 참 쉽지 않다. (다시금 반성중.)


아무튼 꽤나 힘들었던 첫 한달이 지나고 호전되는 기미가 보여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부랴부랴 처가인 런던(캐나다)으로 갔다. 이상하게 따뜻했던 올겨울 날씨 덕분에 차를 몰고 갈 수 있었다. 일주일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눈을 피해 새해가 되기 전에 돌아왔는데 오자마자 다시 토하는 모습에 헐. 며칠 괜찮다가 다시 입덧이 시작 됐는데, 결국 정기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세끼 다 챙겨 먹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다행히 냄새에는 조금 덜 민감해져서 요리가 가능해졌고, 어느 정도 이 상황을 감당 할 수 있게 되었다.


힘든 시기를 그래도 어느 정도 넘긴 듯 한데, 그래도 현재의 평화를 위해서는 내가 좀 애를 써야 한다. 요즘 모든 집안일을 혼자 다 하다보니 일하는 주부가 된 기분이다. 바깥일도 내가 혼자 하고 집안일도 내가 혼자 한다고 생각하니 좀 억울한 마음이 들 때도 많다. 사실, 바깥일, 집안일을 다 혼자 하는건 결혼 전과 마찬 가지지만 이게 기분이 참 다르다. 내가 나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과, 나와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일을 하는건 천지 차이다.  "임신한 아내"는 사실상 내 책임임에도 가끔 너무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걸 보면 인간은 참 간사하다. 그래도 지금은 초기의 잘못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 스스로를 잘 다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전혀 다른 얘기지만, `만약 비슷한 일을 진짜 "노답 남편"을 위해 하는 거라면?' 이라는 상상을 해봤다. 오우, 생각만 해도... 매 끼니는 챙겨줘야 하는데 입은 까다로와서 아무거나 못 먹는다. 한번 해놓은 반찬으로 며칠 버티면 좋겠지만 하루 이틀이면 그것도 한계. 빨래를 하지 않는 건 당연하고 돌려놓은 빨래를 건조기에 넣는것도, 건조된 빨래를 개는것도 하지 않는다. 설거지는 손도 안 대면서 그릇은 엄청 꺼내 쓴다. 쓰레기 비우는 것도 청소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남편이 백수!


그런데 사실상 많은 주부들이, 특히 맞벌이 주부들이,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정도 저런 삶을 살고 있다. 정확히 반반을 부담하는 경우는 아마 찾기 힘들거다. 많든 적든 50+를 여자들이 감당하고 있다. 만약 여기다가 애가 추가된 워킹맘이라면? 임신한 상태라면? 아, 세상의 여자들이여, 참으로 힘들게 살고 있구나. 처음 아내가 입덧으로 고생할 때 이브한테 여성 과학자들을 존경한다고 했는데, 지금 그 마음이 더 커졌다. 난 애도 안 낳으면서 이렇게 빌빌대는데, 참 대단하다.


그래도 애가 뱃속에 있을때가 편한 거 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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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은 참 불편한 드라마, 만화다. 보는내내 생선가시가 목에 걸린 것 처럼 불편하다. 노동운동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도 여과없이 그려내고, 그 안에 속한 사람들 사이의 치졸한 갈등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마치 영화 '밀양'에서처럼 가해자가 스스로 사과하고 용서받는 모습 또한 불편하다. 따뜻한 방에서 편하게 누워서 보고있는데도 등이 배겨서 왠지 뒤척이게 만든다.


마지막까지 그렇다. 나름 성공한 교섭으로 마무리 짓지만, 목에 걸린 생선가시는 아직 빠지지 않았다. 급진적인 강성 노무사의 말처럼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의식화를 이루지도 못했고, 본사의 제대로 된 사과도 없다. 꼬리자르기에 걸려든 정부장만 쓸쓸하게 뒷모습을 남기며 가해자에 대한 연민마저 만들어낸다. 결국 마지막에 다시금 되새겨지는 '시시한 약자와 시시한 강자' 사이의 싸움이었다는 것이 강조된다. 하지만 결국 악한 강자 여전히 떵떵거린다. 


조금은 강해진 듯한 시시한 약자들의 모습에서 위안을 삼아야 할까? 지나는 길가에 천막치고 농성하는 노동자들에게 고개를 한번 쯤 돌릴 정도의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까? 파업에의한 불편함을 토로하기 보다 그들의 절박함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늘어 날 수 있을까? 당장 나부터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내가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것이, 그 이유로 '외국에 있어서'라는 핑계가 따라 붙을 것이 영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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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

국가의 수장이 '혼'을 찾으며 간절히 우주의 도움을 구할 때,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었다. 본인을 전근대적 국가의 여왕쯤으로 생각하는지 '군왕무치'를 몸소 실천하느라 부끄러운 줄을 모르기에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다.

학계의 유일한 연구소의 수장을 지낸 사람이 자기 표절에 대한 개념도 없이 논문을 내고 변명을 일삼으니,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다. 제자의 업적이 좋았다면 (그에 대한 의문은 차치하고라도) 적어도 자신이 입었던 거적데기를 입혀서 세상에 내보낼 생각은 말았어야 했다. 본인이 '슈퍼영재'라고 칭한 제자를 진정 보호하려 했다면 '영재대학'을 만들자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제자에게 모범이 되는 좋은 학자, 좋은 스승이 되고자 노력했어야 했다.

애초에 그가 학계의 '관행(이라고 쓰고 악습이라고 읽는다)'이라고 표현한 변명은 사소한 대화조차 출처를 명시해온 다른 학자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설령 그러한 악습이 존재했다 한들 고치려 노력하는 것이 학자로써 할 일이다.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제자에게 학계의 '악습'부터 가르친 사람이 좋은 학자, 좋은 스승일리 만무하다.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다. 내가 뽑은 대통령이 아니고 내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없었던 원장이었지만 내가 속한 집단의 일에 내가 비릿한 웃음만을 남기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기에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다.


덧. 딱히 존경한 적은 없지만 연관되는 글을 읽어서 남겨둔다.

http://gyuhang.net/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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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최영미



사랑이 어떻게 오는지

나는 잊었다.



노동과 휴식을 바느질하듯 촘촘이 이어붙인 24시간을,

내게 남겨진 하루하루를 건조한 직설법으로 살며

꿈꾸는 자의 은유를 사치라 여겼다.

고목에 매달린 늙은 매미의 마지막 울음도

생활에 바쁜 귀는 쓸어담지 못했다. 여름이 가도록

무심코 눈에 밟힌 신록이 얼마나 시리도록 청청한지,

눈을 뜨고도 나는 보지 못했다.

유리병 안에서 허망하게 시드는 꽃들을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의식주에 충실한 짐승으로

노래를 잊고 낭만을 지우고

심심한 밤에도 일기를 쓰지 않았다



어느날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

비스듬히 쳐다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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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utstanding discrepancies between the astrophysical and terrestrial abundances are displayed for hydrogen and helium. The enormous abundance derived for these elements in the stellar atmosphere is almost certainly not real."


from Cecilia Payne's PhD thesis (from Prof. Yoon's 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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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달만에 똑같은 글을 써야 할 판이다. 밖에서 보는 한국은 참 한숨이 나오는 나라가 되었다. 내가 안에 있을때도 그렇게 보였는데 몰랐는지 이명박근혜의 시절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둘다라서 더 크게 보이는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래도 돌아가려고 하는" 내 생각은 전혀 지지받지 못한다. 


최근 공유되고 있는 특권에 관한 만화가 인상적이다.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209062


http://thewireless.co.nz/articles/the-pencilsword-on-a-plate


세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디나 불합리하고 부정한 생각을 하는 사람,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 특권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 수가, 그 비율이 다를 뿐일거다. 지금의 한국이 이상한건 그런 이상한 사람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상한 사람들에게 권력을 준다. 이상한 세상에서 살기 싫다면 방법은 두가지. 이상한 사람의 비율이 적은 곳에서 살던지, 그런 사람의 비율을 낮추던지. 난 후자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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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느라 바빴고, 돌아왔더니 달라진건 없는데 이래저래 할일은 많이 있고, 할일을 하는 사이에 또 일들이 생기고 번민이 생기다 보니 가벼운 페북이나 인스타 (이건 또 왜 시작했는지) 외에 블로그에 글을 쓸 기회는 갖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세월호 사고도 어느새 1년이 됐고 늘 그렇듯 한국의 어이를 상실케 하는 사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지 못하고 다 날려버렸다. 생각이 스칠 때 글로 정리해서 써놓는 버릇을 들이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드디어 차를 다시 샀는데 차를 다시 사고나니 통장잔고가 또 바닥을 드러냈다. 딱 1년전쯤에 차때문에 매번 잔고가 바닥난다는 푸념을 했는데 또 그런 상황이다. 그래도 결혼도 하느라 돈도 썼고 한국에 남겨놓고온 돈도 조금, 캐나다에 와이프한테 보내놓은 돈도 조금 해서 엄밀히 제로는 아니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때면 늘 학계를 떠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막상 떠난다고 받아줄 데는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럼 남아서 살아남을 만큼 치열하게 하고는 있나 자책도 들고, 금세 우울해 진다. 그래도 나름 쉽게 털어내고 회복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반복되니까 찌꺼기가 조금씩 쌓여서 가득 찬 느낌이다.


나와 나를 둘러싼 사회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일단 내가 잘먹고 잘살고 여유를 갖고 힘들지 않고 싶은데, 그런 상황은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것 같지 않다.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일단' 이라는 말로 사회에 대한 고민을 접어두는건 결국 핑계고 회피다. 막상 관심을 둔다고 한들 당장 할 수 있는게 뭔지도 모르겠고, 술자리 대화에서 내가 양식있는 사람인 척 하는데 말고는 어디에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관심보다는 관심이 필요하겠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관심보다는 실질적인 무언가가 필요하겠지. 


얼마전에 워크샵을 하면서 마크 클룸홀쯔가 학교에 왔었다. 그리고 최근에 프리즌 티칭에 관한 이메일이 돌았다. 마크에 대해 "거만하고 자기 연구에 대해 과대포장하는 목소리가 큰 그냥 완전 미국인"이라는 생각을 왠지 모르게 갖고 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성실하게 연구하고 자기 연구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토의할 줄 아는 좋은 학자이다. 프리즌 티칭 프로그램를 이곳 프린스턴에서 주도적으로 시작한것도 마크고 캘리포니아에 가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주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여기서는 지금 꽤 큰 규모의 프로그램 정착해있고 범죄자의 재 사회화에 기여하는 것 같다. 문제의식을 갖고 행동으로옮겨서 성과를 만들어 낼 줄 아는 그런 좋은 리더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듯 하다.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지만 부인때문에 호주로 옮긴다는데 가정적인 남편이기도 한 것 같다. 큰 덩치에 안어울리게 (어떻게 그 큰 덩치가 유지되는지 모를정도로) 채식을 하는것도 그의 특이한 면모다.


결국 괜한 선입견으로 사람을 볼 게 아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마크 같은 사람은 연구적으로도 훌륭하고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니 교수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반면 나는 연구적 성과도 그리 크지 않으면서 주변과 활발한 교류도 하지않고 사회적으로 도움되는 활동도 하지 않으니 소위 "목소리 크고 말많은" 다른 포닥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걸 보며 그게 다 네트워킹의 성공이라고 치부하며 내가 외국인이라서 (한국인이라서) 그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건 사실 좀 비겁하고 치졸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내 욕심만 챙기고 사는것. 산다는게 그런건 아니겠지. 한동안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점점 좁아지고 있었나보다. 이렇게 글이라도 써버릇 하면서 가끔씩 반성하면서 살면 다시 넓힐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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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stro.princeton.edu/~cgkim/wedding/



"간단하게 만들어 봤습니다." 라고 썼습니다만 사실 공부 좀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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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et up with \newcommand


\newcommand\rbrackets[1]{\left({#1}\right)}
\newcommand\sbrackets[1]{\left[{#1}\right]}
\newcommand\cbrackets[1]{\left\{{#1}\right\}}
\newcommand\abrackets[1]{\left\langle{#1}\right\rangle}


2. usage


\begin{equation}

\sbrackets{\rbrackets{\frac{a}{b}}\times \frac{\frac{c}{d}}{e}}

\end{equation}


3. result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의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앞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 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마를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느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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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영어로) 쓰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첨에는 이게 글쓰기가 문제인지 영어가 문제인지 혼돈스러울 때가 있었다. 논문을 쓰기 시작한지 어느 덧 십년에 가까워 지다보니 지금은 글쓰기 (특히, 논문쓰기) 보다는 영어가 더 큰 짐으로 남았다. 남았다기 보단 영어는 나에게 항상 큰 짐이었고, 짐이고, 짐일 것이다. (요태까지 그래와꼬 아패로도 계속)


이번에 논문을 수정하면서 이브에게 내 영어에 대한 general comments를 달라고 했다. 


Regarding your writing, I think that it is generally quite clear in terms of getting across your scientific points and even conveying subtle ideas. However, the English grammar still does have some issues (and these are not always issues, only some of the time), including placement of modifiers, when to use a definite article, which verb tense to use, etc. Some of these may be more a question of “natural-sounding” style rather than grammar rules. For this purpose, it might be more helpful for you to watch English-language movies or TV (with lots of dialog) or to read English newspapers, books, and magazines, than to study grammar. Hearing and practicing is the best way to “natural-sounding” English.


이런 착한 사람. 문법이 문제라고 했다가 상처받을까봐 항상 그런건 아니라고 덧붙여 주다니. 해결책이야 뻔하고 모르던바가 아니지만 내가 쓴 레프리에 대한 응답을 고쳐주면서 일일이 이건 이래서 고쳤고 저건 저래서 고쳤고 라고 써주는 세심함과 함께보니 뻔한 답이 뻔하게 안보인다. 이브의 어머니가 시인이라는데 그래서 이브가 영어를 더 잘 쓰는 거겠지?


암튼, 좋은 스승을 갖는다는 건 언제나 행운이다. 한가지 더 느끼는건, 이정도로 좋은 스승이 될 수 없을 것 같으면 교수는 포기하고 그냥 조용히 연구자로 사는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괜히 어설프게 애들 미래를 망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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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갔다. 성공했다는 생각이 버나드의 뇌리를 스쳤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좋은 술이 늘 그렇듯) 그는 이제까지 불만스러웠던 세계와 완전히 타협하게 되었다. 세계가 그를 중요한 존재로 인정하는 한 세계의 질서는 훌륭했다. 그러니 그의 성공으로 인한 세계와 화해는 되었지만 버나드로서는 이 질서에 대한 비판을 가할 특권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다시 말해서 비판하는 행위는 자신이 중요한 인물이라는 의식을 고조시켰고 자신이 대단한 인물이라는 감정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신이 비판해야 할 대상이 있다는 것이 그의 순수한 신념이었다. (동시에 성공으로 인해 그가 원하는 모든 여자를 손에 넣기를 진심으로 원했다.) 심지어 야만인 때문에 그에게 정중한 사람들 앞에서 그는 심함 이단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그들은 그의 말을 예의바르게 경청했다. 그러나 그들은 돌아서는 순간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하지만 저는 불편한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 총통이 말했다.

"우리는 여건을 안락하게 만들기를 좋아하네."

"하지만 저는 안락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신을 웝합니다. 시와 진정한 위험과 자유와 선을 원합니다. 저는 죄를 원합니다."

"그러니까 자네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고 있군 그래."

"그렇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야만인은 반항적으로 말했다.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말할 것도 없이 나이를 먹어 추해지는 권리, 매독과 암에 걸릴 권리, 먹을 것이 떨어지는 권리, 이가 뜰끓을 권리,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끊임없이 불안에 떨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온갖 표현할 수 없는 고민에 시달릴 권리도 요구하겠지?"

긴 침묵이 흘렀다.

"저는 그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번역이 영 잘 안 읽힌다. 원문을 하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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